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사출성형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생산 부진과 해외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하던 일본 사출성형기 생산은 최근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EV 모빌리티 수요와 이차전지 분야 복합 부품 생산 증가로 다시 순풍을 타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일본의 사출성형기 시장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며 시장 돌입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계획해야 한다.
생산액 추이
사출성형기(Injection Molding Machine)는 열을 가해 용융 상태의 열가소성 또는 열경화성 플라스틱, 고무 등의 재료를 노즐을 통해 두 개의 금형 사이에 주입해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성형·생산하는 기계를 지칭한다.
일본 사출성형기의 2022년 일본 내 생산액은 1,393억 9,100만 엔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등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일본 내 자동차 생산 부진, 해외 수출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내 사출성형기 생산액 추이 /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주식회사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의하면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2년 95억 달러로 시작해 2028년에는 11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특히 이차전지 분야에서 수지 부품, 금속과 수지의 복합 부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EV)는 주행거리와 배터리 중량이 비례하기 때문에,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서는 배터리 중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또 제동 성능 제고에도 경량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배터리의 금속 부품을 수지 부품으로 대체하거나 금속 및 수지의 복합 부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지 부품으로 이뤄진 이차전지 내부 모습 / 자료. 닛케이크로스텍
출하 대수
일본 사출성형기 출하 대수는 2021년를 정점으로 거의 모든 톤 수의 출하 대수가 감소했지만 1,000톤 이상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특히 2020년 60대를 수출 했지만 2022년에는 119대로 거의 2배 정도 수출이 증가했다.
대형 사출성형기 메이커 관계자는 “2023년 수출 비중은 많이 줄었지만 일부의 메이커로부터는 EV 차량 관련된 사출성형기의 문의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도 각 사출성형기 메이커는 전기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 공장설립 및 신제품 출시를 하고 있다.

일본 사출성형기 출하 대수(단위 : 대 수) / 자료. 일본산업기계공업회
일본 주요 사출성형기 제조회사는 약 30개 사가 있으며, 2017년 기준 상위 8개 회사, 스미토모중공업, 닛세이수지공업, 화낙, 일본제강소, 우베흥산기계, 시바우라기계, 도요기계금속이 점유율 66.6%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니가타머신테크노, 와타야제작소, 마츠다제작소, Sodic, 6SANJO, Hishiya, Kawaguchi 등과 같은 기업이 있다.
한 사출성형기 전문 컨설팅 대표는 인터뷰에서 “일본 사출성형기 메이커는 정밀 부품을 성형하는 중·소형기 제조가 강하지만, 최근에는 대형기 제조도 눈에 띈다”라며, “당분간 경기 침체로 플라스틱 사출성형기의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이차전지용 대형 사출성형기에 대한 출시가 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예컨대, 시바우라기계는 2023년 10월, 최상위 모델이자 초대형기 3,000톤 클래스의 ‘EC3000SXIII’를 출시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개발 경쟁이 가속되고 있어 자동차 차체를 경량화하기 위해 대형 수지 부품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닛세이 수지 공업은 2020년에 인수한 이탈리아 최대의 사출 성형기 메이커 NEGRI BOSSI와 공동 개발한 사출성형기 3,000톤을 2024년에 출시한다. 주로 자동차 대형 계기판 부품 제조를 위한 대형 사출성형기이다. 아울러, JSW는 전기차용 부품 등의 수요 확대에 대응해 100억 엔 이상 일본 내 공장설립에 투자를 발표했으며 2026년 3월부터 가동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동양기계금속은 일본에서 2022년 10억 엔을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했다. 전기자동차가 확대되고 있는 자동차 이차전지 업계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1,000톤급 중형기의 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에서는 엔진 부품 등의 성형으로 대형 사출 성형기가 필요했으나 최근 이차전지 수요로의 ECU의 외장, 센서기기 등의 부품에 1,000톤급 성형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동향
일본의 2022년 사출성형기 수입액은 720억 4,300만 엔이며,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다.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0%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으로부터는 2022년 59억 9,800만 엔을 수입했는데, 이는 전체 수입액 중 8.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2019년 이후 한국 수입액 비중은 소폭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출성형 수입 현황(단위 : 백만 엔) / 자료 : 재무성
해외 업체 일본 내 영업 현황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해외 사출성형기 회사는 직접 지사를 설립하거나, 일본 상사를 통해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판매 이익률이 하락한 점 등으로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해 온 기업들이 많다.
이와는 달리, 중국 하이텐(Haitian)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텐은 2001년 부도가 난 일본 니가타머신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2017년에는 니가타하이텐성기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현지 전시회 정보
국내 사출성형기 관련 기업이 일본 시장 진출을 고려할 경우, 단순히 일본 사출성형기 시장 전체를 타겟으로 한 일차적인 접근보다도 현지 시장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수집을 기반으로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본 사출성형기 시장에 대한 보다 자세하고 전문적인 정보수집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에, 효과적인 접근 방법 중 일본 내 개최되는 전시회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겠다.
특히 지난 11월 28일(화)에서 12월 2일(토)까지 5일간 일본 도쿄 지바현 소재 마크하리 멧세에서 개최한 ‘제 10회 국제 플라스틱 페어(IPF Japan 2023)’는 일본 사출성형기 시장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 3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올해 778개 사가 참가했고, 약 43,676명의 참관객이 방문했다. 해당 전시회는 일본 사출성형기 제조 기업은 물론 ▲사출성형기 부품 제조 ▲플라스틱 금형 장비, 자재, 부품 제조 기업 ▲플라스틱 재활용 폐기물 처리기기 제조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플라스틱 전문 기업들이 참가하는 행사이다.
그 외에 일본 도쿄에서 매년 개최되는 ‘도쿄 고기능 플라스틱 박람회(Hghly-functional PLASTIC EXPO Tokyo)역시 훌륭한 접근 루트로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전시회는 올해 10월 4일(수)부터 10월 6일(금)까지 3일간 도쿄 마크하리 멧세에서 개최됐으며,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와 사출성형기를 포함한 기능성 플라스틱 및 최첨단 소재 기술 개발 기업들이 참가했다.
시사점
이차전지분야에서 수지 부품, 금속 및 수지의 복합 부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플라스틱 사출성형기뿐만 아니라 관련된 금형, 주변기기 제조회사는 이차전지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기차 수지 부품의 사용 증가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제품 형상이 복잡하여, 3차원 형상과 국소적으로 얇은 성형 제품이 요구된다. 제품 형상이 복잡해지면 금형의 냉각 배관 설계도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성형 기술의 고급 관리가 요구된다.
I사 대표는 인터뷰에서 “일본 사출성형기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하여 이익율이 한자리 숫자에 머물고 있어 단순한 사출성형기 판매로는 시장 확대가 어렵다”라고 언급하며, “해외 메이커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타겟으로 하기 보다는 일부 분야의 고객을 한정하여 그에 맞는 사출성형기를 제안하는 것이 시장 진입 및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