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델켐(주)이 매년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 기술 컨퍼런스 ‘한국델켐(주) 유저그룹컨퍼런스’가 올해로 27회를 맞이했다. 지난 8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예년보다 더욱 많은 참가자들로 붐벼,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본 행사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 그 현장을 전한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한국델켐(주)(이하 한국델켐)이 주최하는 한국델켐 유저그룹컨퍼런스는 천여 명 이상의 제조 및 설계 엔지니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기술 컨퍼런스다.
지난 8월 26일(금)부터 27일(토)까지 1박2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제27회 한국델켐 유저그룹컨퍼런스(the 27th User Group Conference, 이하 UGC)’ 역시 참가자들로 라비돌리조트 컨벤션을 가득 메우며 그 위상을 이었다.
앞서 지난 6월 30일(목), 한국델켐은 27년간의 정찬웅 대표이사 체제에서 양승일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권을 승계하며 ‘Keep Changing, not to be Changed’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공표한 바 있다. 이번 UGC는 양 대표이사의 첫 공식행사로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양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제조업의 서비스화 확산 및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 IT 기술의 융합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전반적인 제조 활동의 혁신이 시도되고 있다”라며 “우리 한국델켐은 이번 UGC 행사를 통해 Keep Changing, not to be Changed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급격히 변화하는 제조 현장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전했다.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에 대한 이정표 제시
한국델켐이 이번 UGC를 통해 공표한 슬로건 Keep Changing, not to be Changed란 “변하지 말아야 하기 위해 변화해야 된다”는 의미로, 기업의 생존 및 지속적인 성장과 같은 변해서는 안 될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끊임없이 변화해야 된다는 일종의 패러독스다.
양 대표이사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명제 뿐’이라는 다니엘 벨의 명언을 인용하며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방향성임을 시사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코닥’과 ‘시티폰’의 실패 사례들은 변화의 방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려주는 예시로, 그는 이 두 사례를 인용함으로써 “변화는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하며,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이다”라고 역설했다.
1962년 토마스 쿤(T.S Kuhn)은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에서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현대과학과 과거과학을 나누는 기준을 시간의 흐름이 아닌, 패러다임의 변화로 정의했다.
제조업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제조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는 단순히 시간적 흐름에 따른 변화와는 다르며, 여기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신기술로의 무장이 필요하다.
한국델켐이 이번에 마련한 UGC는 이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제조업 관계자들에게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틀간 펼쳐진 이번 컨퍼런스 기간 동안에는 데이터 분석, IoT(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 최신 IT 기술을 제조 산업에 어떻게 융합시켜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해 나갈지에 대한 차별화된 로드맵이 제시됐다.
또한 전문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조 산업군 전체를 아우르는 한국델켐 디지털 제조 솔루션들의 라인업과, 오토데스크와의 합병 이후 더욱 강력히 업그레이드된 한국델켐 솔루션들의 신기능, 아울러 제조업계의 효율적인 취업 연계 지원을 위한 한국델켐 인력양성 프로젝트 발표 등 제조 산업 전반적인 이슈를 포괄하는 다양한 발표 세션들은 이번 행사 참가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IT 트렌드를 통해 배우는 제조업 트렌드
이날 UGC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한국델켐의 솔루션은 단연 에임스(AIMS)였다. 에임스는 금형 산업 맞춤형 MES 솔루션인 에임스 오피스(AIMS-office)와 실시간 가공 모니터링을 위한 IoT 솔루션인 에임스 샵플로어(AIMS-shopfloor)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임스 오피스는 제품의 주문, 설계, 생산, 외주 등 전 과정을 계획하는 솔루션으로, 주문부터 외주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원(인력, 가공기, 소재 등)과 일정을 할당,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공장 정보화 소프트웨어다. 또한 에임스 샵플로어는 가공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가공 시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며, 작업자의 부수적인 업무를 최소화하는 가공현장의 정보화/자동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현재 제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된 데에는 제조현장이 아닌, IT 분야의 발전에 기인하고 있다.
한국델켐 기술연구소의 김권일 수석연구원은 ‘IT 트렌드와 제조정보시스템의 미래’를 주제로 현재 대세가 된 SaaS(Software as a Service),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등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수 있는 모든 IT 요소(XaaS)의 강점과 중요성을 소개하고, 이에 따라 기존 제조업이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를 제조업에 접목하는 혁신을 선보였다.
김 수석연구원은 “우리 제조산업은 몸집이 작으면서도 민첩하지 못하는 구조로, 한국델켐은 IT 트렌드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라며 “그것이 바로 ‘제조플랫폼의 서비스화’”라고 밝혔다. 이는 소규모 국내 제조사들이 플랫폼을 통해 하나의 클러스터를 이룸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제조업계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더불어 기존의 경직된 하청구조를 벗어나 긍정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도모한다. 이것이 에임스가 그리는 제조업의 내일이다.
또한 한국델켐은 제조+IT 트렌드 융합을 바탕으로 증강현실(AR) 분야까지 도모한다.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용해 기계의 상황을 증강현실로 파악할 수 있는 이 솔루션은 엔지니어의 작업 환경을 고려해 향후 스마트글래스 타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김 수석연구원은 “제조 업계에 들이닥치는 큰 파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한국델켐이라는 서핑보드를 타고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며 발표를 매조졌다.
한국델켐 공급 정책 변경,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한국델켐은 이번 UGC를 통해, 그간 공급자 중심으로 제공되던 제품들을 소비자 중심으로 제공하기 위한 세일즈 변경 포인트도 소개했다. 동사는 영구 라이선스로 공급되었던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을 기간제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유저의 불필요한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국델켐 이양우 상무이사는 “내년 2월 1일부터 모든 델켐 라이선스는 델켐 서브크립션 온리(Delcam Subscription ONLY)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공급 방식 변경으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다양하다.
우선 첫 번째로는 더욱 유연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용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단기 프로젝트 등 특정한 상황에서 유저는 필요한 범위의 소프트웨어를 필요한 기간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소프트웨어 투자의 추가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두 번째로는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빠른 투자자본수익(ROI)을 기대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소프트웨어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자본금이 아닌 운영금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비용처리 측면에서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세 번째로는 최신기술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다운로드 형태로 공급되는 델켐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다양한 하드웨어 플랫폼에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양우 상무이사는 “한국델켐은 지속적이고, 빠른 업그레이드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 고객들은 델켐 직원을 기다릴 필요 없이 최신 기술들을 즉각적으로 다운로드 받아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제조업의 변화는 곧 기회!
UGC에서 소개된 한국델켐의 혁신 솔루션들은 다양했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였다. 동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동일 표준상 공약불가능성의 영역에 위치한 ‘이전까지의 제조업’과 ‘앞으로의 제조업’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들을 제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델켐 관계자는 “당사는 100여 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으로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지원하고, 세계 1위의 파워 솔루션 판매율을 자랑하며, 제조 현장에 필요한 첫단부터 끝단까지의 모든 솔루션을 보유함과 더불어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사업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도 지난 27년간 함께 성장해온 고객들과의 신뢰가 있는 만큼, 다가오는 제조업계의 변화(Change)를 기회(Chance)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