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모방한 리튬이온전지 전극 소재 개발  상용흑연 대비 3배 고용량, 장기 충·방전에도 고안정성 유지 허령 기자입력2017-12-24 09:15:39

거미줄 모방 전극 모식도와 탄소나노튜브/금속산화물 복합체 웹 전극 소재의 합성 모식도(그림. 한국연구재단)

(a) 자연계 거미줄 구조 및 기능을 모방한 전극 디자인 모식도.
(b) 오존 처리, 얼음 주형법, 동결 건조, 열처리를 통한 거미줄 모방 3차원 탄소나노튜브/금속산화물 복합체 웹 전극 소재의 합성 모식도.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박호석 교수 연구팀이 거미줄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해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전극 활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리튬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쓰이고 있는 흑연의 용량 한계(약 370㎃h/g)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량 실리콘, 전이금속 산화물 등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용량 소재는 낮은 전기 전도도로 인해 충전과 방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충·방전 시 발생하는 부피 팽창으로 인해 율속 특성과 장기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거미줄로 벌레를 포획하는 것과 같이 고용량의 철 산화물 나노입자를 3차원 탄소나노튜브 웹 네트워크에 고정시켰다. 그 결과 820㎃h/g 이상 고용량에서 300회 이상 충·방전 시에도 88% 이상의 용량을 유지하고, 충전 속도를 20배 빠르게 높여도 70% 이상의 율속 특성을 보이는 전극 활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얼음주형법(Ice Templating Method)을 활용, 거미줄 형태의 3차원 웹 구조로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를 조립했다. 여기에 오존 처리를 가해 거미줄처럼 끈적이는 기능을 가지도록 표면특성을 제어했다. 


박호석 교수는 “이 연구는 생체모방기술을 통해 고용량 소재의 퇴화와 느린 충·방전 속도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리튬이차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고용량 이차전지 소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연구네트워크 지원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9월 6일 자에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용어 설명 ★

 

* 청색기술(Blue Technology)
-> 자연과 생물 등이 가진 특성을 모방해 과학기술과 접목시키는 생체모방기술 분야 또는 자연 친화적 기술개발을 통칭하는 용어다.

 

* 전극 활물질
-> 리튬이온전지 4가지 구성요소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중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양극과 음극을 통칭해 부르는 용어이다.

 

* 전이금속 산화물
-> 금속산화물 음극 소재는 전환반응 때문에 고용량을 발현하지만, 낮은 전기 전도도와 부피 팽창으로 인해서 율속 및 장기안정성이 나쁘다.


* 율속 특성
-> 충·방전 속도를 높임에 따른 용량 유지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특성을 말한다.

 

* 얼음주형법
-> 물에 콜로이드입자를 분산시켜서 얼리고 얼음 결정이 성장하면 압력을 낮춰 승화시킴으로써 얼음 결정으로 공극을 만드는 주형 과정을 일컫는다. 물을 얼리거나 승화시키는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다층형 혹은 규칙적인 공극 구조를 만들 수 있다.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현재 극복하기 어려운 기술적 난제들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연계 현상을 모방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해결책을 에너지저장기술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우연히 팔랍 박사가 우리 연구실에 합류하면서 팔랍 박사의 탄소나노튜브 분산 및 기능화 기술과 본 연구실의 얼음주형법 기술을 융합, 거미줄 웹 구조의 나노소재를 합성할 수 있었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리튬이차전지 음극 소재에 대해서 6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고용량 전이금속 산화물을 주로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컨버전(Conversion) 반응을 기반으로 한 전이금속 산화물에서 발생하는 율속 특성 및 장기 안정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다양한 탄소나노소재의 3차원 나노구조체화와 표면 개질을 통해 전이금속 산화물을 고정화 지지체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했고, 얼음주형법과 오존화학을 결합해 거미줄을 모방한 탄소나노튜브 웹 구조를 개발하게 되었다.

 

Q. 연구하면서 어떤 장애요소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극복)했는지.
A. 논문의 개정 과정에서 1저자인 팔랍 박사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추가실험 및 논문 수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공동저자로 들어가 있는 학생들의 도움으로 연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거미줄 구조 및 기능 모방 기술은 물에 분산되는 어떠한 나노입자에도 적용될 수 있는 범용적인 기술이다. 특히 높은 전기적 전도성, 빠른 이온 확산, 구조적 안정성을 요구하는 소재에 적용될 수 있고, 그 예로써 리튬이차전지 음극 소재인 전이금속 산화물에 적용했다. 전지 소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거미줄을 모방한 첫 번째 연구 결과이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A. 향후에는 거미줄 모방 탄소나노구조체 소재를 다양한 이차전지 시스템에 적용해 고용량 소재가 겪는 율속 성능 및 안정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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