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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아라, 산업용 로봇 기술 기반 ‘바리스타·소프트콘·와플 자동화 시스템’ 개발 현장 맞춤형 자동화로 대중성까지 확보하다 임승환 기자입력2025-11-14 17:22:34

로봇 기술은 제조업을 넘어 생활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푸드테크(Food Tech) 분야가 새로운 로봇 응용 시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기존 산업용 로봇 기업들이 외식·유통 현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본지는 제조 자동화 전문기업 (주)아라가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푸드테크로 진출하게 된 배경과 주요 기술, 그리고 시장 전망을 짚어본다.

 

(주)아라 김진배 대표 / 사진. 로봇기술

 

기술 중심의 기업, 푸드테크로 확장
(주)아라(이하 아라)는 오랜 기간 동안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로봇 솔루션을 공급해온 기업이다. 산업용 및 스카라(SCARA) 로봇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 자동화 시스템, AI 기반 머신비전 기술 등을 통해 제조 공정의 효율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아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푸드테크 로봇 시장으로 확장을 선택했다. 아라 김진배 대표는 “로봇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라며 “로봇 기술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제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의 계기는 기술 자산의 확장성에 있다. 아라는 자사 보유 기술인 2D·3D 머신비전, AI 제어, 산업용 로봇 플랫폼을 푸드테크 분야에 맞춰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로봇이 정밀한 동작 제어, 반복 작업, 품질 관리 등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구현했다.

 

확장되는 푸드테크 라인업
아라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커피 바리스타 로봇이다. 단순히 컵을 나르고 음료를 서빙하는 자판기형 로봇과 달리, 실제 바리스타가 사용하는 방식 그대로 그라인딩·탬핑·추출 과정을 구현한다.

 

커피 바리스타 로봇 / 사진. 로봇기술


김진배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로봇은 사람과 동일한 커피 머신과 그라인더를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의 질이 높다”라며 “프랜차이즈 ‘카페인중독’과 협력해 레시피를 최적화했고, 향후 다양한 브랜드와도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로봇은 8년 전부터 개발이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카페의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점주 입장에서 ROI(투자 회수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협동로봇이 아닌 산업용 또는 스카라 로봇을 적용해 공정 효율을 높이며 비용 절감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점포 맞춤형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인테리어 변경 없이 설치가 가능하며, 카페 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김진배 대표는 “기존 장비를 그대로 쓰면서 로봇이 동작하도록 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라며 “카페 자동화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로봇 / 사진. 로봇기술


아라는 바리스타 로봇에 이어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로봇과 와플 로봇도 개발했다.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로봇은 국내 기술로 설계된 아이스크림 제조 로봇으로, 무인 매장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적합하다. 시럽·토핑 선택 기능을 갖춰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하며, 유지비용이 낮아 투자 회수 기간이 1년 이내로 짧다.


김진배 대표는 “시럽과 토핑 조합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재미와 퀄리티를 동시에 잡았다”라며 “백화점, 영화관, 행사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와플 로봇 / 사진. 로봇기술


와플 로봇 역시 푸드테크 확장의 일환으로, 카페인중독과 협력해 공동 개발됐다. 와플뿐 아니라 핫도그, 붕어빵, 튀김류 등으로 확장 가능한 시스템 구조를 갖추고 있어 향후 다양한 메뉴로의 응용이 가능하다. 아라는 이를 기반으로 점주 중심의 다품종 소량 자동화 솔루션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협업을 통한 산업간 융합 모델
아라는 푸드테크로의 전환과 함께 제조 자동화 분야에서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파워오토로보틱스와 ‘로봇 공동개발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AI 기반 제조 무인화 및 푸드테크 로봇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협약은 푸드 제조 공정뿐 아니라 전자·자동차 산업의 무인화 시스템까지 포괄한다. 김진배 대표는 “스마트푸드 시장은 제조 로봇 기술이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 영역”이라며 “산업용 로봇 기술을 소비자 중심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3D비전 기반 공정 무인화 데모 / 사진. 로봇기술


이외에도 아라는 폴라리스쓰리디, 파워오토로보틱스와 함께 3D비전 기반 공정 무인화 데모 부스를 공동 운영하며, AI 비전 제어 및 부품 자동 인식·이송 기술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제조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정밀 제어 역량이 푸드테크 라인업의 기반 기술로 연결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의 DNA, 푸드테크로 이어지다
아라의 푸드테크 진출은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니라, 산업용 로봇 기술의 응용 진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조 자동화에서 검증된 비전 인식, 제어 알고리즘, 하드웨어 플랫폼을 소비자 중심 서비스로 이전함으로써 로봇 산업의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진배 대표는 “로봇 기술은 결국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가 돼야 한다”라며 “아라의 기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자동화의 이점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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