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 원료로 전환하는 신촉매 기술 개발 합성연료 상용화 가능성 열려 임승환 기자입력2025-11-17 16:07:37

연구진이 실시간 적외선 분광분석 방법을 활용해 촉매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 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 연구진이 이산화탄소(이하 CO₂)를 친환경 합성연료 제조에 필요한 일산화탄소(이하 CO)로 고효율 전환하는 역수성가스전환(이하 WGS)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대표적 온실가스를 유용한 탄소자원으로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탄소중립 분야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WSG 반응은 CO₂를 수소와 반응시켜 CO와 물(H₂O)을 생성하는 공정으로, 생성된 CO는 합성가스 형태로 전환돼 E-퓨얼(E-Fuel)·메탄올 등 친환경 합성연료의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특히 E-퓨얼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과 포집된 CO₂를 활용해 생산되는 연료로, 항공·선박 분야의 탄소중립 전환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800℃ 이상의 고온에서 높은 전환율을 확보할 수 있는 니켈 기반 촉매가 주로 쓰인다. 그러나 고온 장시간 노출 시 입자 응집으로 인한 활성도 저하, 저온 환경에서는 메탄 생성 등 불필요한 부산물 증가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저온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활성 촉매 개발이 산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에너지연 연구진은 값싸고 풍부한 금속이면서도 선택적 CO 생산에 적합한 구리(Cu)를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 상용 촉매의 단점을 극복한 구리-마그네슘-철 혼합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400℃의 저온 조건에서 상용 구리 촉매 대비 CO 생성 속도 1.7배, 생성 수율 1.5배 증가라는 우수한 성능을 달성했다.


구리 촉매는 원래 저온에서 부산물인 메탄이 거의 생성되지 않는 장점을 갖지만, 400℃ 이하에서 열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져 입자 응집이 발생하는 것이 한계였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층상 이중 수산화물(이하 LDH) 구조를 적용했다. LDH는 얇은 금속층 사이에 물과 음이온이 자리하는 구조로, 금속 이온 조성을 조정해 다양한 물성 제어가 가능한 소재다. 연구진은 철과 마그네슘을 혼합해 구리 입자 간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입자 간 응집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안정적 촉매 구조를 구현했다.


실시간 적외선 분석과 반응 실험을 통해 성능 향상의 원인도 규명됐다. 기존 구리 촉매에서는 CO₂와 수소가 먼저 포름산염(FORMATE) 중간체를 형성한 뒤 CO로 전환됐다. 반면 새로 개발된 촉매는 중간체 단계 없이 촉매 표면에서 바로 CO로 전환되는 반응 경로를 보였다. 불필요한 중간물질 생성이 제거되면서 반응 속도와 선택도가 동시에 향상된 것이다.


그 결과, 개발된 촉매는 ▲400℃에서 CO 수율 33.4% ▲1g 촉매당 223.7 μmol·gcat⁻¹·s⁻¹ 생성 속도 ▲100시간 이상 안정적 작동이라는 성능을 달성했다. 이는 상용 구리 촉매 대비 1.7배 이상 빠른 CO 생성, 1.5배 이상 높은 수율이며, 저온 활성이 뛰어난 백금 촉매 대비 2.2배 빠른 생성 속도, 1.8배 높은 수율을 기록했다.


구기영 박사는 “이번 저온 CO₂ 수소화 촉매 기술은 값싸고 풍부한 금속으로 고효율의 CO를 생산할 수 있는 혁신적 결과”라며 “합성연료 원료의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져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연료 생산 기술 상용화에 직접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의견나누기 회원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