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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MDI(폴리우레탄 원료) 제조 공정 개선 및 고효율 촉매 개발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료 만든다 황성훈 기자입력2024-08-23 11:35:04

사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 최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의 독성 가스(포스겐) 대신 이산화탄소를 사용함으로서 인체·환경적 유해 요소를 줄이고 합성 부산물을 줄여 생산 효율도 높였다. 

 

포스겐은 2016년 누출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는 독성 가스다. 포스겐은 인체에 위해하지만 여러 산업에서 유용해 엄격한 안전기준 속에서 사용 중이다. 놀이터 바닥재, 자동차 내장재, 매트리스 등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제조에도 포스겐이 사용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 연구팀은 최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인체·환경적 유해 요소를 줄여준다. 또한 합성 부산물을 줄여 생산 효율도 높였다. 개발한 공정 모델을 바탕으로 앞으로 공정 규모 확대와 함께 촉매 및 공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2030년 경 실증 테스트를 거쳐 국내 산업계의 MDI 제조 기술력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우레탄은 2가지 원료(폴리올, 이소시아네이트)를 반응시킬 때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며 굳어지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폴리우레탄은 밀도를 조절해 딱딱하거나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폴리우레탄의 2가지 원료 중 이소시아네이트는 종류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TDI(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와 MDI로 나뉜다. TDI는 주로 부드러운 소파·매트리스·자동차 시트 등 쿠션 제품에 많이 쓰이고, MDI는 딱딱한 경질폼부터 말랑한 연질폼까지 두루 사용된다. 경질폼은 열전도율이 낮아 냉장고·LNG 선박·건물의 단열재로, 반경질폼은 차량 대쉬보드·합성가죽으로, 연질폼은 고밀도 매트리스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코팅·접착제로도 사용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이번 연구는 완제품 생산 단계가 아닌 연구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환경 ‘전과정 평가(LCA)’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전과정 평가란, 제품의 원료 채취·생산·유통·사용·폐기까지 전체 과정에서 자원·에너지, 환경 배출 오염물질을 정량화해, 잠재적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석유화학 분야는 복잡한 단계별 공정과 부산물 때문에 데이터 수집 및 시뮬레이션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경 규제 추세로 인해 연구 단계부터 환경적 우수성을 검증·개선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공정별 반응 조건과 결과를 수식화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 평가에서는 주로 기후변화와 인간 신체에 대한 독성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6.1% 감소,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했다.

 

화학연 연구팀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2024년 연속공정 개발과 공정 통합화를 시작으로, 2030년 경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화학 공정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화학공학 저널(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 15.1))’ 2024년 8월과 ‘그린화학(그린 케미스트리, Green Chemistry(IF : 9.3))’ 2024년 7월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시장선도형 CCU 전략제품 생산기술 실증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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