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오는 2020년 중국산 타이어에 부여한 반덤핑관세에 일몰재심(Sunset Review)을 앞두고 있다. 품질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산업구조개편을 단행한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되던 반덤핑관세가 해제되면 중국산 타이어는 기존의 미국 저가 타이어시장 이외에도 고가시장에 진입하며 한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은 글로벌 소비자 니즈에 맞춘 신제품(비공기식, 친환경, 초광폭, 런플랫, 저연비 등)을 개발함으로써 제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KIET 소재생활산업연구실 조용원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환경 변화와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Ⅰ. 배경
Ⅱ.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산 타이어의 수출 변화
Ⅲ.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Ⅳ. 반덤핑관세로 인한 중국산 타이어 가격 인상이 경쟁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Ⅴ. 향후 대응방안
Ⅳ. 반덤핑관세로 인한 중국산 타이어 가격 인상이 경쟁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미국 정부의 대중국 타이어 반덤핑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산 타이어의 미국 시장 내 가격 인상이 한국을 비롯한 경쟁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량 변화에 미친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SMART 모형을 활용한다. 이 모형은 정책변화에 따른 영향을 직접 받게 되는 품목에 대한 효과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모형이다.
[표 3] 대체탄력성 추정 결과
주 : 1) *, **, ***는 각각 오차범위 10%, 5%, 1% 수준에서 유의한 것을 나타냄
2) 경쟁국1은 물량기준 캐나다의 수입시장점유율, 경쟁국2는 한국인 경우에 태국, 태국인 경우에 한국을 의미
UN International Trade Statistics Database 자료를 활용해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산과 국산, 중국산과 태국산 타이어에 대한 수입수요함수를 추정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먼저, 국산 타이어 수입량 대비 중국산 타이어의 수입량은 경쟁국인 캐나다산 타이어의 수입시장 점유율과 태국산 타이어의 수입시장 점유율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태국산 타이어 수입량 대비 중국산 타이어의 수입량은 해당 국가의 상대가격이 상승하면 하락하는 대체재 관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수입수요함수 추정결과를 통해 태국산과 중국산 타이어는 대체관계에 있지만 국산과 중국산 타이어는 대체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0년에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철회되면 국내 타이어 산업에 두 가지 위협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첫째, 중국산 타이어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회복되는 만큼 대체관계에 있는 태국산 타이어의 수출 규모는 감소하기 때문에 태국산 타이어의 과잉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
태국은 원가경쟁력 및 높은 노동숙련도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2017년 현재 세계 5위(44억 달러, 시장점유율 5.9%)의 타이어 제품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태국산 타이어 제품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격화되면 단기적으로 태국산 타이어의 재고 증가에 따른 아시아 시장에서의 과잉공급 및 가격하락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시장에 이미 진출한 국내 타이어 업체들(한국타이어 인도네시아, 금호타이어 베트남)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둘째, 그동안 적극적인 글로벌 선도 기업 인수를 통해 유통망과 기술력을 확보한 중국산 타이어와 국산 타이어가 고급 제품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교체용 타이어시장에서 유통망을 확장한 중국산 타이어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신차용 타이어 분야에서도 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Ⅴ. 향후 대응방안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원해 미국 타이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2015년부터 현재까지 25~35%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 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2020년에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일몰재심할 것으로 판결한 가운데, 2017년부터 중국산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에 부과해 오던 반덤핑관세를 철회키로 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무역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미국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산 타이어가 더는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에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한 반덤핑관세에 대한 일몰재심 결과, 관세가 철회되면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반면 경쟁국인 태국 및 한국산 타이어의 수출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타이어 산업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기술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중국 ChemChina는 2015년에 세계 5위 제조업체인 Pirelli를 인수했고 2017년에 중국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고급타이어 제품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도 기업 인수로 인해 중국 타이어업체들은 피인수 기업이 확보한 유통채널을 활용해 판매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을 기준으로 세계 최대 타이어 수출국인 중국은(142억 달러, 시장점유율 19%) 앞으로 일반 타이어 제품 시장뿐만 아니라 고급타이어 제품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증가로 인해 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 규모가 감소하지는 않겠으나 고급 제품군 시장에서의 양국 간 경쟁은 점진적으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제품은 용도에 따라 신차용(OE, Original Equipment)과 교체용(RE, Replacement Equipment)으로 구분되며 각각 자동차 생산 대수와 자동차 보유 대수에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다. 두 제품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품과 다르게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이 미미해 지속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중국과 신흥국에서 자동차 대중화 추세가 지속되며 타이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의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관세 조치에 대한 사전연구 분석결과,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조치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 규모 확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한편, 미국 타이어시장 내에서 중국산과 국산, 중국산과 태국산 타이어에 대한 수입수요함수를 추정하고 대체 탄력성을 분석한 결과, 태국산과 중국산 간에는 유의한 대체관계가 성립하는 반면 국산과 중국산 간의 대체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2020년에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철회돼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회복되면 태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직접 하락하는 반면 국산 타이어의 시장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산 타이어와 중국산 타이어가 미국 내 서로 다른 시장에 수출돼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중국산 타이어는 원가절감을 통한 중저가형 일반(Generic) 타이어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유했지만 한국 타이어 업체들은 고급 제품군인 고인치, HPT/UHPT(Hight Performance Tire/Ultra High Performance Tire)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해제되면 고급제품군 시장으로 진입함으로써 국산 타이어와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타이어 제조업체들은 경쟁국 제품보다 브랜드 인지도(Awareness)를 확보할 수 있는 품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비공기식(Non-pneumatic), 런플랫(Run-flat), 초광폭, 친환경, 저연비, 인텔리전트 타이어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을 통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국내 타이어 3개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3%로 국내 제조업 평균(3.7%)보다 낮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타이어 제조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동시에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 프리미엄 완성차용 OE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타이어를 교체할 때 기존에 장착된 OE 브랜드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교체용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을 경감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수익 타이어가 사용될 수 있는 프리미엄급 완성차에 국산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완성차업체의 요구 수준에 적합한 제품출시를 촉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