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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향]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 및 기술 동향 기술 경쟁력 향상 및 규제 개혁 필요 임찬웅 기자입력2024-01-25 10:14:42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은 선형경제의 틀을 넘어 순환경제가 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기존 일회용품 위주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에서 벗어나 고기능성 제품 확대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회용품업사이클링을 통한 탄소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수이며 관련 시스템 간 긴밀한 협조가 수반돼야 한다. 본지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 및 기술 동향 분석을 소개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하 생분해성 PET) 산업은 기후 위기 극복, 탄소 중립,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등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생분해성 PET 산업 육성이 필수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당 산업은 ▲원료 산업 ▲가공산업 ▲수거·처리 및 탄소순환 사업까지의 긴밀한 순환 체계가 필수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생분해성 PET는 주로 ‘Food Contact’가 이뤄지는 봉투, 스푼, 빨대 등 일회용품 시장과 통상적으로 회수나 유실 가능성이 높은 생분해성 멀칭 필름, 어망, 어구, 등 농어업 제품 시장으로 형성돼 있다. 추가적으로 해외에서는 정수기 필터, 고발포 폼, 차량용 플로어 매트 등 고기능화를 통해 비교적 장기간 사용되는 부품·소재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적용 제품 / 자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또한 생분해성 PET 제품의 사용 후 수거-회수-탄소순환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탄소순환 모델(물리적·화학적·유기적 재활용)’이 반영된 기술 역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 및 순환 경제의 기술적 측면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생분해성 PET와 관련한 많은 정책이 수립되며 탄소 중립, 자원순환 등 생분해성 PET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도시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전용 수거, 처리, 에너지 자원화 기술 개발 및 실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동향
유러피언바이오플라스틱협회(European Bioplastics)에 따르면, 생분해성 PET의 생산 능력은 2022년 114만 톤에서 2027년 356만 톤으로 연평균 23%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분해성 PET 중 바이오 기반인 PLA와 PHA의 생산 능력은 2022년에 각각 45.9만 톤과 8.7만 톤이었다. 2027년에는 238.4만 톤과 50.6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석유계 생분해성 PET인 PBAT와 PBS는 정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생분해성 PET가 포함된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은 고기능성이 요구되는 자동차·운송, 전기·전자, 경질 포장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글로벌 생산 능력 / 자료. european-bioplastics.org/market

 

국내외 시장 현황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계열 플라스틱이 바이오화학 소재로 대체되고 있다. 추후 국내 생분해성 PET 원료의 생산 능력은 2019년 2.3만 톤에서 2025년 32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해양 쓰레기 문제 같은 글로벌 환경 이슈와 국내 화이트바이오 산업(White Biotechnology)에 대한 육성 정책 등은 국내 생분해성 원료 생산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고기능성이 확보된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생분해성 PET 원료 생산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생분해성 PET의 상용화를 이뤄 내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 중이다. 현재 Bio-PET, Bio-PU, Bio-PE 등을 활용한 제품에 대한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


그에 반해 국내 시장의 경우, 소재 및 원료 측면에 있어서 여전히 다수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정책이나 경제성 등의 이유로 사업화 진행이 어려웠다는 현실을 기저로 두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대기업 중심으로 국산화를 위한 다양한 소재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단계에까지 진입했으며, 탄소순환 기술 개발과 병행해 진행 중이다. 요컨대, CJ제일제당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생산 기술 다변화와 국내외 산·학·연 체계 구축 ▲산업·국가 정책적 R&D 지원 ▲해외 유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업화 등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도국 대비 3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생산 고도화와 상용화가 필요하기에 생분해성 PET 인증 체계를 지원하거나 탄소순환 및 실증 기술 분야 관련 수요자 맞춤형 정부 차원 방식의 적극적인 정책적 전략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생분해성 PET 탄소순환 관련 기술 수준 및 격차 / 자료.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기술 동향
생분해성 PET 탄소순환 기술은 크게 화학적 재활용과 유기적 재활용으로 나뉜다.
화학적 재활용은 전통적인 플라스틱 회수 시스템이나 렌탈, 배송 시스템 등 폐쇄형 수거 시스템(Closed-Loop)을 통해 사용 후 생분해성 PET 제품을 회수하고 화학적 해중합(Depolymerization)과 재중합 공정을 거쳐 고품질의 생분해성 PET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재 PLA 소재 기반으로 재활용 기술이 상업화되고 있다.


유기적 재활용은 크게 바이오가스화와 퇴비화로 구분된다. 바이오가스화는 생분해성 PET와 유기성 폐자원(음식물 폐기물, 정원 폐기물 등)의 통합 혐기소화(Anaerobic Digestion)을 통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유용 자원화(연료, 전기, 퇴비 등)하는 탄소순환 기술이다. 생분해성 PET 제품은 대부분 Food Contact가 이뤄지는 일회용품에 주로 사용된다. 다만 기존 물질의 재활용 체계에 편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기적 재활용(Organic Recycling) 순환 경제 체계 도입과 혐기성 분해 방식으로 생분해성 PET를 동시에 분해 및 처리하는 국내 기술의 개발과 실증사업이 필요하다.


퇴비화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생물이나 박테리아 등이 나뭇잎, 음식물 폐기물과 같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호기성 과정으로, 영양분이 풍부한 토양 개량적인 ‘퇴비’를 생성하는 자연의 자원순환 프로세스다. 형성된 퇴비는 탄소 격리(Carbon Sequestration)를 하며 대기 중 이산화 탄소를 감축시킬 수 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토양의 구조 및 영양소를 보완하고 침식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수분 유지, 홍수 완화 등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어 그 중요성이 각광받고 있다.

 

탄소순환 사례
현재 국내 여러 기업 및 기관이 생분해성 PET를 활용한 탄소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대학교와 이솔산업은 사용 후 회수된 PLA, PHA 원료 기반 생분해성 일회용품을 혐기소화를 통해 바이오가스화하고 정제 후 인천대학교 기숙사 난방 연료로 활용하는 과기부 실증특례사업을 2023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에코패키지솔루션(EPS)은 송도맥주축제,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등 인천시 내 주요 행사에서 PLA 사용 후 전용 회수함을 통해 분리 배출된 컵과 보틀을 세척·분쇄해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에 사용되는 원료로 탄소순환에 나서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PBAT/CNC 복합체를 개발 적용한 응원 도구, 일회용 봉투 등 10종의 시제품을 울산시 문수야구경기장을 시범단지로 해 사용 후 회수된 시제품을 퇴비화하는 순환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시 매립지의 필드 테스트를 통해 촉진 분해 및 독성 안전성 검증을 병행해 국내 퇴비화를 통한 탄소순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고기능 제품 개발 사례
고기능 생분해성 PET 제품 개발 역시 국내외 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영국 TAPP2는 하우징에 PLA 기반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하고, 필터 역할을 하는 카본 블록은 코코넛 껍질 기반 리필 카트리지를 사용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미국 UV Care는 모든 부품이 6개월 이내 90% 이상 생분해되는 공기청정기 헤파필터를 출시했다.
독일 바스프(BASF)는 생분해성 원료에 펜탄을 충전해 비드법 발포 폼을 개발했으며, EPS와 EPP의 중간 수준의 열전도율의 성능을 구현했다.


국내의 BGF에코솔루션 역시 PLA 기반 항바이러스 기능을 갖는 압출법 폼을 상용화했고, 5~10배 수준의 저발포 비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BGF 에코솔루션 압출법 발포 폼 / 자료. BGF 에코솔루션

 

삼양이노켐은 옥수수 같은 바이오매스에서 추출 가능한 ‘이소소르비드(ISB)’를 상용화했다. 가존의 석유 유래 소재인 생분해성 PET PBAT의 단점을 개선한 PBIAT 생분해성 PET를 개발한 것이다. 이는 이소소르비드를 함유해 기존 PBAT보다 더 강하고 질긴 특성을 나타낸다.


휴비스(HUBIS)도 재생 PET에 바이오 고분자를 개질(Reforming)하고 공중합 과정을 거쳐 생분해 가능한 폴리에스터를 생산했다. 특히 바이오매스 함량을 늘릴수록 생분해 속도가 우수하며, 물성의 조절이 가능할 뿐 아니라 내구성·내열성·생분해 속도 조절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또한 기존 PLA의 사용 수명이 6~12개월 정도인 반면, 생분해 PET 수명은 4~10년이다.

 

국제 표준(ISO) 개발 동향
2022년 11월 일반 PET뿐만 아니라 생분해성 PET 및 기타 유기 재료 등 광범위한 화학 물질의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지침과 요구사항이 반영된 회수 가능한 유기성 자원에 대한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 국제 표준을 2024년 제정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
또한 2020년 이후 생분해성 PET 분야의 시험 표준은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해양 분야의 생분해도 평가, 해양 생태계 기반 독성 안전성 평가, 실제 해양에서의 실 환경 붕괴도 실증 평가 방법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경우 2023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에코지원순환센터와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가 협력해 해양 퇴적물을 접종원(Inoculum)으로 해 호기성 미생물과 혐기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C1 가스를 검출하고 평가하는 호·혐기복합 생분해도 시험법 국제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제품 표준의 경우 최근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연 토양 조건과 퇴비화 조건에서 분해되는 제품에 대한 개발 및 제정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다양한 분해 조건에서의 생분해도, 붕괴도, 생태독성 시험법이 개발 완료됐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의 국제 표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생분해성 PET 산업은 기후 위기 극복, 탄소 중립,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등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산업으로, 유기적·화학적·물리적 재활용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고 탄소순환 실증을 통해 검증 기술이 마련된다면 국내 생분해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해외 시장 선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일회용품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생분해성 PET 산업이 고기능화를 이루고 비교적 장기간 사용 후 회수될 수 있는 생분해성 PET의 제품화를 통해 국내외적인 신시장 창출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해양 분야의 생분해도 평가, 생태, 독성 평가, 실 환경 실증 평가 방법이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 이상, 이를 기반한 해양 생분해 제품 인증제 시행과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국제 협약 및 지침 제정 동향을 고려할 때 해양 생분해성 원료 및 제품 R&D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특히 ISO 중심으로 다양한 분해 조건에서의 생분해 제품 표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신산업 창출과 표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품 기반의 국제 표준 개발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저자. KEIT 한정우 화학공정PD, KCL 김대훈 수석
         KRICT 전현열 선임, 충남대학교 구준모 교수
         KEIT 김현승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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