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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전극 표면 설계로 수명 문제 근본 해결 차세대 무음극 리튬 전지 상용화 난제 극복 임승환 기자입력2026-01-05 16:40:31

(왼쪽부터)카이스트 이주현 박사과정, 김진욱 박사후연구원, (오른쪽 상단)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 사진. 카이스트

 

전기차와 드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후보로 주목받아 온 무음극 리튬 금속 전지가 짧은 수명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온 가운데, 카이스트 연구진이 전극 표면 설계만으로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카이스트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전극 표면에 두께 15㎚의 초극박 인공 고분자층을 도입해 무음극 리튬 금속 전지의 최대 약점인 계면 불안정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고 1월 4일(일) 밝혔다.

 

무음극 리튬 금속 전지는 음극에 흑연이나 리튬 금속 대신 구리 집전체만 사용하는 구조로,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30~50% 높은 에너지 밀도와 낮은 제조 비용, 공정 단순화라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초기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 구리 표면에 직접 쌓이며 전해질이 빠르게 소모되고, 불안정한 보호막(SEI)이 형성돼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전해질 조성을 반복적으로 바꾸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문제가 발생하는 전극 표면 자체를 설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iCVD(개시제 기반 화학증착) 공정을 활용해 구리 집전체 위에 균일한 초박막 고분자층을 형성한 결과, 이 층이 전해질과의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조절하며 리튬 이온 이동과 전해질 분해 경로를 제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지에서는 전해질 용매 분해로 부드럽고 불안정한 유기물 보호막이 형성돼 리튬이 고르게 쌓이지 못하고 수지상이 자라기 쉬웠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층은 전해질 용매와 잘 섞이지 않아, 용매 대신 염 성분 분해를 유도했고, 그 결과 단단하고 안정적인 무기물 보호막(SEI)이 형성돼 전해질 소모와 과도한 보호막 성장이 동시에 억제됐다.

 

연구진은 오페란도 라만 분석과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지 작동 중 전극 표면에 음이온이 풍부한 환경이 형성되고, 이것이 안정적인 무기물 보호막 생성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기술은 전해질 조성 변경 없이 전극 표면에 얇은 층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정과의 호환성이 높고, iCVD 공정을 활용해 롤투롤 방식의 대면적 연속 생산이 가능해 산업적 대량 생산에도 적합하다.

 

카이스트 이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극 표면 설계를 통해 전해질 반응과 계면 안정성을 제어할 수 있다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고에너지 배터리 시장에서 무음극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카이스트 이주현 박사과정생과 김진욱 박사후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학술지 ‘줄(Joule)’에 2025년 12월 10일(수)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설립한 ‘프론티어 리서치 랩(Frontier Research Laboratory)’에서 수행됐으며,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사업,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 목재자원의 고부가가치 첨단화 기술개발사업, 카이스트 장영실 Fellowship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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