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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 Report] 위기 속 돋보인 ‘호(好)실적’ (주)이루F.A시스템  기술연구소 확장으로 사업 역량 강화 정대상 기자입력2025-12-26 13:45:49

국내 제조업 전반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로봇 SI 전문 기업 (주)이루F.A시스템은 기술 경쟁력과 현장 중심 역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에서는 (주)이루F.A시스템의 기술연구소 확장 배경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자동화 시장에서의 경쟁력, 그리고 장기 성장을 위한 인재 육성 전략을 취재했다, 
 

(주)이루F.A시스템 성병일 대표이사 / 사진. 로봇기술

 

기술연구소 추가 확보 “성장 동력 강화”
수요 회복 지연과 비용 부담, 대내외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국내 제조업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요즘, 2025년 한 해 성적표를 받아 든 기업들은 투자와 생산 전반에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며 생존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경영인들 간에는 “요즘 잘 되는 기업이 없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경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는 기업은 분명히 있다. 얼마 전 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사세를 확장한 (주)이루F.A시스템(이하 이루FA) 또한 그중 하나다. 


이루FA는 1999년 창업해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해 온 로봇 SI 전문 기업이다. 프레스나 다이캐스팅, 사출성형 등 여러 공장에서 까다로운 로봇 자동화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험을 보유한 이 회사는, 초기 티칭에만 보름 이상이 소요되는 까다로운 디버링 공정에 OLP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하면서 기술적 강점을 업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루FA는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공장을 늘려 왔다. 3~4년마다 기존 공장을 유지하면서 신규 공장과 설비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현재는 성서산업단지 3공단 내 MJ테크노파크에 공장 3개동과 기술연구소 1개동을 보유하고 있다.


이루FA 성병일 대표이사는 “그간의 확장세는 이루FA의 꾸준한 성장을 반증한다. 지난해에도 매출 증가를 실현하면서 공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새로 공장을 확장하면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라고 확장 배경을 밝혔다. 

 

프레스 로봇 자동화 시스템 / 사진. 로봇기술

 

고객의 신뢰를 얻다
지난해 이루FA는 매출 100억 원 고지를 넘어서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탄핵 국면과 대미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달성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성병일 대표이사는 이러한 성과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임직원들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단 8명의 인원으로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라며 “이루FA의 모든 임직원은 10년 이상 회사를 함께해 온 최정예 인력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간 신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루FA의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베트남, 인도, 멕시코,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꾸준히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매년 전체 매출의 30~40%가량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전자 산업 분야에서 창출하고 있다.


성병일 대표이사는 “베트남이나 인도처럼 과거에는 값싼 노동력이 강점이었던 국가들에서도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자동화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오래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고객사들 역시 매년 로봇 자동화 라인 구축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는 이루FA와 20여 년간 거래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현재 300여 대에 달하는 로봇을 운용 중”이라며 “해당 업체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은 전량 우리 회사가 납품했다”라고 귀띔했다.


또한 성병일 대표이사는 “고객사가 오랫동안 우리와 거래 관계를 이어온 배경에는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이루FA에 대한 신뢰가 있다. 이는 고객이 필요로 할 경우 당일이든, 다음날이든 바로 베트남 현지까지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임직원들의 현장 대응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
이루FA가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으로는 경쟁사가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시장에서의 성과를 들 수 있다. 특히 디버링 애플리케이션처럼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로봇 자동화 프로젝트를 다수 성공시킨 경험은 회사의 핵심 경쟁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이루FA의 매출은 다이캐스팅 및 프레스 자동화 분야가 60% 이상, 디버링 공정 자동화가 30% 내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중만 놓고 보면 디버링 애플리케이션의 매출 비중은 예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해당 기술은 다이캐스팅 로봇 자동화 분야에서의 성과 확대로 이어졌다.

 

주조물 커팅 및 트리밍 로봇 자동화 / 사진. 로봇기술


성병일 대표이사는 “이루FA는 다이캐스팅 머신에서 제품을 취출한 뒤 커팅, 트리밍, 사상 등 후가공 공정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통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라며 “특히 다른 로봇 SI 업체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상 공정까지 풀 자동화 라인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경쟁력은 그동안 축적해 온 디버링 자동화 기술과 현장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루FA의 여러 디버링 애플리케이션 중 자동차 알루미늄 휠과 선박 프로펠러 디버링 공정은 회사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특히 알루미늄 휠 디버링 자동화 라인은 이루FA가 약 4~5년에 걸쳐 준비해 성공시킨 프로젝트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제 양산 라인에 적용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병일 대표이사는 “몇 달 전 KOTRA를 통해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현지의 한 알루미늄 휠 제조사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매출 2조 원 규모의 기업임에도 디버링 공정을 여전히 수작업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로봇 자동화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해 왔지만, 대부분의 시도가 POC 단계에 머물렀다고 한다”라며 “이에 우리가 실제 양산 제조 라인에 투입 중인 자동화 영상을 보여주자 큰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라고 전했다.

 

프레스 로봇 자동화 / 사진. 로봇기술

 

장기 성장 위한 기반 구축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 때에도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온 이루FA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 있다. 바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인재 육성이다. 
이루FA는 지난해 이미 2026년도 상반기까지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서 올해도 좋은 전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매출을 신장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면 규모의 확장과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하다. 이번 기술연구소 확장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성병일 대표이사는 “수주 물량 확대에 따른 공간 부족 문제는 지속적인 규모 확장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결국 기업이 대를 이어 성장하려면 양질의 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루FA에는 오랜 현장 경험과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고경력 엔지니어들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병일 대표이사는 이러한 인적 자산을 적극 활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내 마이스터고와 협력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세대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루FA는 2012년 쿠카로보틱스코리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쿠카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며, 제조 로봇 교육을 위한 전문 인력과 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고객사를 중심으로 다른 로봇 교육기관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운 1:1 맞춤형 교육과 방대한 실습 경험을 통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인력 양성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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