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대전광역시 및 지역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과 함께 ‘대전광역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여객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대전이 자율주행 핵심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확보하고, 세종·충북과 연계한 충청권 광역 자율주행 교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자율주행 버스는 카이스트를 출발해 신세계백화점, 대덕고, 반석역을 거쳐 세종터미널까지 운행한다. 지하철과 시외버스를 연결하는 이 노선은 자율주행 차량이 체험용을 넘어 실질적인 미래형 대중교통 서비스(MaaS)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범운행은 평일 무상으로 진행되며, 3월 말까지 하루 1회 왕복 운행한다. 이후 4월부터는 자율주행 한정운수면허를 취득해 2028년 말까지 유상 여객운송 서비스로 전환하고, 운행 횟수와 정류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자율주행 버스에는 ETRI가 국책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확보한 핵심 원천기술이 적용됐다. 혼잡도로 주행 시 위험 상황에 최적의 주행 행동을 결정하는 강화학습 기반 자율주행 AI, 이기종 차량·인프라 간 통신을 연계하는 V2X 기반 자율협력주행 기술, 악천후와 비정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판단 AI 기술 등이 핵심이다.
대전 도심 구간에서는 시속 50㎞, 세종으로 향하는 BRT 구간에서는 최대 시속 80㎞로 주행한다. 이는 일반 시내버스와 유사한 수준으로, 고속 주행 환경에서도 차선 유지, 차간 거리 제어, 끼어들기 및 급제동 대응 등 핵심 기능이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음을 입증한다.
자율주행 버스 개조와 운영은 ETRI 연구소 기업인 (주)무브투가 담당했으며, 이번 사례는 국가 R&D 성과가 지자체 실증 사업으로 확산되는 대표 모델로 평가된다.
이번 실증의 또 다른 특징은 차량 기술뿐 아니라 관제 시스템과 도로 인프라를 결합한 입체적인 안전 체계다. 실사 기반 고정밀 3D 관제시스템을 통해 자율주행 버스의 위치와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5G-NR-V2X 기술을 적용해 도로 위 객체와 돌발 상황을 사전에 감지한다.
무단횡단 보행자, 낙하물 등 차량 센서의 사각지대에 있는 위험 요소를 도로 인프라가 먼저 인식해 차량에 전달하는 ‘제3의 눈’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관제센터, 도로 인프라, 차량 센서가 유기적으로 연동돼 예측 가능한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ETRI와 대전시는 향후 여객운송 과정에서 축적되는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민간에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해당 데이터는 대학·연구소·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사업화, 해커톤과 AI 경진대회 등에 활용돼 자율주행 전문 인재 양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방승찬 원장은 “AI와 ICT 핵심 원천기술을 공공 실증으로 연계한 첫 사례”라며 “광역 대중교통 실증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가 산업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