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케어젠
펩타이드 전문 바이오기업 케어젠은 필리핀의 대형 의약품·헬스케어 유통 그룹인 AMB HK Enterprises Inc.와 경구형 GLP-1R/IGF-1R 이중작용 펩타이드 ‘글루타이드(Korglutide)’에 대한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규모는 총 83만 3,400세트, 약 1,833만 달러(약 260억 원)다. 이번 계약을 통해 케어젠은 필리핀 전역의 병원, 의원, 약국, 헬스·웰니스 센터로 이어지는 메디컬 유통 인프라에 공식 진입하게 됐다.
필리핀은 지난 10여 년간 도시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의 확산으로 비만·당뇨·대사증후군 환자가 빠르게 증가한 국가로 꼽힌다. 필리핀 보건부 자료에서도 성인 인구의 과체중 및 비만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만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필리핀 의료 시스템은 GLP-1 주사제의 높은 비용 부담과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 냉장물류(Cold Chain) 기반 의약품 유통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치료제 접근성이 매우 낮은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복용이 간편하고 비용 부담이 적은 경구형 GLP-1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현지 업계는 코글루타이드가 필리핀 시장의 이러한 구조적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필리핀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5~2030년 동안 연평균 약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웰니스, 체중관리, 에너지 대사 관련 제품의 수요가 두드러지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젊은 소비자층의 자기관리 니즈 증가와 약국·웰니스 클리닉·온라인 등 병원 외 유통 채널의 급성장, 그리고 주사제 기반 GLP-1 치료제의 낮은 접근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경구형 비만 및 대사 관련 제품의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며, 새로운 대사관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계약 상대방인 AMB HK Enterprises Inc.는 2009년에 설립된 필리핀의 주요 의약품·Nutraceutical 유통기업으로, 필리핀 식약청(FDA) 등록을 기반으로 병원, 의원, 약국, 웰니스 클리닉 등 전국 단위 유통망을 갖춘 상위권 메디컬 유통그룹이다. 전문의약품부터 OTC, 건강보조식품, 의료기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취급하며, 안정적인 수입·물류·재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의 필리핀 시장 진입 파트너로 높은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 케어젠은 AMB HK가 보유한 전국적 네트워크와 실행력이 코글루타이드의 초기 확산을 뒷받침할뿐 아니라, 향후 마이오키(Myoki), 프로지스테롤(ProGsterol) 등 후속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전략적 시너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년간 총 83만 3,400세트를 공급하는 이번 계약은 1년 차부터 3년 차까지 물량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GLP-1 계열 제품 수요와 주사제 중심 시장의 제약을 보완할 수 있는 경구형 펩타이드 솔루션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내 첫 출고 시점은 2026년 3월경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양측은 이미 초기 런칭 물량 배분과 전국 단위 유통 전략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케어젠은 필리핀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인근 아세안 국가로의 확장을 앞당기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어젠 정용지 대표는 “필리핀은 비만 ·대사질환 증가로 GLP-1 계열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주사제 중심의 기존 치료 방식은 비용과 접근성 측면에서 많은 제약을 안고 있다”라며 “경구형 코글루타이드는 필리핀 소비자에게 경제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MB HK는 의료기관부터 일반 소비자 채널까지 폭넓게 연결할 수 있는 드문 유통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이번 계약을 통해 코글루타이드를 단기간 내 다양한 접점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글루타이드는 복약 편의성, 안전성, 근육량 보존 기반의 차별적 기전으로 기존 GLP-1 주사제 대비 우수한 접근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케어젠은 필리핀을 시작으로 아세안 전역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글로벌 확장 전략에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