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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공연과 만나다 로봇, 공연과 만나다 김재호 기자입력2012-04-17 00:00:00

생산기술을 넘어 문화콘텐츠에 도전하는 ‘나는 로봇이다’

 

지난달 신학기를 맞아 인천(10, 11일)과 대구(24, 25일), 두 도시에서 로봇 공연이 열렸다.
그동안 제조와 서비스 가전 등에 맞춰온 로봇기술이 이제는 문화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그 역량을 발휘한 것이다. 로봇만으로 전체 공연을 이끌어나감은 물론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의 로봇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취재▶▶신혜임 기자(press4@engnews.co.kr)

 


외계에서 지구로 온 로봇들의 경연, ‘나는 로봇이다’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로봇들의 경연이 지구에서 펼쳐졌다. 공연 전문 휴머노이드로봇 로보데스피안을 비롯하여 총 8종의 로봇이 참여한 이번 로봇 공연은 아이들에게는 꿈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선물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인기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형식을 빌린 로봇 경연극으로 펼쳐져 각 로봇의 역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인천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시가 주최하고 이산솔루션이 주관한 이번 공연은 총 4개 팀의 경연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안드로이드형 로봇 아리와 휴머노이드형 로봇 세로피가 한 팀을 이뤄 이번 경연에 참가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콩트와 오페레타 형식으로 준비했고, 두 대의 로보데스피안이 듀엣을 이뤄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용기를 되찾는 과정을 공연에 담았다. 또한 마리와 썬더, 틱틱, 톡톡으로 구성된  뮤직로봇 팀은 체험형 로봇음악극을, 화려함을 자랑하는 드럼로봇 불카누스는 오케스트라가 곡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선보였다.
또한 이 공연은 로봇 코이의 사회로 이루어져 오직 로봇만으로 극을 구성한 한편, 관객의 박수와 환호로 로봇의 순위가 가려져 보는 재미를 더했으며 공연 후 관객과 로봇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도 마련해 관객참여형 로봇 공연을 시도했다.

 

 

로봇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새로운 가능성 열어


이번 공연은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 중 하나인 ‘지능형 로봇서비스산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당해연도 사업의 결과를 현장적용 한 콘텐츠로 시연되었으며, 엔터테인먼트 로봇의 새로운 시장창출과 로봇산업 전략 상품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공연이었다. 기존의 로봇시장이 제조 로봇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고 서비스 로봇이 주로 가전의 형태로 시작하는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선보인 로봇엔터테인먼트는 틈새시장을 노린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만화나 영화에 적용되었던 로봇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 이제는 기술력의 발달로 공연까지도 적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나는 로봇이다’ 공연의 총괄을 맡고 있는 (주)이산솔루션의 정원민 대표이사 또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한 차원 높은 공연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로봇 공연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본다”며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Mini Interview

 

“로봇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가능성 확인”

 

이 공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흔히들 로봇은 생산적인 일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 또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로봇은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로봇이다. 그 아이들이 생각하는 로봇을 이제는 무대 위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에 두 가지 좋은 기회를 만났다. 하나는 수도권의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 공연 및 엔터테인먼트 로봇사업 책임자를 맡게 된 것이고, 또 하나는 이번 공연을 연출한 코이안의 전병삼 대표를 만난 것이다. 공연제작의 명분과 함께 공연의 질을 높여줄 연출가를 만나게 되면서 이번 공연의 틀을 갖춰나갈 수 있었다. 시도 자체가 초기 수준이어서 수익에 대한 기대보다는 공연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생각으로 추진했다.

 

로봇공연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제작비용 확보와 로봇섭외부터 구성까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처음에는 다들 어려울 거라는 반응이어서 관련된 많은 분야의 담당자들을 거의 일주일에 한 명씩 설득해 가면서 끌고 왔다.
다행히 공연이 열리는 인천시와 대구시의 도움을 받아 비용적인 측면은 어느 정도 감당했고, 참여 로봇들도 같은 업계에 있어서 섭외가 비교적 수월했다. 문제는 개성이 강한 각각의 로봇을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로 모으느냐하는 것이었다. 연출자와의 많은 고민 끝에 인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의 형식을 생각했다.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은 단순하게 하더라도 각 로봇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공연이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은.

 

 로봇을 공연에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실 이번 공연은 시도 자체에 의의를 둔 공연이라 많은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했지만 충분히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외국 로봇의 섭외도 진행하고 스토리 수준도 높여서 더욱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 뿐 아니라 함께 온 학부모들까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올해 두 세 차례의 공연을 더 준비하고 있어서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로봇 공연이 안정화되면 로봇 전용극장이나 테마파크 등으로의 파급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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