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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O,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설치·운영 기준’ ISO 국제표준 제정 주도 국내 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마련 임승환 기자입력2026-01-26 16:28:03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으로 운항하는 연안선박 개념도 / 사진. KRSIO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하 KRISO)가 우리나라 주도로 제안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의 설치 및 운영 요구사항’이 ISO(국제표준화기구)의 국제표준 ISO 18962로 공식 제정·발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제정된 ISO 18962는 선박 및 해양 기술 분야에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의 설치, 고정, 운용 절차와 안전 시험 기준을 규정한 국제표준이다.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은 컨테이너나 세미트레일러 형태의 독립 모듈형 배터리를 선박에 탑재해 필요 시 교체·충전 후 재적재할 수 있는 구조로, 기존 고정형 배터리와 달리 운항 일정과 무관하게 충전과 교체가 가능하며 선박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제 사회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기존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어 산업계는 선급(Classification Society)별로 상이한 규정을 개별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의 글로벌 공통 기준이 확립되면서,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ISO 18962는 선박 운항 중 남는 전력을 교체식 배터리에 저장해 풍력보조추진장치(WAPS)와 연계하거나 추진 보조 동력, 선내 서비스 전력 등으로 활용하는 운용 시나리오도 고려했다. 이와 함께 진동·충격 보호, 방수(IPX5 이상), 화재 확산 방지 등 다양한 운용 환경에서 배터리가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필수 안전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KRISO는 해양수산부, 전라남도, 목포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지원을 바탕으로 국제표준화 추진과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도 완료했다.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을 실제 선박에 탑재하기 전 육상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평가하는 LBTS(육상시험평가시설)와 ㎿급 배터리, 연료전지, 무탄소연료 등 다양한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해상에서 실증할 수 있는 K-GTB(친환경 대체연료 해상실증 선박)가 구축됐다.

 

이번 표준 제정 프로젝트를 이끈 KRISO 강희진 친환경해양개발연구본부장은 “표준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쟁국의 기술적 견제를 설득하고 ISO와 IEC 표준 간 연계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해 조율 과정이 쉽지 않았다”라며 “ISO 18962 제정은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표준화 추진과 국가기술표준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 연구개발 성과가 전 세계에서 활용되는 기준으로 정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KRISO 홍기용 소장은 “이번 성과는 K-조선의 기술력이 제조를 넘어 국제표준을 통해 산업의 룰 세터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과 국제표준화를 연계해 우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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