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기업에 배정된 상생형 연구공간 내부 / 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에서 올해 3월 개관한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가 상용화 중심 연구 거점으로 한층 강화됐다. 상반기 입주했던 3개 컨소시엄에 이어, 이번에 추가로 3개 컨소시엄이 입주하면서 전 층의 장비 구축과 연구 공간 구성이 완료됐다.
센터는 대전 유성구 내 연구·산업 협력 허브로 조성됐으며, 국가 소재·부품 핵심기술 자립화를 목표로 구축됐다. 화학연과 공급기업이 수요기업이 실제로 요구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기존 3개 컨소시엄은 2층, 새롭게 입주한 3곳은 3층에서 실증 연구를 수행한다.
첫 번째 신규 컨소시엄인 워터트리네즈는 화학연 김인철 박사가 창업한 친환경 수처리 전문기업으로, 화학연 박재성 박사 연구팀과 함께 ‘친환경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중공사 막가습기’ 소재 개발에 돌입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전기를 생산하는 전해질막 외에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수분공급막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기존 상용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셀룰로오스 기반 친환경 공급막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수요기업 디에스필터는 대기업과의 MOU를 통해 최종 수요처를 확보했으며, 워터트리네즈는 2027년 수소 선박용 연료전지 시스템 양산을 위한 공동 실증과 효율 향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두 번째 신규 입주기업인 리피유는 폴리우레탄 재활용 전문기업으로, LNG 선박에 사용된 후 매립되던 ‘유리섬유 강화 폴리우레탄’ 폐단열재를 재활용해 재생 폴리올을 제조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 규제를 선제 대응하는 기술로, 기존 고온 글라이콜리시스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온 해중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리피유는 화학연 조정모 박사팀, 수요기업 우조하이텍과 협력해 해중합 공정을 고도화할 예정이며, 연구 성과는 LNG 선박 외에도 건축·가전·자동차·배관 플랜트 단열재 등 다수 산업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리피유 관계자는 “재활용 기술이 단열재 시장 전반의 친환경 전환을 이끄는 기반이 될 것”이라 말했다.
세 번째 컨소시엄인 퓨어만은 산업용 가스·냉매 제조 기업으로, 화학연 이상구 박사팀과 함께 ‘극저온 반도체 공정용 냉매 HFE-7500 제조 기술’을 개발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기존 냉매의 사용 제한 강화로 반도체 장비 제조사는 Low GWP 냉매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반도체 장비 제조 전문기업 피케이아이와 실증을 추진하며, 핵심 기술인 전기화학 불소화(이하 ECF) 공정의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 ECF는 화합물의 수소 원자를 불소로 치환하는 기술로, 의약·용제·계면활성제·냉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된다. 퓨어만 측은 “국내 냉매 생산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이슈 대응에 기여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화학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수요·공급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라며 “상생기술협력센터 입주기업이 소재·부품 기술혁신과 제품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