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로봇 산업이 전례 없는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으나, 정밀 제어의 핵심 부품인 엔코더(Encoder) 시장은 여전히 독일과 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특히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도화됨에 따라 부품의 초경량·초소형화와 맞춤형 설계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엔코더 전문 기업 엔알티센서스(NRTSensors)가 혁신적인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사진. 로봇기술
‘Ø15 중실형 자기식 엔코더’의 탄생
최근 로봇 산업의 화두는 단연 인간의 형상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사람과 유사한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로봇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와 이를 제어하는 엔코더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엔알티센서스(NRTSensors)가 선보인 ‘Ø15 중실형 자기식 엔코더(이하 MS15)’는 바로 이러한 시장의 절실한 요구에 응답한 제품이다.
MS15는 지름이 단 15㎜에 불과한 마이크로 규격임에도 불구하고, 성능 면에서는 메이저 외산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사양을 자랑한다. 최대 18bit의 높은 해상도와 0.2° 이하의 정밀도를 구현해, 아주 작은 물체를 집어 올리거나 복잡한 도구를 조작해야 하는 로봇 핸드 관절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도 현재의 위치 정보를 잃지 않는 ‘앱솔루트(Absolute)’ 방식을 채택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산업 현장의 가혹한 환경을 고려해 진동, 먼지, 습기 등 외부 오염에 강한 자기식 센서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전자기적 노이즈 안정성(High EMC Reliability)을 확보해 신뢰도를 높였다. 엔알티센서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작은 Ø10급 엔코더 개발을 가시화하고 있어, 향후 국내 로봇 제조사들이 외산 부품의 수급 불안정에서 벗어나 설계의 자유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알티센서스가 취급하는 다양한 엔코더 제품이 전시돼 있다. / 사진. 엔알티센서스
‘양면형 자기식 엔코더’ 플랫폼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관절모듈 설계 시 가장 큰 난제는 제한된 공간 안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부품을 배치하느냐에 있다. 통상적으로 로봇 관절에는 모터의 회전을 측정하는 센서와 감속기 출력단의 위치를 측정하는 센서, 즉 두 개의 엔코더가 필요하다. 이는 부품 소요량을 늘릴 뿐만 아니라 관절의 두께를 두껍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엔알티센서스는 단 한 장의 양면 PCB에 센서를 배치하는 ‘양면형 자기식 엔코더(Double-Sided Dual Magnetic Encoder)’를 통해 이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설계 방식이다.
외경 Ø51, 내경 Ø19.5의 콤팩트한 사이즈로 제작된 이 제품은 16~17bit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며, BiSS-C 및 SSI와 같은 산업 표준 통신 프로토콜을 완벽히 지원한다. PCB 한 장으로 양면 구동을 구현함으로써 조립 공정을 단순화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기구적 공간 활용률을 극대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엔알티센서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이 양면형 엔코더가 국내외 로봇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제품의 안정화 및 마무리 작업을 마치는데로 시장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Ø15엔코더 실물 / 사진. 엔알티센서스
커스터마이징으로 승부하는 국산화 저력
그간 국내 고정밀 엔코더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해 왔다. 이들 기업의 제품은 성능은 검증됐으나, 높은 가격과 긴 납기, 그리고 고객사의 특수한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 경직된 운영이 국내 로봇 제조사들에게는 고질적인 ‘페인 포인트(Pain Point)’로 작용해 왔다.
엔알티센서스의 진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정해진 규격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사가 개발 중인 로봇의 형상과 목적에 맞춰 센서를 직접 설계하고 변경해 주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실제로 최근 일본 수입품을 사용하던 한 고객사가 두께 4㎜, 폭 12㎜라는 극도로 협소한 규격을 요청했을 때, 엔알티센서스는 단 6개월 만에 전용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유연함은 원천 기술의 내재화가 있기에 가능했다. 엔코더 시스템 설계 및 PCB 설계부터 양산까지 과정을 모두 직접 수행해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엔알티센서스 안명석 이사(공학박사)는 “우리는 단순한 부품 판매사가 아니라 고객의 설계 난제를 함께 해결하는 파트너”라며,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신속한 기술 지원은 외산 메이저 기업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우리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전 산업을 아우르는 기술 포트폴리오
엔알티센서스의 기술력은 자기식 엔코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덕티브(Inductive), 광학식(Optical) 등 다양한 방식의 센서 라인업을 구축해 산업별 맞춤 대응력을 높였다.

양면형 자기식 엔코더 렌더링 / 사진. 엔알티센서스
특히 개발 완료 후 리니어 엑추에이터 업체에 납품 중인 인덕티브 리니어 엔코더는 센서 패턴과 회로를 독자적으로 설계해 가격적인 경쟁력과 안정성 모두를 확보했다.
또한, 일본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초소형 광학식 엔코더 분야에서도 국산화 성과를 내고 있다. 두께 4mm 이하의 초소형 리니어 광학식 엔코더는 물론, 시스템 경량화 추세에 맞춘 초소형 코드휠Ø9 로터리 광학식 엔코더 라인업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폭넓은 기술 기반은 보안 설비, 의료 기기, 바이오 지원 장비, 스마트팜 자동화 등 로봇 이외의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로 엔알티센서스의 영토를 넓혀주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국내 엔코더 시장 1위를 향한 도약
현재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두고 창원 로봇랜드 내 마케팅 사무소를 운영 중인 엔알티센서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품 개발에 즉각 반영하는 기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레퍼런스는 이미 해외 수출로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입증되고 있다.
로봇 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로 전용 엔코더 수요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전문 제조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엔알티센서스는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들을 필두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외산 고가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최고의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겠다”라는 안명석 이사의 포부처럼, 엔알티센서스는 기술 자립을 넘어 국내 엔코더 시장 1위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