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한국전기연구원, ‘J-tubeless 해저케이블 설치 공법’ 개발 보호 기자재 패키지로 바이오파울링 문제 해결 임승환 기자입력2025-11-17 14:14:21

사진.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최진욱 박사팀이 해상풍력단지의 해저케이블을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J-tubeless 해저케이블 설치 공법’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J-tube 구조가 안고 있던 바이오파울링 문제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설치·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던 지연과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해상풍력단지에서는 해저케이블을 금속관 형태의 J-tube에 넣어 하부구조물로 인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설치 시점과 실제 케이블 포설 시점 간의 시간 차로 인해 튜브 내부에 홍합·따개비 등이 부착되는 바이오파울링이 자주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내부 마찰이 급격히 증가했고, 설치가 지연되거나 케이블 외피 손상이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장으로 인해 케이블 교체가 필요할 때도 내부 마찰과 간섭으로 인출이 어려워 J-tube 절단과 재설치가 불가피해지면서 막대한 발전 손실 비용이 발생했다.


KERI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tube 자체를 제거하고 해저케이블을 하부구조물에 직접 연결하는 J-tubeless 공법을 제안했다. 이 방식은 ▲유연 고분자 보호튜브 ▲전용 클램프(Clamp) ▲벤드 리스트릭터(Bend Restrictor)로 구성된 보호 기자재 패키지가 핵심이다. 이 패키지는 케이블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구조물에 안정적으로 고정해, 해양생물 부착으로 인한 마찰 증가와 케이블 손상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특히 J-tube를 제거함으로써 비상상황 발생 시 케이블 탈·부착이 훨씬 용이해져 복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도 커, 해상풍력단지 운영비(OPEX)를 낮추는 실질적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ERI 연구팀은 기술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높이 20m 규모의 육상 실증 시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남해 실제 해역의 환경조건을 기반으로 하중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조류·파도 등 해상 환경에서 발생하는 반복하중을 모사해 내구성을 평가했다.


총 8개월 동안 약 150만 회의 하중을 인가한 결과, J-tubeless 공법이 장기 해상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과 전기적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설치 절차에 대해 선급의 AIP(Approval in Principle) 인증까지 획득하며 기술성을 공인받았다.


KERI 최진욱 박사는 “공법 개발부터 시험장치 구축, 신뢰성 검증 기법까지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증했으며 AIP 인증으로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라고 밝히며,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신뢰성 시험 방법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설치 공법 개선을 넘어, 해상풍력단지의 운영 효율성과 재생에너지 공급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에는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해저케이블 보호 기자재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진입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국내 기자재 산업의 기술 자립은 수입대체 효과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 성과는 해상 풍력단지의 전력망 구축과 운영 유지보수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발전단지의 가동률을 높이고 장기적 에너지 전환 전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의견나누기 회원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