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섬유로 친환경 저비용 리튬-황 전지 개발 리튬-황 전지 상용화 및 전기자동차 적용 기대 허령 기자입력2017-10-19 17:11:48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 김도경 교수 연구팀이 친환경·저비용 소재인 유리 섬유막을 리튬-황 전지에 최초로 적용해 고효율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리튬-황 전지는 휴대기기에 쓰이는 기존의 리튬이온 전지보다 용량과 에너지 밀도가 우수해 차세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로서 각광받고 있지만,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 충전·방전할 때의 부피 변화, 리튬과 황의 반응물질로 인한 전지의 수명 감소 등으로 인해 리튬-황 전지를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리 섬유를 서로 얽히게 제작해 매우 유연하고 질긴 다공성 골격을 제조하고, 이를 리튬-황 전지에 최초로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연구에서 개발된 전극은 구부려도 기계적으로 손상되지 않는 유연성이 있고, 전지의 원활한 구동을 돕기 위한 바인더 및 금속 집전체 등의 부속물들이 첨가되지 않아 전지의 질량 당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다. 또한 유리 섬유막 내부에 첨가된 탄소나노튜브와 이산화망간으로 인해 전기전도도도 높아지고 전지의 성능이 감소되는 것도 방지되었다.
유리섬유가 포함된 리튬-황 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g(그램)당 1,210㎃h로, 리튬이온 전지의 6배 이상이다. 또한 100회의 충전과 방전 후에도 970㎃h로 유지되어,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보여주었다.
김도경 교수는 “이 연구는 비용 및 유해성의 측면에서 우수하면서도 효율성이 높은 새로운 전극 제조 방식을 개발한 것으로, 리튬-황 전지의 상용화와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했다”며 “향후 전기자동차 등에 리튬-황 전지를 적용해 에너지 저장 용량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해외고급과학자초빙(Brain Pool)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신소재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서스테이너블 시스템즈(Advanced Sustainable Systems) 7월 27일(목) 자에 게재됐다.

 

플렉서블 유리 섬유 막 전극(FSME)의 전기화학 반응 모식도 및 전지 구동 그래프

친환경·저비용의 유리 섬유 막을 양극에 적용함으로써 리튬-황 전지의 고성능화를 실현했다.
(상) FSME를 활용한 리튬-황 전지의 구성 및 전기화학 반응 메커니즘 : 유연한 유리 섬유 막에 탄소나노튜브 및 망간옥사이드를 첨가해 전극의 전기전도도 향상 및 리튬 폴리설파이드의 효과적인 흡착에 성공했다.
(좌하단) FSME의 실제 사진과 굽힘 테스트 : 전극을 굽혀도 기계적으로 손상을 입지 않는 유연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하단) 전지의 구동 결과 그래프 : 100회가 넘는 충·방전 횟수에도 전지의 용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기존의 연구들이 갖는 값비싼 탄소 재료의 남용·전극의 유연성 결여·리튬폴리설파이드의 용출로 인한 전극 손상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는 황을 수용하는 전극 물질의 골격을 효과적인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친환경·저비용의 유리 섬유를 서로 꼬이게 해 다공성의 유연한 막을 제조했다. 이 골격 내에 소량의 탄소나노튜브와 이산화망간을 첨가함으로써 전기전도성의 향상과 폴리설파이드의 용출 억제의 효과까지 확보했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본 연구팀과 라구파시 교수는 다 기능적인 리튬-황 전극을 제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값싼 유리 섬유를 서로 얽히게 제작해 매우 유연하고 질긴 다공성 골격을 제조했고 이를 리튬-황 전지의 전극에 최초로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유리 섬유 막은 유연하면서도 빈공간이 많아 기존의 전극들에 비해 다량의 황을 수용할 수 있고 기계적인 손상도 방지되었다. 또한 빈 공간 내에 소량의 탄소나노튜브와 이산화망간을 고르게 첨가해 각각 전극의 전기전도성을 향상시키고 리튬 폴리설파이드가 녹아 나오는 것을 흡착하는 효과까지 갖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유리 섬유 막 전극은 4.53㎎ ㎝-2에 달하는 다량의 황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210㎃h g-1의 높은 초기용량이 100회의 충·방전 이후에도 970㎃h g-1으로 유지되는 주목할 만한 성능을 보였으며, 이번 연구는 참여 연구진들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전문적인 노하우 기술이 성공적으로 융합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Q. 연구하면서 어떤 장애요소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극복)했는지.
이번 연구의 성과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연구적인 부분보다도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본 연구팀과의 교류를 위해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방문하게 된 인도의 라구파시 교수는 국외 연구자로서 초빙되는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생소한 실험 장비 및 연구실 구성원들과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구실의 모든 외국인을 포함해 매주 각 한 번씩 진행되는 미팅과 세미나를 통해 연구에 대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었으며 이곳에서의 연구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큰 보탬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국내 및 국외의 연구자 간의 협력이 이번 연구 성과의 기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이번 연구 성과에서 주목할 만한 차별성은 무엇보다 친환경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이전의 리튬-황 전지의 전극 물질을 합성하는 데에는 유해 물질 및 강산 등을 사용해 값비싼 탄소 재료를 합성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고, 오랜 열처리 시간과 낮은 합성 수율 등 공정 효율 면에서도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아 대량 생산 및 상용화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유리라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면서도 손쉬운 진공 여과 방법을 통해 대면적으로 막을 제조할 수 있고 고온에서의 오랜 열처리 과정 등을 필요로 하지 않아 합성과정이 매우 간단하다는 차별성이 있다. 따라서 대량 생산에도 적용하기 용이한 제조 방식이며 이는 리튬-황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연구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A. 유리 섬유 막은 전극뿐만 아니라 전지의 분리막에도 적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는 소재이며, 리튬-황 전지의 전극에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제야 처음으로 적용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유리 섬유 막이 리튬 이차전지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며, 본 연구를 통해 습득한 제조 기술과 전기화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더 향상된 기능을 갖는 전극 및 분리막을 개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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