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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공동사업화랩 통해 기술·시장 동시 공략 본격화 원천기술과 기업 실행력이 결합하며 혁신 성과 확산 임승환 기자입력2025-12-08 14:20:40

920㎚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 개발를 개발한 블루타일랩 연구진 /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공동사업화랩(1-TEAM LAB)’을 기반으로 기업과의 협력 연구 성과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기업이 하나의 팀을 구성해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연구원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기술사업화 역량이 기업의 제품 설계·시장 진출 능력과 결합하는 구조다.

 

ETRI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제품 제작·시험·검증·해외 판로 개척 등 사업화 전주기를 패키지로 지원하면서 기업이 단독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 최대 2년간 연구소 내 전용 공간을 제공받으며, PCB·SMT 제작, 금형·사출, 소프트웨어 검증, 인증 지원(NEP·NET)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과 실증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제 성과가 여러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루타일랩의 920㎚ 펨토초 레이저 개발과 더피치의 군용 종이드론(PapyDrone-800) 4K 관제기술 고도화가 꼽힌다. ETRI는 “기업과 연구부서가 동일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는 구조가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시장 진입 속도를 앞당기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블루타일랩은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과 협력해 국내 최초 반도체 발광소자 기반 920㎚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 920㎚ 대역은 생체 투과율이 높아 고해상도 이광자 현미경 영상 구현에 필수적이며, 초고속 펨토초 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만 세포 단위 자발형광 영상이 구현된다. 이 기술을 통해 형광염료를 주입하지 않고도 인체 조직을 심부까지 관찰할 수 있어 독성 부담이 적고, 암 조기 진단·신약개발·정밀 조직 분석 등 다양한 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블루타일랩은 공동사업화랩의 시설을 기반으로 소산성 솔리톤 구조 기반 광원 분석, 시스템 안정성 개선, 시제품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왔다. 그 결과로 2025년 연구개발특구 실증·스케일업 사업 선정, 미국 특허 2건 공동 출원, SCI급 논문 발표, 전문 인력 확충 등 다양한 성과를 얻었다. 누적 투자 97억 원 확보와 이노비즈 인증, 정부출연연 기업가상 수상, 2025 대한민국 혁신창업대상 수상 등 기술·사업화 성과도 연이어 나타났다.


블루타일랩 김형우 대표는 “ETRI의 체계적인 기술 지원과 사업화 협력이 펨토초 레이저 개발의 완성도와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며 “산업용 초고속 펨토초 레이저 국산화를 가속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양 기관은 2025년부터 현장 실증을 본격화해 조기 상용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블루타일랩은 극초단파(펨토초·피코초) 기반 산업용 레이저 시장으로의 확장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더피치는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와 협력해 군용 종이드론에 최적화된 4K 영상·센서 기반 관제기술을 개발했다. 무선 기반 초저지연 4K 영상 스트리밍 기술과 표준 센서 데이터 실시간 전송 기능을 통합해 군 작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다채널 관제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5G 기반 영상 처리 플랫폼과 ETRI의 DNA+드론 기술이 결합되면서 실시간 객체 인식·상황 분석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


더피치는 공동사업화랩을 기반으로 20㎞ 장거리 비행, 고정익 기반 정찰 기능, 고해상도 4K 영상 수집 체계를 확보해 국산화율 80%의 군용 종이드론을 출시했다. 현재 UAE 등 해외 고객사와 수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DSK 2025·ADEX Seoul 2025 등 주요 드론·방산 전시회를 통해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종이드론 플랫폼은 빠른 전개, 경량 구조, 저비용 운용이 특징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다.


더피치 송문섭 대표는 “ETRI의 관제·통신·AI 기술 지원이 제품 혁신과 사업화 속도에 큰 도움이 됐다”라며 “국산 드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ETRI는 공동사업화랩을 기업 동반 성장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기술개발·실증·시장 진입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성과확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TRI 방승찬 원장은 “이번 성과는 연구부서와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공동사업화랩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실”이라며 “연구성과와 기업 성장지원을 긴밀히 연계해 기술사업화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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