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누구보다도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잘 하라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올해는 기존 사업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다각화를 통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동에 위치한 화학소재·섬유 전문기업 티케이케미칼(TK Chemical, TKC) 본사에서 만난 김해규 대표이사 사장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신사업 창출, 내실 강화, 주가 회복 등 김해규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혁신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
2012~2013년 지속된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저하로 고심하고 있는 티케이케미칼은 작년 12월 17일 김해규 사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티케이케미칼의 지난해 3/4분기까지 매출액 6천239억원, 영업손실 29억원, 당기순손실 50억원을 나타냈다. 2012년에는 매출액 8천528억원, 영업손실 164억원, 당기순손실 285억원의 초라한 실적을 거뒀다.
티케이케미칼 입장에서는 누구보다도 내부사정을 잘 알고, 화학섬유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까지 갖춘 김해규 사장이 최적의 인물로 평가됐다.
김 사장은 지난 1991년 티케이케미칼(옛 동국무역)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경영지원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안살림을 맡아 왔고 지난 2011년 티케이케미칼의 코스닥 상장도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 2011년 4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티케이케미칼 주가는 5천570원으로 시작해 사흘 후인 4월29일엔 6천34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화섬경기 불황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작년 6월에는 1천31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티케이케미칼 주가는 작년 말 김해규 사장 선임 이후 두 달 간 상승세를 타며 1천835원까지 오른 상태다.
수평적 소통경영…"직원 눈높이에서 대화"
김해규 사장이 선임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권위주의적인 방식을 버리고 수평적 리더십과 소통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선임된 이후 업무파악으로 분주한 가운데서도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쌓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김해규 사장은 올 들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금요일마다 구미 공장을 찾아 현장 직원들과 야간근무를 같이 하는 것은 물론 기숙사에서 숙식도 함께한다.
단순 격려 차원의 방문이 아닌 현장 근무를 통해 근무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체험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현장 근무 초기 공장 직원들의 따가운 경계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사장인데다 얼마안가 공장방문을 그만둘 것으로 직원들이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김 사장이 매주 구미를 방문하자 직원들의 경계도 풀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퇴근 후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등 사장과 직원들간 거리감도 사라졌다.
김 사장은 "권위주의를 앞세운 상명하달식보다는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려 한다"며 "직원들과의 유대감을 높여 탄탄한 조직 구축은 티케이케미칼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 및 M&A 추진할 것"
이와 함께 올해는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 및 M&A(인수합병)를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티케이케미칼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해달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티케이케미칼은 지난해 말 화학섬유와 식물성 지방산 고분자물질을 중합시킨 다기능성 신소재 ´쥬라실 원사´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쥬라실 원사´는 화학섬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식물성분 고분자 물질을 합성수지와 반응시켜 자연생명력을 회생시킨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광택 흡한 속건성과 신축성이 탁월해 아웃도어, 언더웨어 등 특수원단과 캐주얼, 숙녀복, 유아복 등 전 직물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고, 99.9% 향균력 및 보온성은 란제리, 내의, 환자복 등에도 최적화돼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스판덱스 역시 고기능 제품을 앞세워 판매처 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며 PET칩 역시 해외시장 및 국내 시장 판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김해규 사장은 기존의 화섬사업 분야에 국한된 사업영영에서 탈피하고 M&A 추진을 통해 신규 먹거리산업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화섬사업만 고집할 경우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티케이케미칼이 SM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10월 대한해운을 인수하고 산본역사 지분을 취득한 것도 이 같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신섬유 개발 등도 적정 사업 시기를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해규 사장은 "올해는 기존의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공정 및 품질 개선,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기술연구소에서도 제품 개발건을 보고 받는 등 신섬유 사업은 시기를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화섬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M&A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티케이케미칼이 변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케이케미칼 www.tkchem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