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활동이 '부업'인 부산의 한 외국계 기업이 화제다. 전 임직원이 정기적으로 노숙자 무료급식활동과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피케이'가 그 주인공이다. 선박용 도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2008년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회사다.
지금까지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 회사의 봉사활동이 최근 알려지자 부산시 고위간부는 15일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이 어떤 것인지를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회사"라고 추켜세웠다.
아이피케이 본사 임직원 98명 전원은 10개 조로 나눠 매월 두 차례 수영사적공원에서 노숙자 및 무의탁 노인 무료급식활동을 펼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매월 한 차례 동래부동헌, 송공단 등 지역 문화재 청소 및 시설보수 작업을 돕고 있으며, 부산맹학교 등 부산시내 장애우 학교를 대상으로 연간 두 차례 봉사활동 및 성금·성품 전달 행사도 갖고 있다. 연말연시에는 '연탄은행'을 통해 연탄을 기증하고 직접 배달활동에 나서고, 저소득층을 방문해 성금과 생필품을 전달한다. '아름다운가게'에도 참여해 물품을 기증하고 현장 판매에 나선다.
이 기업의 부산 이전을 도왔던 부산시 관계자는 "돈만 내놓는 기부가 아니라 전 직원들이 연중 내내 직접 몸으로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독특한 회사"라며 "봉사단체인지 기업인지 한 번씩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봉사활동 비용은 네덜란드의 모기업에서 일부 지원하지만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충당한다. 해마다 몇 차례씩 모금활동을 벌이고 연말 성과급이 나오면 평균 10만 원 안팎씩 갹출하는게 관행처럼 돼있다.
이 회사는 아예 '지역사회와의 따뜻한 동행'을 경영목표 중 하나로 세워놓고 있다. 지역사회 나눔활동, 이른바 '커뮤니티 액티비티(Community Activity)'를 기업의 이윤추구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은 처음에는 모기업의 경영이념에 따라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지금은 스스로 봉사활동의 기쁨에 젖어들었다.
배부근 아이피케이 총무팀장은 "기업이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더 나아가 이윤의 일부를 환원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커가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 직원들도 처음에는 일부 불만이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이나마 지역사회와 뭔가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진을 찍어보면 직원들 표정이 너무 밝다"며 "이건 연출이 아니라 나눔의 기쁨이 몸속으로 완전히 스며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의 세계적 화학회사(AkzoNobel)와 '노루표 페인트'로 알려진 국내 회사의 합작기업인 아이피케이는 선박용 도료시장 세계 1위 업체로 연간 매출액이 3천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지금까지 '바른 외국인 기업상'과 '인간존중 생산성 우수기업' '부산산업대상' 등을 수상한 모범기업이기도 하다.
출처: 아이피케이 www.akzonob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