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과 물류 분야는 로봇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로, 최근에는 3D비전의 등장과 AGV/AMR 시장의 급성장으로 로봇 적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6월 14일(화)부터 17일(금)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포장기자재전(KOREA PACK 2022) 및 2022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2)에서 이 같은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본지에서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로봇 관련 기업들의 핵심 기술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포장·물류 분야의 로봇기술 동향을 조망한다.
하이로보틱스의 A42T(사진. 로봇기술)
지난해부터 로보월드나 SF+AW와 같은 로봇 및 자동화 관련 전시회에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물류 자동화 업체들의 참가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조는 이번 KOREA MAT 2022에서 정점을 찍었다.
쿠팡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의 주도로 유통 분야의 물류 자동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계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거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약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전 세계 AMR 시장에서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AMR을 판매해온 긱플러스가 지난해 11월 국내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ACR(Automated Case Handling Robot System) 부문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로보틱스가 국내 지사를 설립한다. 또 다른 메이저 브랜드인 하이크비전의 물류 로봇 자회사 하이크로보틱스도 이미 국내에 거점을 마련한 상황이다.
이들은 국내에 거점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국내 대형 이커머스 및 유통 기업들의 물류센터에 대규모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던 상황으로, 유통 물류 자동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뚜렷해지는 현 시점에 로컬 거점 확보는 필연적인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긱플러스코리아가 선보인 팝픽(사진. 로봇기술)
전 세계 유통물류 AMR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긱플러스이지만, 분류를 다단 트레이를 AMR에 탑재한 셔틀 형태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으로 한정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가령 ACR이라는 명칭으로 다단 트레이 탑재형 셔틀을 세계 최초로 소개한 하이로보틱스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이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전 세계에 400개 이상의 레퍼런스를 구축했다. 심천에 본사를 두고 동관에 제조공장을 구축해 AMR 생산에서부터 물류 시스템 설계, 설치, 사후관리까지 진행하고 있는 하이로보틱스는 일본, 홍콩,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에 현지 거점을 두고 있으며, 연내 국내에도 지사 설립을 계획 중이다. 이번 KOREA MAT 2022에서는 자사의 베스트셀러인 ACR 모델 A42의 텔레스코픽 타입(이하 A42T)을 이용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과 ACR이 바로 도킹해 적재된 박스를 한 번에 피킹존으로 투입할 수 있는 하이포트(Hi-port)를 전시했다.
하이로보틱스의 ACR 물류 자동화 시스템(사진. 로봇기술)
A42T는 최대 10m 높이까지 토트박스를 탑재할 수 있는 ACR로, 층고가 높은 대형 물류센터까지 커버할 수 있는 로봇이다. 또한 텔레스코픽 타입으로 설계돼 방화셔터가 설치된 구역과 같이 물류센터 내 층고가 낮은 지점에서도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도록 높낮이를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한편 하이로보틱스의 표준에 부합하기만 하면 사용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토트박스나 물류 보관 랙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하이로보틱스의 하이포트는 ACR이 가져온 다단 트레이를 한 번에 로딩할 수 있다. (사진. 로봇기술)
이날 하이로보틱스가 선보인 또 다른 물류 시스템 하이포트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GTP 시스템보다 더 많은 물동량을 요구하는 대량다품종 피킹 작업에 특히 유리하다. 일반적인 ACR 시스템이 셔틀에 적재된 토트박스를 포크가 하나씩 밀어내는 형태라면, 하이포트는 ACR이 설비에 도킹했을 때 한 번에 모든 토트박스를 언로딩하고, 보관하다가 컨베이어에 빈 공간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하나씩 투입해주는 시스템이다. 작업자가 피킹을 마무리한 빈 토트박스를 다른 쪽 로더에 투입하면 ACR이 다시 빈 토트박스를 한 번에 이송한다. 5초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복수의 토트박스를 로딩/언로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적은 숫자의 ACR로 물류센터 운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로보틱스 김무웅 총괄이사는 “컨베이어 부하 요인을 제외하고 로봇이 끊임없이 토트박스를 공급해준다는 가정 하에 시간 당 600개의 토트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줄 코멘트] 하이로보틱스 김무웅 국내영업총괄이사
“세계 최초로 ACR을 개발한 하이로보틱스는 징동닷컴을 포함해 세계적인 이커머스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으며, 400개 이상의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중국 내에서 철저하게 시스템을 검증했고, 지난해부터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
또 다른 물류 자동화 분야 공룡 브랜드인 긱플러스의 솔루션도 이번 전시회에 등장했다. 이날 전시회에서 긱플러스코리아는 지난 SF+AW 2022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피킹 스테이션 팝픽(PopPick)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상단 사진)팝픽의 후면 모습. AMR이 물류창고에서 필요한 랙을 팝픽에 가져오면 팝픽이 자동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이 담긴 토트박스를 피킹존(하단 사진)에 배출한다. (사진. 로봇기술)
팝픽은 피킹 스테이션에서 작업자들이 보다 빠르게 피킹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올인원 피킹 시스템으로, 피킹 작업과 저장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물류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AMR이 랙을 팝핍으로 이송해오면, 팝픽은 적재·보관된 다수의 토트박스에서 작업자가 필요로 하는 토트박스만을 선택해 작업 스테이션으로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