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오롱플라스틱 5만7천t의 POM, 바스프 6천t의 MDI… 국내생산 예정
지난해 말 국내 대표 플라스틱 전문기업인 코오롱플라스틱과 세계적 종합화학기업인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Engineering Plastics)은 ABS나 폴리프로필렌(PPO) 등의 장기 내열 온도 100℃ 이하의 범용 플라스틱에 대하여 불리우는 것으로 공업부품이나 하우징 등의 공업재료로써 사용되는 강도, 내열성, 내충격성, 경도, 내노화성에 뛰어난 플라스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내열성, 내적 안정성(선팽창계수)으로 구분되어 있다.
최근엔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으며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에서 사용량이 확대되고 있고 있으며, 특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경우 그 응용분야가 넓고 향후 R&D 기능으로까지 확대 가능성이 높아 유무형적 지역발전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투자소식을 먼저 전한 것은 코오롱플라스틱이다. 이들은 주력 생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중 하나인 POM(폴리옥시메틸렌) 설비 증설을 완료한 후, 올 초 상업생산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미 지난 12월 경상북도 김천에 POM 제2공장의 증설을 마치고, 증설 공장 시운전 및 제품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플라스틱의 POM 생산 규모는 연산 2만7천t에서 5만7천t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의 상반기 엔지니어링플라스틱 판매량은 3만1천200t으로 처음으로 3만t을 넘어섰으며, 2010년부터 매반기마다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코오롱이 플라스틱 시장에 적극 대응함에 따라 한국엔지니어링, 바스프, 티코나, 폴리플라스틱 등의 경쟁업체들이 한층 긴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응하는 독일 바스프(BASF)社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바스프는 지난 6월 MDI(Methylene Diphenyl Isocyanate) 생산시설 확대 투자에 이어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시설을 여수에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MDI는 폴리우레탄폼, 단열재, 자동차 내장재, 스판덱스, 신발창 등의 원료로 쓰이는 것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존 부지에 2013년까지 6천만유로(한화 약 924억원)를 투자해 고기능성 플라스틱 수지 제조(상품명 울트라손·연간 6천t)시설을 짓기로 하는 투자협약(MOA)을 체결했다.
바스프가 투자하게 될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분야(PSU, PESU)는 고도기술수반사업으로 독일, 일본 등 소수 선진국만이 보유한 생산기술이다. PSU(폴리술폰), PESU(폴리에스테르술폰)은 기계적·열적 강도 및 화학적 성질이 우수한 플라스틱이다. 고내열, 전자, 자동차, 항공, 의료기기용 멤브레인(막) 등에 활용된다.
업계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 및 원료기술 확보를 통한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시장 확대에 따른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엔 GS칼텍스가 복합수지 제2공장을 중국 장쑤성에 3만3000㎡(약 1만평) 규모의 부지에 준공한 후 상업가동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6년 GS칼텍스(랑팡)소료유한공사를 설립, 허베이성 랑팡시에 위치한 중국 제1공장에서 연간 4만5000t의 복합수지를 생산하고 있는 동사는 2010년 10월에는 GS칼텍스(쑤저우)소료유한공사를 세우고 이번에 연간 3만7000t의 복합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제2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복합수지는 자동차 및 가전부품 등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으로, 주로 자동차 및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 부품 소재로 사용된다. 중국은 복합수지 수요가 연 120만t에 달하고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엔 제일모직이 고부가 케미컬 소재와 고객지원 솔루션을 앞세워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중국 광저우에서 열렸던 국제 플라스틱고무 산업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 2011’에 참가해 자동차, TV, 모바일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 내외장재와 고객 맘춤형 솔루션을 선보였던 것이다.
제일모직은 2006년 케미컬 부문의 중국사업 강화를 위해 상해에 판매 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 톈진에 연간 1만t의 ABS와 6천t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공장을 준공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제일모직은 한 달여 뒤인 6월, 헝가리 떠떠반여시에 위치한 삼성케미칼헝가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EP)의 준공식도 개최했다. 제일모직이 100% 지분을 투자한 헝가리 공장은 약 3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7000㎡ 규모로 연간 2만 2000t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삼성전자 헝가리, 슬로바키아 법인을 비롯해 유럽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삼양사가 100% 지분 투자하여 설립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회사인 삼양EP헝가리 주식회사 역시 지난 3월 헝가리 현지공장을 오픈하며 생산, 공급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따라서 2012년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외 기업들은 증설한 EP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국내 플라스틱 기계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