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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노텍, 생분해성 산불지연제 공공기관 공개 화학제품 대체 신호탄 임승환 기자입력2025-12-26 14:28:53

사진. 아시아나노텍

 

아시아나노텍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에서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자사의 친환경 산불지연제 ‘파이어집(FireZip)’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화학 산불지연제의 환경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상 상황 속. 국가 산림 보호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 생분해성 제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산불 대응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아시아나노텍은 지난달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파이어집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선도사업으로 제품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공단은 선정 배경에 대해 산불 피해 지역의 자연 회복력을 보존하고 훼손을 최소화하는 복구 철학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도사업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토양 중심 복원 전략’을 시험하는 제품 투입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파이어집은 100% 자연유래 성분으로 제조된 생분해성 산불지연제다. 일정 조건에서 45일 내 100% 생분해가 가능하며, 화재 확산 지연과 소화 기능뿐 아니라 토양 응집력 강화와 수분 보유력 개선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제품명인 파이어집은 불길을 지퍼처럼 잠근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산불 및 화재 소화, 화재 확산 지연, 화재 예방, 토양 복원까지 아우르는 종합 화재 대응 솔루션을 지향한다. 주요 성분은 모두 자연 유래 바이오 소재로 구성돼 산불 진화 이후에도 토양과 식물 생장에 부작용을 남기지 않는다.


실험 결과 파이어집은 28일 내 89%, 130일 내 93.7%의 생분해율을 보였으며, 조건에 따라 45일 내 100% 생분해된 사례도 확인됐다. 해당 실험은 수계 및 토양 기반 환경에서 진행됐다.


아시아나노텍은 파이어집 개발 과정에서 미국 특허로 등록된 3차원 그물망 나노 셀룰로오스 제조공법을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생분해 가능한 친환경 토양 응집제를 포함한 화재 확산 방지제 및 토양복원제’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사용 방식은 물과 0.5% 이내 농도로 희석해 헬기, 소방차, 개인용 소화 장비 등을 통해 분사하는 형태다. 20kg 단위 제품 1개로 최대 4000리터까지 희석할 수 있어 기존 화학 소화제 대비 200% 이상의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했다. 가격 기준으로도 기존 제품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이번 도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산불 피해 복구 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산불 복구가 피해목 제거와 인위적 정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공단은 생태계의 자연 회복을 존중하는 최소 개입 원칙을 유지해왔다.


공단은 이번 자체 사업에서 파이어집을 산불 피해 지역 토양의 유실 방지와 수분 보유력 개선을 위한 복원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과가 확인될 경우 국립공원 내 고위험 지역에 예방 목적의 확대 적용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산불 발생 시 산불지연제 투입이 기본 방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산림청을 비롯해 강원도, 경상북도 등 산불 다발 지역 지자체와 문화재·송전탑 등 국가 중요 시설 관리기관이 잠재 수요처로 거론된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등 산불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화학 산불지연제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국내 공공기관의 친환경 제품 도입 사례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노텍 복진원대표는 “K-콘텐츠가 세계 문화를 바꾼 것처럼 파이어집도 ‘K-리타던트’라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 것”이라며 “100% 자연유래 제품이면서도 기존 화학제품 대비 효율은 2배 이상, 비용은 4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체 사업을 계기로 산림청과 지자체 협업을 확대해 국가 산불 대응 체계의 친환경 전환에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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