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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로봇의 민·군 협력 활성화 방안 세미나 개최 오프 더 레코드 같은 온 더 레코드 정대상 기자입력2014-09-30 13: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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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로봇과 관련된 솔직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후원한 ‘국방로봇의 민·군 협력 활성화 방안’은 개발자, 공급자, 수요자, 정책 실무자까지 한 자리에 모여 그야말로 ‘기탄 없는’ 토론의 장이 됐다.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 중에서도 높은 시장성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인 국방로봇 분야의 현황을 지근거리에서 취재했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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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6일 국방컨벤션 세미나실에서 펼쳐진 ‘국방로봇의 민·군 협력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는 진정한 화합을 추진하기에 앞서 꼭 필요했던 수순, 그간 속내에 담아만 두고 터부시해왔던 고름을 얼마간 짜낼 수 있었던 자리가 됐다.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개최됐던 많은 종류의 세미나들이 심의기준에 얽매인 공중파였다면, 이번 세미나는 케이블 방송에 가까웠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봐도 심상치 않았다. 행사를 진행한 한국전략문제연구소 김경덕 부소장을 비롯해 방위사업청 국방로봇사업팀 윤창문 팀장, 한국로봇산업협회 성장사업단 박철휴 단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신영순 센터장, 합참 전력기획부 김주재 1처장, 국제평화지원단 이갑성 부단장 등 산·학·연·관 실무자들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KAIST 이원승 교수, 광운대학교 김진오 교수 등 그간 업계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사들이 참여하며 한층 날카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김경덕 부소장은 개회사를 통해 “군, 정부, 학계를 비롯해 업체까지 현장에서 실제로 뛰고 있는 각 분야의 인사들이 모두 모였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로봇기업들은 실수요자인 군과 정부 등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국방로봇 현황 짚어준 주제발표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신영순 전력개발센터장의 ‘부처 주도형 로봇 시범보급사업 추진성과와 발전방향’에 대한 발표로 시작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신 센터장과 더불어 KAIST 이원승 교수가 ‘국방 지상로봇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함으로써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 센터장은 첫 발제에서 “국방부와 산업부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추진한 폭발물 처리로봇 시범보급사업을 알리고 관심을 고조하기 위해 본 발표를 준비했다”고 밝히며 2013 로봇시범보급사업 추진 결과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그는 이번 발표를 통해 “중동 등 해외에서 국방로봇과 관련된 패키지 비즈니스가 가능한 국내 민간업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이를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이 미흡하다”며 “군에서 이러한 부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한편 육군준장 전역 경력이 있는 KAIST 이원승 교수는 “산·학·연의 다양한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간 국방 분야는 과도하게 정보가 묶여 있었지만,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알려나감으로써 국방로봇 업계가 힘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선진국의 국방로봇 역사, 법령, 운용, 성공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선진국의 다양한 국방로봇운용에 비해 한국은 아직 미흡하다”며 “로봇의 성능을 개선하고, 저가화에 성공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기보다 과제를 획득하거나 과제 기간이 길다는 점 등을 자랑하는 국내 연구 풍토가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한정된 예산 속에서 정부가 진정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투실험을 거쳐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새살 돋우기 위해 고름 짜내다
주제발표 종료 뒤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는 본격적인 업계의 목소리들이 들렸다. 
수요자의 입장인 군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인 전투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국내 국방로봇 개발자들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거나 방만한 홍보를 지양하고 전력화에 적합할 정도의 기술수준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운용하는 측면에서는 국방로봇 관련 담당자들이 진급 및 보직변경 등으로 인해 숙련도를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밝혔고, 정책 부분에서는 선진국 로봇을 모방하는 R&D가 아닌 관점을 약간 비튼 창조적인 R&D를 통해 국방로봇의 킬러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문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한 국방로봇개발업체는 전략적으로 특화된 국방로봇을 개발하는 선진국 사례와 비교해 우리 군이 과도한 작전요구성능(ROC)을 요구하고 있고, 또한 정확한 로드맵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개발이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병력손실의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선진 전투체계에서 로봇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광운대학교 김진오 교수는 “여타 전문서비스 로봇을 포커에 비유하자면 국방과 제조로봇 분야는 체스라 할 수 있다”며 “패가 좋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포커와 달리 국방로봇은 끝까지 가야되는 분야”라며 이 분야의 필요성과 더불어 큰 각오와 의지가 있어야지만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첫 회를 맞이한 금번 세미나는 국방로봇 개발과 관련된 각 계의 입장 정리를 보다 진솔하게 표현한 국방 분야 최초의 세미나로서 그 의의가 깊다. 추후로는 각자의 역할을 논의하고, 나아가 올바른 융합을 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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