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로봇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한 시동 걸다
수도권 중심으로 열리는 로봇전시회에 아쉬움을 느꼈던 이들을 위해 광주에서도 매년 작게나마 로봇전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름하야 ‘대한민국 로봇박람회’. 그 규모는 작지만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충실하게 준비하며 지역의 로봇시장 저변 확대에 일조하고 있는데, 올해는 로봇경기도 함께 진행하며 로봇축제의 구색이 갖춰졌다.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역민의 지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2010 대한민국 로봇박람회’에 다녀왔다.
취재▶▶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Robots in our life’ 꿈꾸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한 몫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는 입구 앞쪽 야외광장에서는 로봇에 몰두하는 열정적인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순천공고, 포항공대, 한국항공대 등 전국의 고등학교, 대학교 17개 팀이 참가하는 장애물 회피, 주행속도, 정확도 등 로봇의 주행능력을 겨루는 ‘2010 로봇실외주행대회’가 열린 것이다.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뜨거운 열정으로 경기에 임해 보는 이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들의 모습은 지역의 로봇분위기 확산에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또한 11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총 300개 팀 1,000여명이 참가하는 ‘라인트레이서’ 경기를 비롯 ▲정해진 폭의 트랙을 벗어나지 않는 ‘로봇조정’ ▲장외로 밀어 내는 ‘휴먼노이드 격투’ ▲과학상자를 이용한 계단 오르기 미션을 수행하는 ‘보행로봇대회’ 등을 벌이는 「제2회 빛고을로봇페스티벌」도 개최됐다. 이번 빛고을로봇페스티벌에서는 로봇이 일정한 목표물을 따라 달려 반환점을 빨리 돌아오는 ‘오토스토커’ 경기를 특별히 가족 단위로 펼쳐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박람회 관계자는 “2010 로봇박람회를 통해서 로봇산업의 저변확대와 기술력 증진 도모는 물론 로봇인력육성설명회도 마련하겠다”고 말하며 “이번 박람회가 로봇산업 증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광주인의 눈길을 사로잡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로봇의 종류는 다양했다. 그린카 전시와 함께 열려 시선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로봇’이라는 그 단어만으로 관심 있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뉴스로만 접했던 로봇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관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이들에게 이슈가 됐던 로봇은 먼저 한국어와 영어 400개 단어를 인식하며, 기쁨과 슬픔, 화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세계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의 인조인간 로봇인 ‘에버(Ever)’와 정보통신부에 내 놓은 국민로봇 프로젝트로 뉴스, 날씨정보와 학습도우미 기능을 갖춘 ‘큐보(Cubo)’였다. 또,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아이로봇Q’▲무선통신으로 제어가 가능한 ‘바이올로이드’▲가수 보아의 댄스음악에 맞춰 춤추는 6인조 댄스로봇 ‘로보노바’▲애완동물처럼 주인과 교감할 수 있는 강아지로봇의 대명사 ‘제니보’ 등에 많은 이들이 몰렸다.
또한 지난 로보월드에서 ‘인간과 로봇의 협연’으로 눈길을 끌었던 로봇에버의 불카누스 역시 초·중·고등학생 3명의 멤버와 함께 밴드를 결성해 가수 자우림의 ‘하하하쏭’ 등 4곡을 연주하여 인간과 로봇의 절묘한 어울림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청소로봇 ‘탱고’ ▲국립농업과학원의 ‘채소접목로봇’▲전자나침반을 탑재한 호야로봇(주)의 ‘소방로봇’▲지능형 유리창 청소로봇인 (주)일심글로발의 ‘윈도로’▲(주)대아텍의 상수관, 그라인딩, 수중 청소로봇▲(주)삼익테크의 무선통신 공정 간의 고속 및 고중량 이송로봇 등이 참가하여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 든 로봇의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특히 전남대로봇연구소의 ‘혈관수술로봇’ 등은 세계적인 수준의 로봇 신기술들이 선보여 광주를 가전로봇산업의 중심지라는 인식을 시키는 계기가 됐다.
다만 전시초기단계이기에 비즈니스적인 면이나 참관객 참여의 기회가 부족해 여타 로봇전시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이 남았다. 2011년에는 좀 더 다양한 산업분야의 로봇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