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과 물류 분야는 로봇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로, 최근에는 3D비전의 등장과 AGV/AMR 시장의 급성장으로 로봇 적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6월 14일(화)부터 17일(금)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포장기자재전(KOREA PACK 2022) 및 2022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2)에서 이 같은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본지에서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로봇 관련 기업들의 핵심 기술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포장·물류 분야의 로봇기술 동향을 조망한다.
유일로보틱스의 협동로봇과 다관절로봇을 이용한 컨베이어 데모 시스템(사진. 로봇기술)
포장 설비 기업들이 공정 라인에 성공적으로 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로봇이나 비전, AGV/AMR 등 혁신제품을 잘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포장 설비 기업들의 파트너로서 포장 자동화 라인 혁신을 함께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종래의 포장·물류 라인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메이저 메이커들의 다관절로봇들이 주로 사용됐다. 이 로봇들은 뛰어난 퍼포먼스와 범용성을 무기로 오랫동안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라인 설비를 구축하는 시스템 공급사의 요구에 빠르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있어 왔다. 올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유일로보틱스는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KOREA PACK 2022에서 유일로보틱스는 다관절로봇과 협동로봇을 이용한 컨베이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분야에서는 일반적인 데모 시스템이지만, 포장 설비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로봇 메이커들 사이에서 색다른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유일로보틱스의 다관절로봇(사진. 로봇기술)
현 시점에서 유일로보틱스가 공략하는 시장은 니치마켓이다. 산업용 로봇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메이저 메이커들의 경우 소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 대응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로보틱스는 페이로드 기준으로 3/6/12㎏의 협동로봇과 90㎏까지 핸들링 가능한 다관절로봇을 라인업으로 구비하고 있으며, 다관절로봇의 경우 페이로드 120/210㎏ 모델도 근시일 내 추가할 계획이다.
[한 줄 코멘트] 유일로보틱스 장응하 이사
“유일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협동로봇과 다관절로봇을 두 개의 축으로 삼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해나갈 것이다.” |
유일로보틱스가 새로운 국산 로봇을 포장·물류 업계에 선보였다면 한국엡손의 시스템파트너인 텔콤씨앤에스는 검증된 엡손의 하이엔드 라인업 G시리즈의 진화판인 GX시리즈로 컨베이어 트래킹 데모를 구현했다.
텔콤씨앤에스는 엡손 스카라 로봇과 주사위로 재치 있는 컨베이어 트레킹 데모를 선보였다. (사진. 로봇기술)
엡손의 하이엔드 스카라 로봇 모델인 GX8과 주사위를 이용한 이 데모는 영문과 눈금이 새겨진 주사위를 이용해 물류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컨베이어 트래킹 작업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주사위를 GX8이 3개의 트레이에 분류해 담는 작업을 수행했는데, 영문이 새겨진 주사위로는 ‘EPSON SCARA ROBOT’이라는 문구를, 눈금이 새겨진 주사위는 1~6까지 가지런하게 정렬을 하는 데모이다. 각 트레이에 이미 픽 앤 플레이스 작업이 완료된 잉여 주사위는 세 번째 트레이로 분류된다.
텔콤씨앤에스가 전시한 비전 검사 장치(사진. 로봇기술)
한편 토모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물류 분야의 3D비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로아스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물류 시장을 겨냥해 2022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2)에 참가해 자사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메크마인드 3D비전을 이용한 디팔레타이징&팔레타이징 솔루션과 소포 피킹 시스템, 그리고 로봇으로 피킹 작업을 수행하는 GTP존 데모 시스템을 선보였다.
메크마인드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팔레타이징 및 디팔레타이징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들로부터 꾸준히 선택받고 있는 3D비전 브랜드이다.
로아스는 3D비전과 다관절로봇을 이용해 GTP존의 완전 자동화를 구현했다. (사진. 로봇기술)
불특정한 형태와 위치의 소포를 핸들링하는 소포 피킹 데모(사진. 로봇기술)
이날 전시회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GTP존 데모였다. 일반적으로 GTP 시스템은 AGV나 AMR이 물품 운반을, 작업자가 제자리에서 피킹을 담당하는 구조인데, 로아스는 자사가 보유한 메크마인드 3D비전과 다관절로봇을 이용해 피킹 작업까지 자동화해 GPT 시스템의 완전 자동화를 데모로 구현했다.
[한 줄 코멘트] 로아스 김광일 부사장
“메크마인드 3D비전은 대부분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이 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연동은 단순한 비전-로봇 캘리브레이션이 아닌, 3D비전이 마스터가 돼 직접 로봇을 제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
어뎁트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면서 FA부품에서부터 로봇 시스템까지 자동화 생태계를 완성했던 오므론은 이번 전시회에서 새로운 AMR 라인업을 공개했다.
오므론의 고가반하중 AMR HD시리즈(사진. 로봇기술)
이전까지 오므론은 최대 250㎏의 페이로드를 지닌 LD시리즈를 주력으로 AMR 시장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서는 1.5톤까지 운반할 수 있는 고하중용 AMR인 HD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보다 넓은 영역에 자율주행 기반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 공급 역량을 과시했다.
오므론 AMR의 중요한 특징은 높은 수준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진. 로봇기술)
오므론 AMR 솔루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고도로 발전된 형태의 군집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플릿 매니저(Fleet Manager)라고 불리는 오므론의 AMR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하나의 서버 내에 존재하는 단일 지도에서 각기 다른 사양의 LD/HD 모델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병목 구간에서 잠시 멈췄다 진행하라”와 같이 단순하게 명령을 내리는 개념이 아닌, 에어리어 내 AMR들이 자기의 위치와 경로를 상호 간에 공유하고, 다른 동료 AMR의 움직임을 파악해 스스로 회피 경로를 생성하면서 자율주행하는 고도의 매니지먼트를 제공한다.
협동로봇을 탑재한 오므론의 AMR 시스템(사진. 로봇기술)
이는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작업 효율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RCS(Remote Control System) 상에서 AMR의 배터리를 관리하려면 개별 AMR마다 배터리 잔량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완충하도록 사전에 세팅을 한다. 반면 플릿 매니저 환경에서는 불특정한 복수의 AMR 중 한 대는 상시로 배터리가 완충된 상태를 유지하고, 배터리가 소모된 다른 AMR과 교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줄 코멘트] (왼쪽부터) 한국오므론 강명철 책임, 김다은 책임
“새롭게 선보인 HD시리즈를 통해 2차 전지 원자재 이송과 같은 신규 시장에 오므론의 AMR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