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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Interview] "지능형 로봇 및 생성형 AI 시대, 서비스로봇 확장 가능성 주목해야"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현정우 책임전문위원 및 한국기계연구원 김철후 선임연구원 의견 전달 김용준 기자입력2024-01-25 09:51:47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학습한 AI 대화형 챗봇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 팩토리, 지능형 로봇, 정밀기계 등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하는 추세이다. 특히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육체노동의 한계 등을 해결하기 위한 지능형 로봇의 필요성 증대와 함께 정교한 제어를 위한 AI 기술 도입이 요구된다, 월간로봇기술은 한국기계연구원이 발행한 기계기술정책지 '지능형 로봇 및 생성형 AI 동향 분석과 시사점'의 저자인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현정우 책임전문의원와 한국기계연구원 김철후 선임연구원과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받았다.

 

(왼족부터)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현정우 책임전문위원, 한국기계연구원 김철후 선임연구원

 

Q. 지능형 로봇과 생성형 AI의 발전 동향을 소개하자면.
현정우. 지능형 로봇은 정보통신(ICT), 첨단 센싱‧제어,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돼 구동되는 형태로,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정밀하고 인간 친화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1990년대 제2의 겨울을 겪었던 AI는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의 딥러닝 기술로 비지도 학습이 가능해진 점, 고성능 CPU의 보급 등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과 인터넷을 통한 대용량의 데이터 확보 등이 어우러지면서 기술 진보가 가속화됐다. 이에 발맞춰 지능형 로봇 역시 딥러닝과 생성형 AI 기술로 인간의 명령과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하며, 한층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Q. 우리나라 로보틱스 경쟁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현정우. 정책기술지 내 국내외 로봇 동향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의 규모가 적은 편이며, 미국과 중국에 비해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제조업의 로봇밀도는 세계 1위를 차지했으나, 아직 핵심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로봇 산업 생태계도 취약함에 따라 상위 국가와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Q. 서비스 로봇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제언한 이유는. 
현정우. 초고령사회,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노동집약적 산업 진출 기피와 같은 우리 사회문제에 서비스 로봇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간호·개호분야, 물류·유통분야, 감정 및 서비스분야, 고위험의 극한작업 등에 대한 인력 대체로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서비스 로봇의 투입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 Gen 2 / 사진. 테슬라


김철후. 서비스로봇은 활용처가 매우 다양하고, 출산율 저하, 고령화 등 인구 문제와 1인 가구 확대, 코로나 팬데믹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실 환경 운용이 어려운 서비스 업종 분야가 많다는 점, 로봇 플랫폼만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 등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가 개선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Q.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기업-기관 간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현정우. 2009년부터 5년마다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실행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16일(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민관합동으로 3조 원 이상 투자해 국산화율 향상과 노동 생산성 증대, 매출 확대 등 경제혁신을 견인하는 민관협력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Q. 한국기계연구원이 해당 기술 관련 진행 중인 연구가 있다면.
김철후.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출연금 사업인 ‘자율작업 및 제조를 위한 핵심 기계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업 작업 공정에 로봇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조 작업 공정에 대규모 언어 모델과 가상환경에 기반한 로봇 작업 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로, 실제 작업자의 말을 로봇의 언어로 번역해 상호 간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작업자가 음성이나 텍스트를 통해 명령하면, 로봇이 작업 순서와 동작을 생성하고 가상공간에서 사전 학습으로 현장에 맞는 최적 작업 지점을 선정해 작업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충북 청주의 전기차 부품 생산업체 공정에 세계 최초로 적용 중이며, 추가적인 업체를 지속 물색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왼쪽부터)삼성전자의 비서로봇 볼리와 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 사진. 삼성전자, LG전자

 

Q. 최근 개최된 CES 2024에서 눈 여겨 본 기업이나 기술이 있다면. 

현정우.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접한 이번 CES 2024에서는 단연 AI 기술이 화두였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돋보인 행사였다고 평가한다. 삼성 볼리(Ballie), LG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공존하는 지능형 로봇이 생성형Ai 기술과 함께 가사 도움과 개인 비서 역할과 더불어 상호 대화까지 가능하다면 개인의 삶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지능형 로봇에 한발 다가섰다고 여겼다. 또한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스트레치(Stretch)는 그리퍼 방식이 아닌 흡착방식으로 물체를 이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다. 로봇 팔 구현에 있어서 난제는 물체의 재질과 강도 등의 특성을 파악해 로봇이 물체를 잡을 때 힘의 강도와 손 모양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이었다. 그리퍼 기반 로봇은 카메라로 물체를 인식해 종류를 파악하고 로봇 손의 모양과 힘의 강도를 조절한 다음 쥐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해당 물체를 오인식한다든지, 힘의 강도를 오계산해 깨진다든지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 한계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스톤다이내믹스에서 선보인 흡착방식이 물체의 재질이나 모양에 상관없이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물류작업 뿐만 아니라, 라스트마일 서비스, 서빙 등의 서비스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가능하리라 본다.


김철후 언론 및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기술들을 살펴보았을 때, 기계학습 등 일반적인 AI를 활용한 제품들은 다수 보였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제품이 눈에 띄진 않았다. 폭스바겐, BMW와 같은 일부 완성차업에서 기존에 개발됐었던 지능형 개인비서 형태의 생성형 AI를 차량용 인포시스템에 접목한 정도였다. 다만, 이번 CES는 AI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였다고 생각되며, 생성형 AI를 접목한 제품들은 빠르면 내년 CES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CES 2024에서 선보인 스트레치 로봇으로 일반적인 그리퍼를 탑재해 픽앤플레이스 하는 모습이 아닌 흡착방식으로 특정 위치에 박스를 이송하고 있는 모습 /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Q. 로봇과의 공존 시대에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현정우.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사의 아메카(Ameca)에게 AI가 인간에 미칠 최악의 상황을 질문했을 때 로봇이 강력해져서 인간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한 사항이나 미공군 훈련에서 드론이 인간을 방해물로 간주하고 공격한 사건을 보면 로봇의 공격성에 대해 많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AI모델을 제작할 때, 편향되거나 잘못된 데이터로 학습시킬 경우 오류 결과값을 도출해 내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의 결과이다. 따라서 정제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며, 잘못된 데이터 학습으로 로봇을 악용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자나 개인의 AI 윤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철후. 인간과 로봇 권리 책임에 대한 명확한 법제도의 기준 마련과 더불어 인간-로봇 상호작용에 필요한 윤리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일례로, 지난 해 2월 발표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레벨2 자율주행으로 인한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0개월간 총 39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됐으나 아직까지 현행법상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율주행차와 같이 로봇의 사회적 보급이 확대된다면, 로봇과 인류가 함께함에 있어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해나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사의 아메카(Ameca). 지난 해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善)을 위한 AI’ 포럼에서 이 로봇은 '창조자에게 반항할 거이냐'라는 물음에 짜증섞인 표정을 내지으며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 사진. Ameca

 

Q. 로봇업계에 전할 말.
현정우. 제조로봇 시장에 집중되면서 외부환경 인식, 상황판단, 자율동작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핵심부품의 국산화, 가격경쟁력 면에서 미진한 발전을 이뤄왔다. 산업대전환, 디지털전환, 인공지능전환 등 새로운 기술에 의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 그리고 물류배송, 조리, 휴먼케어, 돌봄 등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단계인 만큼 기술력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Monthly Focus] 지능형 로봇 및 생성형 AI 동향 분석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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