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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격정밀거치 기술로 고위험 교량 시공 안전성 확보 단부절취형 거더와 결합해 현장 실증 임승환 기자입력2025-09-17 11:50:02

교량용 거더 원격정밀거치 기술 시험적용 대상 현장 / 사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이 교량 건설 현장에서 추락으로 인한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교량용 거더 원격정밀거치 기술’을 시험 적용했다고 지난 9월 11일(목) 밝혔다. 이번 기술은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첨단설계시공그룹을 중심으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주)SB엔지니어링, (주)동일기술공사와 공동으로 개발됐다.


건설업은 국내 산업재해 사망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산업재해 사망사고 584건 중 건설업은 297건(약 50.9%)이었고, 2024년에는 553건 중 272건(약 49.2%)으로 나타났다. 


매년 산업재해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교량과 같은 고위험 건설 현장의 안전성 확보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번 기술은 교량의 핵심 구조물인 거더(Girder)를 사람이 직접 설치하지 않고, 지상에서 원격제어 로봇으로 정밀하게 위치를 조정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교각이나 교대 위에서 거더를 설치하며 추락 위험에 노출됐고, 설치 과정에서 중상이나 사망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기술을 적용하면, 거더 설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시험 적용된 교량은 대표적인 거더교량으로, 현장에서는 (주)SB엔지니어링의 단부절취형 거더(제품명 : 오뚜기거더)와 결합해 실증했다. 단부절취형 거더는 무게 중심이 받침 위치보다 낮아 설치 후 전도방지 시설이 필요 없는 안전 구조를 갖추고 있어, 원격정밀거치 기술과 함께 적용할 경우 거더 거치 중 안전성이 더욱 강화된다. 


건설연은 이번 기술을 통해 로봇 제어로 거더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조정하며,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고소 작업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설치를 구현했다.


교량용 거더 원격정밀거치 기술은 202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2023년 한국도로공사 테스트베드에서 기능 검증을 거쳤다. 2025년 9월에는 국가철도공단 시공 현장에 실제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했다. 


이번 실증 과정에서는 로봇과 단부절취형 거더 기술의 결합이 핵심 역할을 했다. 건설연 관계자는 “원격정밀거치 로봇이 설치 위치를 정확히 조정함으로써, 기존 인력 중심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추락 사고 위험을 제거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연 박선규 원장은 “이번 현장 시험은 교량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해 거더 설치를 수행한 첫 사례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라며, “고위험 작업의 무인화로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건설 현장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기술은 향후 교량뿐만 아니라 도로, 터널 등 다양한 구조물 시공 현장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총괄한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 ‘도로구조물 원격·자동화 시공 기술 개발(2020~2025)’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건설연은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구봇 투어, 교육·홍보 프로그램, 초중고 체험, 시민 참여 및 산업 현장 체험 등 안전 체험과 홍보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고위험 건설 현장에서는 더 이상 작업자의 추락으로 인한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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