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연료전지 핵심부품, 드론의 장시간 비행에 활용 기대 문정희 기자입력2018-03-07 15:12:47

국내 연구진이 메탄올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을 개발해 전지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조용훈 교수(강원대학교)가 성영은 교수·최만수 교수(서울대학교)와 함께 고성능 직접메탄올 연료전지용 막-전극 접합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직접메탄올 연료전지는 액체 메탄올의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전기를 생산한다. 기존의 수소 연료전지에 비해 연료의 저장·취급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휴대용·이동형 동력원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그러나 메탄올의 산화반응이 매우 느리게 발생하고, 산화전극으로 공급된 메탄올이 환원전극으로 투과되면서 전기에너지 생산을 저해하는 문제점이 있어 상용화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메탄올의 산화반응이 발생하는 막-전극 접합체에 간단한 공정을 통해 마이크로·나노 규모의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느린 반응속도와 메탄올 투과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먼저 전해질 막 표면을 나노구조 계층으로 패턴화해 산화전극 특성을 향상시키고 반응속도를 증가시켰다. 또한, 이 패턴의 골짜기를 따라 균일한 나노-균일(Crack)을 갖는 금 층을 표면에 도입함으로써 메탄올이 투과되지 않도록 제한했다.
제작된 막-전극 접합체를 직접메탄올 연료전지에 적용하면 전력 밀도가 최대 42.3% 향상됐다. 또한 제작된 막-전극접합체의 백금 촉매 사용량 대비 전력 밀도(85㎽/mgPt)는 상용 막-전극 접합체와 비교해 2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조용훈 교수는 “이 연구는 촉매·전해질 등 물질을 변화시키지 않고 막-전극 접합체의 구조를 변형함으로써 메탄올 연료전지의 낮은 성능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라며 “이러한 고에너지밀도의 연료전지를 드론의 전력원으로 사용하면 비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활용범위가 비약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나노기술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1월호에 게재됐다.

 

새로운 나노구조의 막-전극 접합체 제작 과정 및 그 영향
이번 연구에서 막-전극 접합체의 제작과정을 나타낸 모식도(上), 나노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얻는 장점을 요약한 개략도로 두 가지 구조 각각의 영향을 구분하여 나타냄(下)

 

막-표면의 전자현미경 사진 및 출력 성능
나노구조 도입 전후의 전해질 막 표면 및 산화전극 층에 대한 전자 현미경 사진(左), 새로운 나노구조를 직접메탄올 연료전지에 적용했을 때 출력 성능(右)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직접메탄올 연료전지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함께 연료의 저장 및 취급이 용이해 미래 다양한 응용분야에 전원으로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장치이다. 하지만 낮은 성능 및 많은 백금사용량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낮아 상용화에 큰 걸림돌을 가지고 있었기에 직접 연료전지의 성능향상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본 연구진(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및 강원대학교 화학공학과)은 촉매 혹은 전해질 등의 물질을 변화시키지 않고 막-전극접합체의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계적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와 협업할 기회를 얻어 연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직접메탄올연료전지의 한계점으로 지적되었던 주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이를 검증하는 연구로 현재의 연구를 진행했다.

 

Q. 이번 성과는 무엇이 다른가.
A. 기존의 연구들은 메탄올연료전지 성능하락의 주원인으로 지적되는 메탄올 산화 반응 및 메탄올 크로스오버를 동시에 해결하기 보다는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쳤으며, 특히 새로운 촉매 물질이나 고분자를 도입하는 재료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재료의 물성을 조절하기보다는 기존 재료를 이용한 연료전지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 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했기에 연구의 범용성이 높고, 나노구조 도입을 통해 성능하락의 주 원인인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패턴 도입을 통해 장벽층의 균열 형성 형태를 균일하게 조절할 수 있었으며, 기존 메탄올 장벽 도입 연구들과 다르게 균열을 통한 수소이온의 이동통로를 확보해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했다.

 

Q. 연구하면서 어떤 장애요소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극복)했는지.
A. 연구가 막 시작된 시점에는 연구원 사이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에 서로의 전공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어 연구 과정에서 불필요한 과정이 많았다. 다행히 다른 소속 연구자들의 연구실이 서로 가까워서 연구자 간의 소통이 원활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빠르게 개선됐다.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A. 액상연료를 이용하는 직접메탄올연료전지의 경우 연료의 저장 및 공급 등의 취급 체계가 굉장히 간단하기 때문에 가스 연료를 이용하는 수소 기반의 연료전지에 비해 시스템이 간단하여 소형화에 이점이 있다. 또한 에너지밀도가 높은 메탄올을 사용함으로써 수소 기반의 연료전지 뿐 아니라 기존의 소형 전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배터리에 비해 구동 시간 측면에서 매우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급속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드론의 경우 전력원으로 주로 배터리를 이용하는데 낮은 에너지밀도로 인해 구동시간이 10~20분으로 짧아 응용 범위가 제한됐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개발된 연료전지를 드론의 전력원으로 이용한다면 고에너지밀도를 바탕으로 드론의 비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기에 드론의 활용범위 또한 비약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실용화를 위해서는 본 연구와 같이 메탄올연료전지의 성능향상을 도모해야할 뿐 아니라 연료전지의 내구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A. 이번 연구의 경우 막-전극접합체에 새로운 마이크로/나노 구조 도입을 통해 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기존의 막-전극접합체에 비해 특별히 향상된 내구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성능의 향상 뿐 아니라 내구성의 향상 또한 필수적이므로 구조적으로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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