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환경 변화와 대응방안(上) 최윤지 기자입력2018-10-01 09:08:00

미국 정부는 오는 2020년 중국산 타이어에 부여한 반덤핑관세에 일몰재심(Sunset Review)을 앞두고 있다. 품질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산업구조개편을 단행한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되던 반덤핑관세가 해제되면 중국산 타이어는 기존의 미국 저가 타이어시장 이외에도 고가시장에 진입하며 한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은 글로벌 소비자 니즈에 맞춘 신제품(비공기식, 친환경, 초광폭, 런플랫, 저연비 등)을 개발함으로써 제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KIET 소재생활산업연구실 조용원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환경 변화와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Ⅰ. 배경
Ⅱ.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산 타이어의 수출 변화
Ⅲ.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Ⅳ. 반덤핑관세로 인한 중국산 타이어 가격 인상이 경쟁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Ⅴ. 향후 대응방안

 

 

Ⅰ. 배경
미국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는 지금까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높은 수준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해 왔다. 2009년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는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25%에서 35%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한 후 2012년에 종료한 바 있고 2015년에도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평균 관세율 31%를 적용하고 2020년에 일몰재심(Sunset Review)할 것으로 판결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은 수입국 정부가 해당국 타이어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할 때, 선진국은 1% 미만, 개발도상국은 2% 이하의 보조금까지 허용하고 있으나 중국 타이어업체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미국의 표준보다 높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 타이어업체들의 시장점유율과 국내가격까지 하락하며 판매실적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 교역실적만을 비교했을 때,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인상이 결정됨에 따라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타이어에 평균 31%의 추가적인 관세가 부과되면 기존에 가격경쟁력을 통해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던 중국산 타이어의 가격이 인상된다. 이로 인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산 및 태국산 타이어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대미 수출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산 타이어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단가를 비교하면 양국 제품이 미국 내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중국, 태국, 국산 타이어의 수출단가를 비교하면 중국산과 태국산의 수출단가가 비슷하지만 국산 제품의 수출단가는 이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타이어 산업은 품질 차별화 및 기술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인수, 합병을 진행해오고 있다. 일몰재심이 이뤄지는 2020년까지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관세가 철회되면, 국산 타이어와의 경쟁은 현재 수준보다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 타이어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은 기존의 저가 시장 이외에도 고가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향상시키며 국산 타이어와의 경쟁 관계가 형성되고 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는 2017년부터 중국산 대형(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에 부과한 반덤핑관세를 철회하기로 함으로써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연구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조치가 중국산 및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반덤핑관세 부과조치에 반사이익을 획득했는지 검증한다. 또한 미국 타이어시장에서의 주요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태국 그리고 한국산 제품의 대체관계를 측정해 향후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변화가 국산 제품의 수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다.

 

Ⅱ.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산 타이어의 수출 변화
미국 타이어 시장의 총수입 규모는 2015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타이어 제조업체들이 생산 효율화를 위해 미국 내 직접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미국 타이어 시장에서 수입수요 규모는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오다가 2015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특성이 나타난다.


2017년 현재 미국 타이어시장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며 태국, 캐나다, 한국 일본 순으로 시장점유율이 높다. 상위 5개 수출국의 수입수요 점유율은 2010년까지 70%대를 상회했으나 점차 하락해 2017년 현재는 5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상위 5개국을 제외한 국가(유럽 및 아세안)들의 대미 수출 규모가 확대되며 미국 타이어시장의 수입선이 다변화됐음을 의미한다.


대미 타이어 수출 상위 5개국 중 중국은 미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 반덤핑관세(2009년부터 2012년까지, 2015년부터 현재까지)를 부과받으며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태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 규모는 빠르게 성장했는데, 태국은 고무 관련 산업기반 수준 및 노동숙련도가 높고 태국 정부의 집중적인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림 1] 미국 타이어 시장의 수입수요 규모와 시장점유율 추세

자료원 : 한국무역협회, 2018

 

다른 원인으로는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인상으로 인해 중국 타이어 업체 중 일부가 태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도 비용 절감 및 아세안시장 진출을 위해 태국에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한국산 타이어 수출액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3년부터 소폭 감소한 후 13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HS코드를 기준으로 타이어를 승용과 경형트럭 및 버스용으로 구분해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량을 비교했다. 승용차용 타이어는 미국의 대중국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2015년을 기점으로 국산 타이어의 수출량이 중국산 타이어의 수출량을 초과했지만 경형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는 국산과 중국산 타이어 수출량의 규모 차이가 다소 좁혀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림 2] 타이어 세부품목별 중국 및 한국산 수출 규모 비교

승용차용 타이어

자료원 : UNcomtrade, 2018

 

경형트럭 및 버스

자료원 : UNcomtrade, 2018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전후로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 감소폭은 1차보다 2차시기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하반기에 반덤핑관세 부과판정을 받은 후, 2009년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다.


두 번째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2015년에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은 2014년에 비해 31% 이상 감소했으며 2016년에는 반덤핑관세 전의 절반 수준으로 수입 규모가 축소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산 타이어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타이어 시장의 전체적인 수입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며 2016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한중 간 수출 변화(단위 : 십억 원, %)

자료원 : 한국무역협회, 2018
주 : 1) 음영 처리한 부분은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인상 시점

2) ( ) 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Ⅲ.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
이번 연구에서는 사건연구(Event Study) 방법을 통해 미국 정부의 대중국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중국 및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시점의 전후로 중국 및 국산 타이어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증감률에서 미국 타이어시장의 공통요인으로 인한 영향을 통제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덤핑관세 부과 사건의 효과를 측정했다.


분석결과 2009년에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한 반덤핑관세로 인해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나, 2015년의 반덤핑관세 부과조치 후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에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의 누적초과변화율은 반덤핑조치가 실행되기 5개월 전부터 시행 후 5개월까지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반덤핑조치가 시행된 시점부터 5개월 후까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의 누적초과변화율은 여전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 조치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변화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한편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의 누적초과변화율은 반덤핑관세 부과 5개월 전부터 시행 5개월 후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반덤핑관세 조치가 시행된 시점부터 5개월까지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조치가 두 번째로 시행된 2015년에는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 규모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변하지 않았으나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표 2] 사건연구 분석결과

주 : *, **, ***는 각각 오차범위 10%, 5%, 1% 수준에서 유의함

 

반덤핑조치가 시행되기 5개월 전후로 중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 누적초과변화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다.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 조치 시행 5개월 전부터 5개월 후까지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의 누적초과변화율도 통계적으로 변화가 없다. 다만 반덤핑관세 조치 시행 후 5개월 동안 국산 타이어의 대미 수출액의 누적초과변화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2009년의 결과와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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