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2018년 기준 약 469억 달러 규모를 달성했다. 플라스틱 용기, 컵, 포크 등에서 시작된 바이오 플라스틱 대체 움직임이 최근 자동차 부품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유수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바이오 플라스틱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자동차 관계사들의 바이오 플라스틱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
※ 자료 : KOTRA 해외시장동향(http://news.kotra.or.kr)
1. 미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현황
국제적으로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컵, 포크,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규제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8년 9월 20일 일회용 빨대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인 Assemble Bill No.1884을 실행했다. Assemble Bill No.1884 규제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의 모든 풀 서비스 레스토랑(Full-Service Restaurant, 주문부터 계산까지 모든 서비스를 종업원이 책임지는 식당)에서는 고객이 요청하지 않는 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친환경 소재인 곡물, 사탕수수 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빨대는 규제에서 제외되나, 미세한 양이라도 화학 물질이 첨가될 경우 규제 대상이 된다.
캘리포니아주 외에도 워싱턴, 뉴저지, 플로리다 주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스타벅스, 월트 디즈니, 아메리칸 에어라인, 하얏트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화학 플라스틱 사용 금지에 동참하고 있다.
2. 자동차 부품도 바이오 플라스틱 시대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화학 플라스틱 사용 축소 움직임이 점차 자동차 산업과 같은 제조업으로도 퍼져가고 있다.
Plastic Industry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약 2,700만 대의 자동차가 폐차되며, 차체의 약 84%는 재활용되지만 나머지 16%는 매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류는 재활용되는 반면, 플라스틱, 고무, 폴리에틸렌, 폴리우레탄과 같은 석유화학 물질을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매립되고 있어 이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헤드라이너, 시트, 트렁크 라이너, 에어필터 등 자동차 인테리어 부품을 위주로 콩,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플라스틱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3.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현황
IBIS Worl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의 총 규모는 약 469억 달러에 달한다. 세부 세그먼트별 비중은 △패키징(Packaging) 58% △섬유 및 소비재(Textiles and Consumer Goods) 18% △기타(Others) 13% △교통 및 건설(Transportation and Construction) 11% 순이다.
주요 기업을 살펴보면,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기업 중 NatureWorks LLC 가 8.4%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NatureWorks 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곡물 업체인 Cargill에서 시작된 기업으로, 현재 PTT Global Chemical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 NatureWorks의 주요 생산 품목으로는 옥수수에서 PLA수지를 추출해 만든 바이오플라스틱인 Ingeo이다.
이 외에도 FkuR Plastics Corporation가 3.3%, Corbion NV가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 독일에서 시작된 FkuR Plastics Corporation은 2010년 미국 텍사스 주로 사업을 확장해 PLA(Poly Lactic Acid), PHA(Poly Hydroxy Alkanoates), PBS(Poly Butylene Succinate)와 같은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기업인 Corbion NV는 PET Precursor(반도체 전구체), FDCA(Furan Dicarboxylic Acid),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등을 생산한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구성표
자료. IBIS World(2019. 5. 5)
4. 바이오 플라스틱의 종류
바이오 플라스틱 중 전분(Starch Based)이 34.1%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셀룰로스(Cellulose Based) 26.3%, 합성(Synthetic) 22.6%, 글루코스(Glucose Based) 17.0% 순으로 활용된다.
전분은 밀, 감자 및 카사바 등에서 추출되며, IBIS World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함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화학적으로 변형된 식물성 물질 Cellulose Acetate(셀룰로스 아세테이트)는 주로 목재 펄프, 삼, 목화에서 추출되고, 글루코스 바이오 플라스틱은 Polyhydroxibutyrate에서 파생됐으며, 박테리아 발효 과정에서 생긴 자당(Sucrose)에서 추출된 포도당 기반의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이 외 사탕무, 감자, 밀 등에서 추출한 젖산(Lactic Acid)에서도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를 얻을 수 있다.
5.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바이오 소재 사용 사례
1) 현대자동차
대표 수소차 모델인 넥쏘(Nexo)의 인테리어 내장재 주요 소재로 바이오 플라스틱과 패브릭, 식물성 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넥쏘(사진. 현대자동차)
2) 현대모비스
Soul 전기차와 Nero 모델용 운전석 모듈 스킨의 주요 소재로 사탕수수 줄기 당분을 화학 처리해 생산되는 바이오-폴리에틸렌을 사용한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는 가죽 질감을 살리는데 도움을 주며, 기존 석유화합물의 약 25% 가량을 대체했다.
야자 열매 씨앗 오일 추출물을 활용한 에어백 커버(사진. 현대모비스)
3) 포드
포드는 콩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 폴리우레탄을 시트 쿠션, 시트백, 헤드아이너에 이용할 전망이다. 또한 H.J. Heinz Company와 함께 토마토 섬유(줄기 및 씨앗)를 화학 처리해 차량 배선 브래킷, 동전 및 컵 홀더와 같은 부품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이 인터뷰를 진행한 포드의 엔지니어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다 해도 품질, 기능, 내구성이 하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기존 화학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을 가진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가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4) 도요타
도요타는 전체 플라스틱 부품 중 약 20%를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기 위해 수년간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힘써오고 있다. 신소재가 활용될 부품으로는 스카프플레이트, 헤드라이너, 시트 쿠션 및 기타 내부 차량 부품이 있다.
지난 2011년, 80%의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한 도요타의 사이(Sai)(사진. 도요타)
6. 시사점
바이오플라스틱이 운전자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 부품에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화학 플라스틱만큼 품질, 기능, 내구성 측면에서 뛰어난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바이오플라스틱 제조기업과 완성차 및 글로벌 부품사 간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협력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헤드라이너, 컵 홀더 등 신소재 적용이 용이한 인테리어 부품을 위주로 바이오 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파워트레인, 엔진, 섀시, 바디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기존의 요식업, 의류 업계에서는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실제로 친환경주의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에게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를 하면서 매출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 또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면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