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이한 (주)에이치씨엔씨는 IT기업으로 시작해 로봇 자동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첨단 제조 공정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갖춘 기업이다. 최근 동사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현장에 최적화된 스마트 로봇 플랫폼 ‘HCNC-OLP’를 출시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산업용 로봇 대중화를 제안하는 (주)에이치씨엔씨를 취재했다.
(주)에이치씨엔씨 이해정 상무 / 사진. 로봇기술
실사용자를 위한 제조 로봇 플랫폼
자동화, 데이터, AI를 융합한 지능형 산업 플랫폼 전문 기업 (주)에이치씨엔씨(이하 HCNC)가 최근 하나의 통합 OLP(Off-Line Programming)로 이기종 로봇까지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로봇 플랫폼 ‘HCNC-OLP’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 몇 년간 제조 로봇 업계는 로봇 조작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전개해 왔다. 이 같은 트렌드는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제조 로봇의 인식을 전환함으로써 산업용 로봇 보급 확산에 도움을 줬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로봇 산업 추이를 살펴보면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보급·확산돼 왔던 산업용 로봇 애플리케이션이 중소기업 영역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는 동시에, 과거 로봇을 사용하지 않았던 분야에서의 로봇 자동화 도입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노동 시간의 단축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제조 현장의 고령화와 인구절벽으로 인한 노동인력의 급감 등 다각적인 요인으로 산업용 로봇 자동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 자체적으로 생산기술팀이나 보전팀을 보유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운용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간단한 잡 체인지를 위해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로봇 설치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들이 빈번하게 경험하는 불편 중 하나로, 이는 실사용자의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 기술들이 개발된 배경이기도 하다.
스마트 로봇 플랫폼 HCNC-OLP / 사진. 로봇기술
OLP는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로봇 포인트 티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여러 기술 중 하나로, PC 기반의 가상환경에서 로봇의 작업 경로나 공정 등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로봇을 멈추고 티칭 펜던트로 로봇의 작업 포인트를 하나씩 지정해야 하는 포인트 티칭과 달리 생산 중단 없이 작업이 가능하고, 프로그램의 수정이나 전송도 용이하다.
OLP는 로봇 프로그래밍에 있어 다양한 강점을 지니지만, 소프트웨어 비용이 높고 별도의 전문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HCNC는 산업용 로봇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경량화된 OLP 기반 스마트 로봇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누구나 부담 없이 OLP가 제공하는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OLP는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숙련자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티칭을 위해 가동 중인 로봇을 멈출 필요가 없고, 실제 환경에서 로봇을 시운전하므로 부담 없이 경로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사진. 로봇기술
비용 부담 최소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OLP
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이한 HCNC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로봇SI 전문 기업이다. 2024년 기준 매출액 458억 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판교 본사를 비롯해 울산, 대구, 호남, 기흥 등 전국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HCNC의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는 하드웨어 레벨의 자동화 설비 구축 기술과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IT기술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스마트공장 설계 및 구축, 로봇SI, 응용 솔루션 개발 및 유지보수는 물론 ERP, MES, POP, CMMS, SPC, QMS 등 상위단을 구성하는 플랫폼 기술을 실제 필드 레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번 스마트 로봇 플랫폼 또한 HCNC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융합 역량의 결과물이다. HCNC 로봇자동화사업부 이해정 상무는 “HCNC는 IT 전문 기업으로 창업해 자동화 시스템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한 기업으로, 실제 현장에서 하드웨어와 IT 기술을 접목하는 데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장 전체를 모니터링하는 관제 시스템이나 OLP 등 고객사의 현장에 최적화해 경량화 버전을 다수 개발하기도 했다. 그간 현장 맞춤형으로 개발해 왔던 소프트웨어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면서 최근 현장 맞춤형 OLP, 스마트 로봇 플랫폼을 출시했다.”라고 전했다.
HCNC는 최소한의 비용(100만 원 이하)으로 HCNC-OLP를 공급함으로써 고객사의 부담을 덜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BUTECH 2025에서 공개한 HCNC-OLP 데모 시스템. / 사진. (주)에이치씨엔씨
HCNC의 OLP 솔루션인 스마트 로봇 플랫폼은 PC를 이용해 가상환경에서 이기종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군더더기 없이 현장에 필요한 기능만을 집약해 100만 원대 이하로 비용 부담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필요한 기능을 최적화한 만큼 복잡한 숙련 과정 없이도 사용자가 프로그램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온프레미스 방식과 클라우드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HCNC가 제작한 통신 모듈을 활용해 모든 브랜드 및 기종의 산업용 로봇과 호환이 가능하며, HCNC의 로봇 원격 제어 솔루션과도 연동할 수 있다.
이해정 상무는 “HCNC는 작은 프로젝트부터 수천 대 규모의 대형 로봇SI 프로젝트까지 풍부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많은 사업장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로봇 오퍼레이터 부족으로 인한 현장의 애로를 직접 경험했고, 이를 해소하고자 중소기업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OLP를 개발하게 됐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적극적인 R&D로 新시장 공략
그간 HCNC는 자동차, 중공업, F&B,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군에 고객사를 두고 풍부한 레퍼런스를 쌓아 왔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부품 회사의 대형 제조 라인 프로젝트는 물론, 창고 입고부터 생산, 출고까지 아우르는 수십 억 원 규모의 완전 무인 자동화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다관절로봇, 협동로봇을 비롯해 AGV/AMR, 상위단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소화할 수 있다는 차별화로 AI 자율제조(現 AI팩토리) 로봇 실증 사업, 로봇 활용 제조 혁신 지원 사업 등 굵직한 정부 지원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고위험 고소 작업용 다목적 ‘로봇 온 로봇(Robot on Robot)’ 플랫폼 / 사진. 로봇기술
최근 HCNC는 이 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에 없었던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령 최근 전시회를 통해 공개한 수십 미터 높이의 고소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고위험 고소 작업용 다목적 ‘로봇 온 로봇(Robot on Robot)’ 플랫폼은 가반하중 4ton의 초대형 AGV와 베이스 역할의 다관절로봇, 그리고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워크 로봇을 통합한 구조로, 인력 기반의 고소 작업을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AGV와 다관절로봇, 협동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성한 이 시스템은 향후 베이스 역할의 다관절로봇과 작업을 수행하는 협동로봇 사이를 슬라이드로 연결해 더 높은 고소 작업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다른 신사업으로는 화장실 청소가 가능한 습식 상업용 청소로봇도 개발 중이다. 화장실 바닥은 물론 거울이나 세면대, 소변기, 좌변기 등 일반적인 상업용 청소로봇으로 대응할 수 없는 여러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한편 이해정 상무는 “기존에 주력해 온 사업은 물론 새로운 솔루션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인력을 충원하고, 공격적으로 R&D를 추진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만큼 신규 애플리케이션 분야로의 적극적인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