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봇기술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하는 ‘드라이빙 데이’에서 라이다 센서가 설치된 도로, 주차장, 공장 등의 도로 인프라가 차량을 제어하는 완전 무인 주행을 선보이며 영화 속 상상이 아닌 상용 가능한 자율주행 시대의 현실을 보여줬다. 차량이 아닌 도로 인프라가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사의 기술은 군집주행, 악천후 대응, 빠른 상용화 가능성 면에서 자율주행의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필자는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이는 차를 직접 탑승해 도로 주행을 체험했다.
사진. 로봇기술
사람처럼 스무드하게 운전해드립니다
자동차 문을 여는 순간, 운전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안전벨트를 매는 순간, 차가 알아서 움직였다. 이 장면은 미래를 그린 영화가 아니었고 직접 화자가 시속 5㎞로 달리는 자율주행기술이 움직이는 차를 앞자리 조수석에서 체험한 이야기이다. 아무도 없이 움직이는 핸들이 무서웠지만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급가속도 없었고, 속도 조절과 제동은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이 경험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B2B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명확히 증명하는 현장이었다.
서울로보틱스의 기술이라면 사람이 없어도 주차가 가능하다 / 사진. 로봇기술
이러한 기술은 서울로보틱스가 지난 7월 15일(화) 개최한 ‘드라이빙 데이’ 행사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서울로보틱스는 이날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도로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필자 역시 직접 차량에 탑승해 그 주행 성능을 확인했다. 이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이는 차는 차량 자체에 센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라이다와 카메라 등이 설치된 도로 인프라가 실시간으로 주변을 인식하고 주행 경로를 판단해, 속도 조절부터 정지, 회전 방향까지 모든 동작을 제어하는 구조다.
B2C vs B2B 자율주행: 서울로보틱스는 왜 다르게 갔는가
테슬라 등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업은 B2C, 즉 택시와 같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국내에서도 규제 장벽이 높아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방식으로 물류, 생산, 주차, 항만, 자동차 탁송 등 사유지 기반의 자율주행에 집중했다.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대표는 “이 영역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유연하고, 시스템 도입 이후 바로 운영 효율성을 체감할 수 있어 상업적 가치가 크다. 이를 증명하듯 이미 동사는 국내외 대기업과의 협업 및 레퍼런스를 축적하며 미국, 독일, 일본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군집 자율주행’과 ‘인프라 기반 제어’
서울로보틱스의 기술력은 군집 자율주행이라는 개념에 집약돼 있다. 과거 자동차 탁송 작업은 5명의 인력이 4대의 차량만을 동시에 이동시키며 약 1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서울로보틱스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수십 대의 차량을 동시에 제어하는 자율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이한빈 대표는 “기존 자율주행은 각 차량이 개별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정체나 충돌 가능성이 컸다. 반면, 서울로보틱스의 군집 자율주행 시스템은 외부에서 차량을 동시 제어함으로써 구조적 병목 현상을 없앤다. 이는 물류·제조 현장에 특히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방식이다.”라고 언급했다.
사진. 서울로보틱스
또한 물류 자동차 출고 전 차량에 씌워지는 흰색 보호 커버는 외부 스크래치, 자외선, 열 차단 등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이는 B2C 방식 자율주행의 치명적인 제약 요소가 된다. 차량 자체 센서에 의존하는 B2C 자율주행은 커버로 인해 시야 확보와 객체 인식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로보틱스처럼 도로 인프라가 차량 외부에서 판단·제어하는 B2B 자율주행은 커버 유무에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성과 확장성 면에서 결정적인 차별점을 갖는다.
눈·비·안개에도 가능한 자율주행
서울로보틱스는 자율주행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날씨 문제도 해결했다. B2C 자율주행은 눈, 비, 안개에 취약해 센서 감지가 제한되며, 차량 외부에 덧씌운 보호 커버는 자율주행 인식에 큰 장애가 된다. 서울로보틱스는 축적된 AI 기반 인식 기술과 도로 인프라 내 분산형 센서망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자금 확보 후 우수 인재 채용 집중
서울로보틱스는 올해 안에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 중이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R&D와 우수 인재 채용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이한빈 대표는 “이 분야는 정말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필요하다. 당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라며 “이번 미디어데이는 단순한 데모가 아니라, 우리의 기술과 비전을 알리기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