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조선 산업의 세계1위 수성(守成)해법 = Painting Robot
용접로봇으로 성장 경험한 조선업계,
도장로봇으로 제2도약 준비!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본격적 회복세를 보인 조선 산업은 최근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는 한해로 누구보다 바쁜 2011년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한국은 이들을 멀찌감치 떼놓을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한 상황으로, 그 해답을 로봇자동화에서 찾고 있다. 이미 용접작업의 70% 이상을 로봇이 담당해 성장을 경험했던 이들이 도장작업에서의 로봇자동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누구도 진행하지 못한 도장로봇 자동화시스템이 기여할 한국의 조선산업의 미래를 점쳐보자.
조선에게 도장(塗裝)이란?
일반적으로 ‘도장(塗裝, Painting)’이라 함은 ‘색을 칠하는 작업’을 말한다. 특히, 바다 위를 떠다닐 배를 만드는 조선 산업에 있어 도장은 비단 외관을 꾸미는 과정을 넘어 녹이 슬지 않도록 보호까지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선주와 배의 종류(선형) 및 가격(선가), 납기일 등이 포함된 건조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 강재입고→ 절단가공→ 블록조립→ 블록탑재→ 의장(전기·기계관련 배관·배선)과 도장(페인트) 등의 순으로 건조되는 큰 틀의 조선제작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 그 중요성을 더하기도 한다. 조립공장에서 제작된 블록을 트랜스포터에 싣고 도장 공장으로 옮겨 전면 블라스팅으로 표면을 깎아낸 뒤 3~6겹으로 페인트를 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이 공정은 선박건조에 있어서는 없어선 안 된다.
조선업계가 도장로봇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
배(조선)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작업공간은 매우 크고 복잡하다. 또한 해상 사고 등의 이유로 유조선의 경우 법률로 이중선체구조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작업환경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업자를 보호하라!
조선소에서 작업 빈도가 높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수행하는 작업으로는 용접, 도장, 블라스팅 작업이 손꼽히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환경을 개선 또는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조선소의 용접 70%를 사람대신 로봇이 작업하고 있고, 그 다음 자동화를 꿈꾸는 분야는 도장공정이다. 도장이라고 하면 선행도장과 도장을 말하는데, 전체 공정에서 보면 도장은 아주 일부분이다. 선행도장의 경우 공장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도장 공장 옆을 지나갈 때 페인트 냄새가 심하다. 자동차 같은 경우는 로봇이 도장을 거의 다하지만 조선은 사람이 거의 다 하기에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도장작업은 도크 내에서 이루어지는데, 배 블록을 조인트(Joint)한 부분은 선행도장에서 칠하지 못하기에 밖에서 한다. 이 작업 역시 작업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갈수록 인건비가 오르고 숙련 노동자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자동화밖에 없다. 그러나 도장자동화, 도장로봇 개발이 각 조선소마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용접로봇만큼의 성과는 아직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 효과는 확실!
도장로봇 시스템으로 경제적인 가치는 매우 크다. 도료 절약은 경제적 문제해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페인트를 칠하는 두께가 300㎛라고 한다면, 보통 사람이 600~700㎛의 두께로 칠하게 되는데, 로봇은 310㎛으로 입력을 시켜 일정하게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인건비가 줄어든다. 조선 도장에서 인건비가 상당히 비싸고 숙련된 작업자들의 학보가 점점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셋째는 도장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 도장을 할 때는 환경규제에 따라 도장 공장을 세우고 그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로봇으로 인해 공장이 없어도 페인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설비투자비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환경도 놓칠 수 없다!
전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기술력의 중요성이 조선 업계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이미 이중선체나 선박평형수처리에 대한 규제는 시작되었거나 시작되고 있으며, 향후 CO2나 공기오염물질의 저감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이나 수처리 기계, 도료 등의 주요 조선기자재나 생산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을 통한 도장작업과 로봇을 통한 도장작업의 도료사용량은 약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에 도장로봇 자동화가 성공되면 도료의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는 물론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큰 효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과제 끝난 2010년 6월부터가 진정한 어플리케이션의 시작… “과제 후 현장적용 점수는? 글쎄…”
지난 2005년 7월 1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국내 3대 조선소가 도장부문 자동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완료했다. 국내 조선업체의 1인당 선박건조량(조선부문 인원기준) 수치가 높아지며,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해 로봇활용과 자동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진행된 사업이라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는 일본이 ‘용접공법’을 개발해 ‘리벳공법’을 쓰던 영국을 따돌리고 40년 동안 세계 조선업을 지배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이번에 개발된 도장로봇 시스템은 생산기술상의 발전계기가 될 수 있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조선업계는 이를 통해 작업로봇 및 이동플랫폼 초도품과 각종 투입 및 회수장치, 통합운영 시스템을 위한 기반기술이 개발됐으며, 경량 이동형 로봇시스템과 탑재형 임베디드 제어기 하드웨어, 로봇통합제어 및 운영시스템, 현장 적용을 통한 로봇시스템의 작업생산성 최적화 및 표준화, 현장 품질검증 및 운영설비 표준화 등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완전 자동화뿐만 아니라 반자동화도 같이 개발해 이들이 잘 융합되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민의 흔적들도 남겼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개발된 도장로봇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개발도 적용도 어려운 것이 조선용 도장로봇이기 때문에 감안해야 하는 부분일수도 있고, 현장적용이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동안의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지켜본 이들은 착잡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과제개발을 위해 받았던 지원이 모두 끊긴 상태이지만 적용을 위한 테스트 과정은 계속 이어나가야 어떤 결과든 나오고 발전할 수 있다.
‘Smart, Digital, Green’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재도약을 꿈꾸는 조선업계. 도장로봇 시스템이 바로 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음을 관계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도장로봇’의 시장은 이제 로봇전문가와 조선 업계의 의지에 달려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