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로봇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로봇이다. 소셜로봇, 반려로봇 등 다양한 형태로 불리고 있는 이 로봇은 저출산, 인구 고령화, 인재부족 등 사회적 현상을 해소하고, 새로운 시장 가치 창출을 거듭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본지는 돌봄로봇의 발전방향과 국내 시장 정책 등을 소개하고, 주요 돌봄로봇 기업과의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기재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개요
지난 2024년 2월, 국내 개봉한 로봇드림(Robot Dream)은 로봇과 주인공의 유대관계를 세심하게 다루며, 우리가 살면서 흘려보낸 수많은 인연관계를 되짚어보고 위로와 고마움을 건네는 영화로 주목을 받았다. 그래픽 노블 로봇 드림(사라 바론 作)을 원작으로 해당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한 파블로 베르헤르(Pablo Berger Uranga)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 가족을 잃더라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그들은 우리 안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삽입된 OST 중 원스원드앤드파이어의 ‘September’가 영화가 끝나고도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 데에는 우리가 성인이 되고 겪었던 사람과의 수많은 이별에 자기회환과 연민, 아쉬움 그리고 추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로봇 드림 포스터 / 사진. 영화사 진진
로봇드림을 보고나면 우리도 언젠가 상호 소통하는 로봇이 개발돼 하루를 공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들기 마련이다. 실제 해당 로봇 시장은 그간 많은 기술 발전과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며 성장을 이룩했는데, 고령 어르신을 보살피고, 장애가 있는 이들 보조하고, 어린 아이와 관계 형성을 추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돼 더욱 확대되고 있는 로봇 가치를 보여주는 주요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돌봄로봇은 소셜로봇, 반려로봇 등 다양한 용어로 정의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원이 지난 2022년 공개한 ‘신체 또는 인지장애 대상 돌봄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불편한 사람의 신체기능 역할 보조(이동, 식사, 배변 활동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일상생활 보조(날씨 정보, 병원 일정, 약 투여시간 등) 및 인지기능 향상 훈련(치매 예방 위한 수학 공부, 그림 맞추기 등) ▲로봇과의 교감 활동으로 정서적 지지, 정신활동 관리(병원 내 주위 환기, 긴장 완화, 동기부여) 등으로 사용목적을 두며, 해당 로봇을 돌봄로봇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본지도 혼동 사용되고 있는 해당 용어를 돌봄로봇으로 정의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 제공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손 내미는 돌봄로봇
돌봄로봇은 사용자와 직접적인 상호작응을 추구하는 독특한 로봇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개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를 ‘계급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열세이며 힘의 우위에서 불평등한 조건에 놓여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 모두를 일컫는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인,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이 포함된다. 돌봄로봇에 적용하는 기능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기초한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결합으로 어르신을 위한 정서적 지원부터 응급 서비스, 치매 예방 교육, 방송 프로그램, 전화 및 알림 설정 등은 물론, 맞벌이 부모로 교류가 제한된 어린이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코딩 교육, 게임 기능도 갖춰가고 있다. 더불어 신체 활동이 제한된 장애인이 이동이나 식사, 배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제적 자립은 이뤘으나 외로움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일반인에게 위로를 전하는 사회적 기능이 부가되면서 돌봄로봇의 사용 범주는 더욱 보편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돌봄로봇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70대 이상 인구는 631만 9,402명으로, 20대인 619만 7,486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도 전년 대비 46만 명 늘어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9%를 차지했다. 국제 기구인 유엔(UN, United Nations)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이상은 고령 사회, 20%이상은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고령 사회를 넘어 근년 내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 사회의 문턱으로 진입한 우리나라지만 여전히 사회 복지 시설이나 실버 케어 산업, 국민 연금과 같은 문제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커다란 발전을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 요양원 설치 가능 지역의 님비현상은 이어지고 있으며, 노인을 부양할 젊은 인재는 찾아보기 드물고, 이러한 인재육성이나 복지서비스 등 경제적, 행정적 지원 또한 포퓰리즘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돌봄로봇은 가격경쟁력, 사회적 취지, 시장 발전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효용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돌봄로봇은 사용자의 음성과 영상을 활용해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감정을 인식하는 등 전반적인 분석 활용이 필요하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은 각각의 신호 모달리티에서 정보를 보안하고 인식 향상을 추구하는 핵심으로 꼽힌다. 이러한 알고리즘 개선은 네트워크 처리 방식으로 복잡성과 연산량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친화적인 상호작용 능력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건강관리 등 부가적인 지원 기능, 메카트로닉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 인구 비율 / 사진. 통계청
글로벌 시장 동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반려 로봇 시장 가치는 114억 4,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25.7%의 성장률로 566억 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2022년 돌봄로봇 시장은 아시아태평양이 52.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으며 향후 북미가 헬스케어 시설 내 로봇 수요 증가, 인프라 구축,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주요 기업 투자 증가 등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고령 인구의 생활 지원을 위한 돌봄로봇 배치가 정부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예측기간인 2030년까지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 정책
돌봄로봇은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대면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사회에 큰 효과를 제공하며 시장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가정, 요양원에 거주하는 이들을 위한 로봇 도입 정책을 적극 추진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지자체는 현재도 기업과 상호 소통하며, 돌봄로봇 도입에 요구되는 다양한 실증과 정책 제안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돌봄로봇은 2017년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에 ‘돌봄로봇 개발・보급’이 포함됐고 2019년에는 ‘제3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국내 주요 돌봄로봇 기업 수요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적극적인 정책 연구 및 수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4대 전략분야로 의료·물류·웨어러블 그리고 돌봄로봇을 격상시켜 기술개발과 보급 지원을 거듭해왔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에 우선 보급하고 실증과정을 거쳐 민간에 확산시키고자 정부 차원에서 현장 시범사업으로 실증연구와 서비스모델 개발을 중개했다. 더불어 ▲돌봄로봇공통제품기술개발 ▲시장창출형 로봇실증사업(로봇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지원) 등을 통해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구매욕구를 유발하고 로봇제품 효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실증을 2023년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정부에서 발표한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에서도 주요 전략(복지) 내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하고, 독거 노인 우울증 예방, 인지능력 증진을 위한 돌봄로봇 보급 확대 및 아동의 언어・정서 발달을 위해 동요・동화구연・율동 콘텐츠 갖춘 AI 로봇 공공 어린이집 보급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능정보기술, ICT 기반의 스마트 서비스 도입 지원을 통해 지역 디지털 전환, 경쟁력 강화, 삶의 질 향상 및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로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039억 원의 예산을 확정짓고 전국 78개 지자체 99개 과제를 실증 보급한다. 여기에 성남시는 국비 101억 원을 포함해 총 126억 원 규모로 로봇 활용 주민생활시설 돌봄 및 교육 서비스 확산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상반기에 2024~2026년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을 발표하며, 지능형로봇 분야의 거시·미시 환경을 고려해 전략품목을 구성한 결과 지능형 물류·배송 로봇, 행동보조용 웨어러블로봇, 돌봄로봇, 푸드테크로봇 등 총 4가지 전략품목을 선정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인체공학적이동보조로봇 플랫폼제조기술 ▲상호작용 기술 ▲통합관제기술 ▲성능 및 안전성 향상 기술 등을 돌봄로봇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기술개발로드맵을 구축해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돌봄로봇 기술개발로드맵 /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시사점
돌봄 로봇은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로봇으로 확장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도화된 지능형 솔루션을 갖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기에 인공지능 기술 확장과 더불어 유연함, 정교함을 갖춘 하드웨어 체계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돌봄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기술적, 행정적, 재정적 한계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초기시장으로 형성된 돌봄로봇이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호 업무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을 구체화하고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적 장치의 보편성을 확장해 실증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가격인하를 위한 개발 협력 등을 꾸준히 검토하고, 지원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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