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경량 태양광 모듈이 적용된 위성 모형 / 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과 우주 태양전지 전문 기업 플렉셀스페이스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초경량·유연 CIGS(Cu(In,Ga)Se₂) 태양전지 공정 기술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차세대 우주용 이중접합 태양전지 공동 개발을 위한 것으로, 기존 고가의 III-V계 다중접합 태양전지를 대체하고 글로벌 우주 태양전지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CIGS 태양전지는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의 화합물 반도체로,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박막형 태양전지에 적합하며 높은 변환 효율과 화학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다. 유리 기판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량·유연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어 소형위성 등 극한 환경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최근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민간 주도의 소형위성 제작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품 수급 불균형과 단가 상승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위성 운용에 필수적인 우주 태양전지는 미국, 독일 등 일부 국가와 기업에 의해 과점되고 있으며, 안보 이슈로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비용 부담과 공급 차질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플렉셀스페이스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에너지연이 보유한 초경량·유연 CIGS 태양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위성 수명과 성능에 최적화된 초경량 박막 이중접합 태양전지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존 III-V계 제품을 대체하며 국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규모는 총 55억 원으로 알려졌다.
CIGS계 태양전지는 열충격과 방사선에 강해 우주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용 가능하며, 초경량 유연 기판 제작이 가능해 무게와 부피 제약이 큰 위성에 적합하다. 또한 박막형 구조로 대량 생산과 저비용 공정이 가능해 기존 III-V계 고가 우주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연은 시장 요구와 연구 기술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장적기진입과제’를 추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극한 환경용 초경량 유연 CIGS 태양전지(효율 21.39%)와 CIGS/페로브스카이트 이중접합 태양전지(효율 23.64%) 개발에 성공했다. 2024년부터 총 37건의 시장적기진입과제를 수행했으며, 기술이전 총 6건과 기술 창업 1건을 완료하고, 추가 5건의 기술이전을 논의 중이다.
플렉셀스페이스는 이번 기술을 활용해 우주용 CIGS/페로브스카이트 이중접합 태양전지를 구현하고, 실제 위성 적용을 위한 설계 및 생산성 향상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소형위성용 우주 태양전지 시장에서 기존 III-V계 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양 기관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올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탑재될 큐브위성 ‘INHARoSAT’에 적용돼 우주 환경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실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주 임무 수행 경험을 확보하고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한다.
에너지연 이창근 원장은 “우주용 초경량·유연 박막형 태양전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 대응과 대한민국 우주 안보를 뒷받침할 핵심 부품 기술”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차세대 우주 태양전지 시장 개척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렉셀스페이스 노신영 이사도 “차세대 고성능 박막 다중접합 태양전지를 통해 급성장하는 우주 태양전지 시장에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양산 대비 성능과 생산성을 지속 개선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연은 (주)상원이앤아이에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기술, (주)이삭에너지에 태양광열 복합 모듈 기술, 크린테크(주)에 열회수 환기장치 기술 등 3건의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하며, 시장적기진입과제를 통해 총 75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