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를 이용한 슈퍼커패시터 소자 개발 고출력, 대용량 플렉시블/웨어러블 소자 플랫폼 제공 기대 허령 기자입력2017-11-27 13:30:41

 

전극 제작 방법에 따른 입자 간 거리
금속나노입자를 이용한 전극 제작 시, 입자 간 거리는 최종 전극의 전기적/전기화학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블렌딩과 같은 단순 혼합법(왼쪽 그림)에 의한 전극제작법이나 물에서의 정전기 인력기반 층상자기조립법(가운데 그림)의 경우 입자 표면의 절연성 유기 리간드와 고분자 링커에 의해 입자 사이의 거리가 멀고 결과적으로 전자의 이동에 제한이 따른다. 반면 리간드 교환 층상자기조립법(오른쪽 그림)의 경우 절연성 고분자 리간드가 제거되고 그 자리에 단분자 리간드가 위치함으로써 입자 간격을 최소화하는 결합이 유지되기 때문에 높은 전기 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진한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이승우 미국 조지아텍 교수 연구팀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통 한지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고성능의 슈퍼커패시터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종이나 천(Cotton)과 같은 직물 소재는 표면적이 매우 넓으며, 가볍고 유연해 가공하기 쉽다. 이를 전기·전자 소자에 적용할 경우 넓은 전극 표면적을 요구하는 플렉시블, 혹은 웨어러블 소자를 만들 수 있다. 직물 소재는 절연성이 강해 기존 연구에서는 탄소나노튜브 등 탄소를 기반으로 한 전도성 물질 도입을 시도했으나, 전기 전도도가 금속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에너지밀도가 낮아서 에너지 저장 소자의 파워 및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가장 큰 한계점으로 작용해 왔다. 


연구팀은 새로운 단분자 리간드 층상자기조립법을 개발해 직물소재 표면에 나노 크기의 금속 및 금속산화물 입자를 매우 균일하고 조밀하게 코팅함으로써 금속 종이전극과 이를 집전체로 하는 유연성이 좋은 종이 슈퍼커패시터 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이렇게 제작된 종이 전극은 직물 소재 고유의 기계적·구조적 특성 변화 없이 금속의 전기 전도도를 나타냈으며, 이러한 종이 전극을 기반으로 제작된 종이 슈퍼커패시터 소자는 넓은 표면적을 갖는 다공성 구조로 인해 높은 축전용량과 출력 값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단분자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법을 이용해 최초로 직물 소재에 에너지 소자를 구현한 것으로, 입자 간 거리를 최소화해 전극의 내부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높은 출력과 축전용량을 구현할 수 있었다.  


조진한 교수는 “이 연구는 무기 나노입자를 직물 소재에 직접 코팅해 전기·전자소자에 적합한 전극을 제작한 최초의 사례로, 전 공정이 용액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소재에 적용할 수 있음은 물론 표면적을 키우기도 쉽다”며 “앞으로 플렉시블 및 웨어러블 전기·전자 소자 시장에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14일(목) 자에 게재되었다. 

 

★ 용어설명 ★

 

*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  
-> 기존 커패시터에서 축전용량을 향상시킨 에너지 저장 소자로, 축전이 발생되는 전극의 표면적을 늘리거나 산화/환원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삽입함으로써 전극을 구성할 수 있다.

 

* 층상자기조립법(Layer-by-layer Assembly, LbL)
-> 물질 간 강한 친화력(정전기인력, 수소결합, 공유결합 등)을 바탕으로 각 물질 층을 교차로 적층하면서 박막 형태의 기능성 복합체를 제작할 수 있는 상향식 나노제조기술이다.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휴대용 플렉시블 혹은 웨어러블 소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이를 가능케 하는 유연재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나 천, 실과 같은 옷감 소재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한다면 기존의 유연 전자기기에서 얻을 수 없는 기계적 특성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에 직물소재 기반 전극을 제작하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 한지는 셀룰로오스 기반으로 수분의 흡수력이 뛰어나고 매우 많은 기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전해질 기반의 전기화학소자에 적용할 경우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전통 한지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 소자를 제작해보고자 했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플렉시블 소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적 변형에 대한 저항성이다. 즉 다양한 스트레스 하에서도 본연의 전기/전기화학적 특성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전극물질과 유연소재기판과 전극물질 간의 특정 결합력에 대해서 고민했고 셀룰로오스 기반의 직물소재에 있는 친수성의 기능기를 통해 입자와 링커의 강한 결합을 유도했다. 

 

Q. 연구하면서 어떤 장애요소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극복)했는지.
A. 넓은 표면적을 갖는 다공성 종이전극은 많은 양의 금속산화물나노입자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면적당 축전용량을 증가시킴에 유리했지만, 산화물이 증가됨에 따라 내부 저항도 같이 커지게 되어 전극의 효율이 감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속산화물나노입자층 사이에 주기적으로 금속나노입자층을 삽입함으로써 전극 내부 저항을 낮췄고 결과적으로 빠른 충/방전 속도와 높은 축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종이나 천과 같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절연 소재를 층상자기조립법을 통해 금속의 전기 전도도를 갖는 전극으로 제작했다.

 

기존 물에서의 정전기인력 기반 조립법의 경우 입자 간 정전기적 반발력으로 인해 한 번의 코팅으로 도입되는 입자량이 매우 적었다. 이 때문에 전기 전도도의 향상을 위해서는 매우 많은 수의 코팅공정이 필요했다.

 

이에 반해 본 연구는 무극성 유기용매에서의 공유결합을 기반으로 함과 동시에, 고분자가 아닌 단분자 리간드를 이용해 입자 간 결합을 유도함으로써 한 층당 도입되는 입자의 양을 극대화하고 단 한 번의 코팅으로도 LED 전구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전기 전도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도입되는 에너지 금속산화물나노입자의 경우도 같은 방법의 연속공정을 통해 고밀도로 균일하게 코팅해 전극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A. 넓은 반응 면적과 전해질과 같은 용액의 높은 흡수성 및 투과성을 갖는 직물소재 전극의 장점을 살려 웨어러블 전기/전자소자뿐만 아니라, 전기화학센서, 촉매, 맴브래인, 광학소자 등으로 그 활용 폭을 넓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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