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 뛰는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2’ / 사진. 카이스트
카이스트(KAIST)가 지난 9월 16일(화) 캠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 창업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한국형 로봇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가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이 회사는 세계적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기반으로 상장에 성공하며 한국 로봇산업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설립한 엔젤로보틱스 역시 재활·의료 로봇 전문기업으로 상장에 성공했다. 카이스트 출신 로봇 창업 기업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연구와 창업이 선순환하는 사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후배 연구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푸른로보틱스 ▲위로보틱스 ▲라이온로보틱스 ▲트라이앵글로보틱스 ▲유로보틱스 ▲디든로보틱스 등은 사족보행, 협동로봇, 웨어러블, 자율보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 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카이스트 황보제민 교수가 창업한 라이온로보틱스(Raion Robotics)는 최근 SBVA,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산은캐피탈, IBK기업은행, IBK벤처투자 등 국내 주요 투자사로부터 총 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는 강화학습 기반 AI를 탑재해 비정형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며, 8시간 연속 구동 성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인간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며 내구성을 입증, 글로벌 로봇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카이스트 명현 교수 연구실에서 창업한 유로보틱스(URobotics)도 최근 3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15억 원 규모의 딥테크 팁스에 선정되며 자율보행 로봇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제어·자율보행 기술 내재화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적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방·건설·물류·스마트시티 등 산업 현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업계는 초기 단계임에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카이스트 박해원 교수 연구실에서 창업한 디든로보틱스는 특수 자석발 기술을 포함한 고도화된 피지컬 AI 역량을 기반으로 철제 수직벽과 천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용접·비파괴 검사 같은 고난도 작업 수행을 가능케 하며, 회사는 Pre-A 라운드에서 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주요 조선소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 적용과 상용화를 동시에 선도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카이스트는 이러한 창업 생태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 국비 105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업–기술–인재가 선순환하는 로봇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차세대 로봇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에는 유로보틱스와 엔젤로보틱스도 함께 참여한다.
카이스트 배현민 창업원장은 “KAIST 출신 연구진들이 도전적 창업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고 있다”라며 “창업원이 적극 지원해 KAIST가 ‘딥테크 창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은 “KAIST는 교육과 연구를 넘어 창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의 산실”이라며, “이번 성과는 KAIST가 세계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과 물리적 세계를 융합한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카이스트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도 학문과 산업을 잇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