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로봇에 의한, 서비스로봇을 위한
2011 이노로보(INNO-ROBO 2011) 참관기
대만 국제 로봇쇼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의 로보월드를 벤치마킹한 국제 로봇 전시회가 열렸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2011 이노로보! 첫 전시회인 만큼 12개국 80부스라는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리옹 시장을 비롯한 중앙정부의 실장급 공무원, 주불 대사 등 유명 인사들의 대거 참여와 10여 개 이상의 프랑스 유력 방송, 신문 등 언론사의 취재로 인해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각국의 경합, 혹은 교류의 장이었던 ‘2011 이노로보’를 지금 만나보자.
역사와 전통의 도시 리옹, 그곳에서 펼쳐진 서비스로봇 경연장
2009년 이미 1조원을 넘긴 국내 로봇시장에서 전년대비 55.6%의 증가세를 보인 서비스로봇.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서비스로봇 시장에 대해 미쓰비시 연구소는 2020년 가정용 및 개인용 로봇시장의 규모를 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신흥성장시장에서 잠재적인 고도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로봇 분야에 대한 전문 전시회가 지난 2011년 3월 23일, 프랑스 리옹에서 첫 선을 보였다. SYROBO(French Federation of Robotics, 프랑스서비스로봇협회)가 주관하는 2011 이노로보가 바로 그것! 역사와 전통의 대명사인 도시 리옹과 현대 문명의 총체이자 미래 산업의 결정인 로봇이 만나는 3일간의 축제에 세계 각국의 로봇인들이 모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가정용 로봇과 헬스케어 로봇, 엔터테이먼트 및 교육용 로봇은 물론 Robots in the city, Working with robots, 로봇 부품 및 S/W 등 세계 각국의 서비스로봇과 관련 아이템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연을 펼쳤다. 개최 이전부터 주최측은 국제적인 로봇전문가를 만나 거래할 계획을 세워라, 로봇과학자들이 산업파트너를 만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라, 로봇이 경제혁신의 가능성이 있음을 설득하라 등의 사항을 요구해 이번 전시회가 서비스로봇에 있어 시장의 확장 및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을 열 것임을 시사했다.
작지만 내실 탄탄한 로봇전시회
유럽에서 개최된 첫 서비스로봇 전문 전시회인 만큼 대규모의 부스 구성은 아니었지만 상원의원인 Gerard COLLOMB 리옹 시장과 Jean-Jack QUEYRANNE 론-알프 지역의회 의장, Ronan STEPHAN 고등교육연구부 연구혁신담당 총국장, Philippe BIDAUD CNRS산하 로봇연구그룹 그룹장 등의 참석과 현지의 영향력 있는 10여 개 언론의 취재열기로 인해 작지만 내실 있는 전시회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서비스 로봇업체라 할 수 있는 아이로봇社를 비롯해 개최국인 프랑스는 물론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 서비스로봇기업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까지 전시회에 참가해 활발한 비즈니스의 장을 연출했다. 아울러 컨퍼런스를 통해 아이로봇社의 Colin Angle 대표가 북미시장을, Bruno Bonnell 프랑스로봇협회 회장이 유럽시장을, 신경철 한국로봇산업협회 수석부회장이 아시아시장을 각각 도맡아 전망에 대해 발표했고, KIST의 오상록 박사가 R-learning 로봇 도입 사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 로봇인들 환영, 봉주르 그리고 안녕하세요!
이번 전시회에서 주최측은 한국을 ‘명예 초청국가’로 지정하고 모든 공식행사에서 한국어를 공영어로 사용하는 등 한국 서비스로봇에 대한 예우를 갖춰 국내 로봇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또한 리옹 시장이 주최한 한국의 날 칵테일 행사가 개최됐다. 개막식 전날 리옹시에서 직접 주관한 한국 로봇인 환영행사가 리옹시청사에서 칵테일 파티의 형식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내 로봇 기업인들 외에도 현지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해 한국 로봇산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표출했다. 이날 리셉션에 앞서 리옹 부시장은 국내 로봇 관계자들을 초청해 감사를 표하며 향후 상호협력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개막식에서는 리옹 시장 및 프랑스 중앙정부측 인사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박흥신 주불 대사가 개막연설과 함께 참가기업을 대표해 리옹 시장으로부터 기념 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
한국의 서비스로봇, 보람 있었다!
이번 2011 이노로보는 한국 서비스로봇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우리 로봇에 대한 세계 각국의 참관객들이 보여준 뜨거운 호응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다양한 유럽 시장 진출의 활로를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행사에서는 국내 로봇기업 9개사와 2개 기관이 80부스 중 총 14부스를 점유해 한국관을 구성했다. 국내 서비스로봇 전문업체인 유진로봇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이미 국내의 1000여 곳의 유아교육기관에 보급된 교육용 로봇 아이로비큐와 청소용 로봇 아이클레보 제품을 전시하는 것 외에도 정부의 지원을 통해 상용화되고 이미 공개수업을 진행한 바 있는 외국어교육로봇 로보샘의 홍보영상을 준비해 자사 부스에서 상영했다. 또한 대덕특구 로봇 전문기업인 코어벨은 전시안내용 로봇인 도슨트 로봇을 출품해 100여 개 참가 로봇 중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모델 로봇으로 선정돼 프랑스 유력 주간지 ‘Le Point’에 소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도슨트 로봇은 박물관과 전시관 등 지역에서 관람객을 상대로 상세한 작품설명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연해 참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이번 전시회로 인해 프랑스 로봇 전문기업과 판매 및 서비스망 구축을 위한 협의를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로보티즈는 올해 사월부터 상용화를 시작한 휴머노이드로봇 다윈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윈은 PC나 모니터 등을 연결해 로봇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휴머노이드로봇으로, 통신 규격을 지원하고,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PC나 정보단말기를 유·무선으로 연결해 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개발하거나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의 디자인은 참석한 한국의 기업인들마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심플하고 실용적이었고, 기능 역시 필요한 기능만 구현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
한울로보틱스도 행사에 참가해 자사의 청소용 로봇 오토로를 전시했다. 이미 독일 한스 롬사우어에 오토로 수출계약을 맺으며 해외 시장을 개척한 한울로보틱스의 김병수 대표는 이미 인터뷰에서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회 참가를 통해 수출 지역 다변화를 꾀하고 수출에 필요한 제반 과정을 생략해 계약에 필요한 소요기간을 줄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마로로봇, 로보쓰리, 로봇에버, 로보블럭시스템, 동부로봇과 한국로봇산업협회 및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이 전시회에 참가해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유진로봇의 해외영업 총괄 김영재 상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지능형 서비스로봇 기술에 대해 현지 바어이들과 관람객들로부터 행사기간 내내 큰 주목을 받았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 선정은 물론 80여 개 업체들과 구체적인 수출 상담을 진행, 상담 규모액만 약 500만 달러가량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첫 전시회임을 감안했던 예상 목표에 비해 성과가 좋았다는 반응이다. 이는 국내 로봇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2011 이노로보가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리옹 기념 메달을 수여받은 박흥신 주불 대사는 한국관을 찾아 국내 로봇인들을 격려하고 참가기업 대표들을 위해 오찬을 주재해 참석한 기업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서비스로봇산업, 선의의 경쟁으로 미래 연다
그동안 프랑스는 로봇 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IFR 통계에도 로봇선진국의 대열에 프랑스는 없다. 하지만 프랑스 국책 연구기관의 기술 수준이나 항공, 자동차, 기계, 원전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감안할 때, 대외적인 이미지 이상의 실력과 잠재력을 예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시회 공식행사에 참석한 프랑스 정부관계자는 세계 제3의 로봇기술 보유국으로 자국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의 디자인은 참석한 한국의 기업인들마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심플하고 실용적이었으며, 기능 역시 필요한 기능만 구현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서양의 실용주의 정신이 근간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시장 침투가 가능할 만한 디자인과 판매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들은 프랑스가 향후 국내 기업에 필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프랑스 업체 관계자들 역시 국내의 로봇기술을 높이 평가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나아가 독일 등 인근 유럽국가, 미국, 일본과도 로봇 분야의 협력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장애 요소는 없는지, 나아가 원천 기술 분야에는 배울 점이 무엇인지 등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회 참가를 통해 개척한 비즈니스 채널을 활용해 유럽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되는 것도 하나의 숙제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일본 원전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프랑스가 비교우위를 점유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로봇 분야의 기술협력도 보다 완전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제다.
2011 이노로보, 미래가 기대되는 비즈니스의 장
이번 2011 이노로보 전시회는 각국의 서로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으며, 기대 이상의 다양한 실질적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기회가 됐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 로봇기업들은 유진로봇의 500만불 상당의 상담액을 포함해 총 103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상담액은 81억 4백만원에 이른다. 첫 선을 보이는 전시회라 참가업체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많은 참관객들이 방문해 상담이 활발히 진행됐다. 비록 현장에서의 집기 공수 및 준비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독일의 ‘로보컵’과 전시회 기간이 겹쳐 독일 기업과 바이어의 숫자가 적었던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지만 향후 실바이어 유치를 확대해서 B2B 성격을 강화하고 수도인 파리에서 개최가 된다면 더욱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전시회라 할 수 있다. 국내의 기업들은 이노로보의 주 참관객이 프랑스 자국인임을 직시해 추후 참가 시에는 불어로 된 홍보물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노로보가 아직 절대강자가 군림하지 않고 있는 서비스로봇 시장의 신선한 돌풍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로봇산업협회 김재환 팀장 www.korearobo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