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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하나의 구조에 강·연성 갖춘 차세대 복합소재 개발 웨어러블 로봇·관절·우주 핵심 소재로 주목 황성훈 기자입력2025-07-15 18:14:33

사진. 부산대학교

 

로봇과 우주 항공 등 첨단 산업에서는 단단하면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강성과 연성 중 하나만을 만족시키는 재료가 대부분이었고, 이를 동시에 구현하려면 복잡한 조립이나 고비용 공정이 필수적이었다.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고강도 섬유와 고유연성 수지를 하나의 재료 안에 기능적으로 분리하여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단순한 제조로도 높은 기계적 성능과 유연한 구조를 갖춘 하이브리드 재료를 구현해 주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강성(Rigid)과 연성(Flexible)을 동시에 갖춘 ‘종이접기형’ 복합재료를 개발해, 차세대 로봇, 전개형 우주 구조물,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 가능한 소재 및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강철보다 강하면서 강철의 절반 이하로 가벼운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항공기, 자동차, 풍력발전, 레저용품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단단한 특성으로 인해 유연성이 필요한 첨단 분야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단일 고분자만을 적용하는 복합재료를 넘어, 강성과 연성을 선택적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복합재료 기술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다른 성질을 가진 고분자 수지를 한 번에 필요한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넣을 수 있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다중수지 토출공정(Multi-Resin Dispensing)’이라고 하는데, 다른 종류의 고분자 수지를 선택적으로 함침해 단단한 수지는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에, 유연한 수지는 접히거나 움직이는 부위에 골라서 넣을 수 있다. 


이 공정을 이용해 연구팀은 대표적인 항공용 경량 구조재인 강성의 탄소섬유(Carbon Fiber)와 방탄 소재인 연성의 케블라 섬유(Kevlar Fiber)로 일체형 복합재료를 제조했다. 하나의 직물이지만 어떤 부분은 튼튼하고, 어떤 부분은 부드럽게 접히는 일체형 하이브리드 복합재료가 탄생한 것이다.

 

연구팀이 제작한 신규 복합소재는 뛰어난 기계적 물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1,000번에 이르는 반복적 접힘과 펼침에도 우수한 내구성을 유지했다. 기존에는 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가지려면 여러 재료를 조립하거나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한 번의 공정으로, 한 장의 재료에 ‘기능을 구분해서 넣을 수 있는’ 스마트한 방법이다. 


또한, 고가의 장비나 노동력 없이도 2분 이내에 복합재료를 만들 수 있는 대량생산 공정으로 산업에 적용하기가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규 공정을 이용해 삼각기둥형 종이접기 구조물(TCO, Triangular Cylindrical Origami)을 설계해 자동화 공정으로 제작한 후 반복적인 접힘과 펼침 과정에서도 탁월한 내구성과 안정성을 검증했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속성형 공정 개발로 다양한 산업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


지금까지 유연성이 뛰어나 소프트 로봇에 적용 가능한 소재나 우수한 강성으로 구조재에 적용하는 소재는 각각 많이 개발돼 왔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강·연성을 하나의 구조에서 동시에 구현하는 복합재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로봇 관절부, 우주항공 전개 구조체, 웨어러블 기기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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