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박막태양전지 공정기술 개발 친환경 범용원소 기반 태양광 흡수층 형성 기술 확보 문정희 기자입력2018-03-09 15:16:57

국내 연구진이 범용 원소를 기반으로 저렴한 박막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허재영 교수(전남대학교) 연구팀이 저비용 주석 황화물을 기반으로 태양광 흡수층 형상 제어 기술을 개발해 장시간 안정적인 박막태양전지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태양전지는 햇빛으로 전기를 생성하는 전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주자이다. 그 중에서도 값싼 금속기판 위에 반도체 박막 형성을 통해 제조하는 박막태양전지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상용되는 박막태양전지는 높은 에너지변환 효율을 가지고 있으나, 매장량이 적은 인듐과 갈륨을 사용하고 있어 제작비용이 높은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단순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한 기상증착법을 이용해 주석 황화물의 형상제어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박막태양전지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주석 황화물 흡수층 형성에서 반응속도를 제어함으로써 기존에 알려진 판상 형태의 모폴로지가 아닌 고밀도의 정육면체 형태의 모폴로지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박막태양전지는 2.984%의 광변환 효율을 보였고, 6개월 이상의 장기간 공기 노출에도 초기 효율의 98.5%를 유지하는 우수한 대기 안정성을 나타냈다. 이는 카드뮴 황화물 버퍼층을 기반으로 하는 주석 황화물 박막태양전지 중 최고효율에 해당한다.


허재영 교수는 “이 연구는 기존의 복잡한 조성을 갖는 박막태양전지 흡수층 소재 제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단순 친환경 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흡수층 소재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화석연료를 대체할 정도로 경제성을 확보한 차세대 박막태양전지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미래선도 인력양성 GET-Future 프로그램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1월 4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주석 황화물 흡수층의 모폴로지 조절 결과 비교 및 박막태양전지 효율 증대
기상증착법을 활용한 주석 황화물 형성 시 반응 압력 조절을 통해 기상의 주석 황화물 확산 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육면체 형태의 준안정적 모폴로지 형성이 가능함을 알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박막태양전지 제조 시 최고 변환 효율을 얻을 수 있다(판상 구조를 갖는 일반적인 주석 황화물 모폴로지(左), 정육면체 형태의 최적 모폴로지를 갖는 주석 황화물(中), 박막태양전지 효율 측정 비교 결과(右)).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초저가 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단순 이원계 박막태양전지에 관련한 연구는 미국 박사 후 연구원 제직 동안 주변에서 과제가 시작되어 연구 초기 단계였다. 기존의 CIGS 및 CZTSSe 등 복잡한 조성을 갖는 무기 박막 기반의 흡수층에 비해 좀 더 쉽게 고효율 박막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연구 개발이 더디게 진행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개인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됐고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원하는 모폴로지를 갖는 주석 황화물 흡수층 형성을 위해 증발법, 스퍼터링법, 급속열처리법 등 다양한 박막 형성 기술을 활용해 보았으나 그때마다 판상의 모폴로지를 갖는 주석 황화물만 형성됐다. 거의 포기하던 찰나 우연한 기회에 기상증착법(VTD)과 관련된 논문을 읽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시행착오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했나. 
A. 주석 황화물 기반 박막태양전지 제조 시 기판 세척-흡수층 제조-표면 처리-버퍼층 제조-고저항 버퍼층 형성-투명전극 형성-메탈 전극 형성-스크라이빙-셀특성분석 등 여러 스텝의 공정을 거치게 된다. 실험실 자체 보유한 장비가 부족해 공용 장비를 쓰다 보니 아무래도 결과를 바로 얻기가 힘들고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진공 기반의 장비들은 연구비도 많이 들고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겨 연구 흐름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공정 관련한 세세한 노하우가 부족해 아쉬운 결과를 얻는 게 다반사였다. 석사 과정 임동하 학생(제1저자)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이번 성과는 무엇이 다른가.
A. 기존 미국 하버드대학교/MIT 공동 연구 그룹의 경우 ALD 공정을 기반으로 매우 우수한 주석 황화물 모폴로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고했으나, 적절한 흡수층 모폴로지 형성과 관련한 메커니즘에 대한 제시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좀 더 대량생산에 친화적인 기상증착법 사용 시 공정 압력 제어를 바탕으로 확산 거리 조절을 통해 주석 황화물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판상 구조가 아닌 정육면체 구조의 모폴로지 형성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에 더해 카드뮴 황화물 n-타입 버퍼층을 활용해 박막태양전지 제작 시 이러한 모폴로지가 셀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이러한 모폴로지 조절 기술은 다른 Non-cubic 구조를 갖는 흡수층 형성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A. 아쉽게도 미국 하버드대학교/MIT 공동 연구 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효율을 넘어서는 결과를 얻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짧은 연구 기간 동안 높은 효율을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흡수층 및 버퍼층의 전기적 특성 제어, 후속 열처리 공정 등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통해 기존 주석 황화물 기반 태양전지의 최고효율을 넘어설 수 있는 결과를 내고 싶다.

 

Q.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A. 2년여 동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좌절을 많이 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길이 보이지 않을 때 한걸음 벗어나 다른 분야에 대해 찾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초기에 모든 실험 및 결과 분석을 실험실 내에서 해결하고자 했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와중에 박막태양전지 관련 실험 및 결과 분석에 있어서 주변의 훌륭한 연구자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아 결과적으로 더욱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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