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시대에 살아남는 日 오프라인 매장의 비결 아마존이 팔 수 없는 상품 개발, 체험 판매, 사람만 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가 비결 문정희 기자입력2018-10-12 10:44:59

우리 동네 가게 씨를 위협하는 아마존
 

‘생선가게 씨’, ‘야채가게 씨’, ‘커피가게 씨’… 일본에서는 종종 가게를 부를 때 ‘~씨(さん)’라는 호칭을 붙인다. 모든 가게에 사람 이름을 부르듯 친근하게 ‘~씨’를 붙이는 것은 아니고 나름의 기준이 있다. NHK 방송문화 연구원에 따르면 ‘~가게 씨(屋さん)’라고 부르는 가게는 △자주 이용함 △소규모 △가족경영 △독립 점포 △이웃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키워드를 갖는다. 


이처럼 일본 상거래에는 고객과 가게와의 유대가 중시되는 독특한 호칭 문화가 있었는데, 최근 PC와 스마트폰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이러한 일본의 상(商) 문화를 흔들고 있다. 아마존 재팬, 라쿠텐, 야후쇼핑 3대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일본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50%를 점유할 만큼 소수 공룡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마존 재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동사의 5년간 매출은 연평균 성장률 17.2%를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매출 1조 엔을 넘겨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tatista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상거래는 2017년 기준, 연 9.1%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올해는 1224.6억 달러, 내년에는 134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산업성은 소비자들이 전자 상거래를 통해 어느 분야에 지출하는지 3가지로 분류했는데 지출 금액순으로 의류, 가전제품과 같은 소비재(52.1%), 여행 예약, 음식 배달 등 서비스(35.4%), 온라인 게임 및 e북 등 디지털(11.7%) 순이었다.

 

아마존은 이미 일본 소비자의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실제로 필자의 동료는 일본으로 이사하며 아마존 재팬에서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모든 가전제품을 구매했다. 제품가격 란에 ‘PRIME’이라고 기재되어있는 상품은 배송 희망 날짜, 시간까지 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바쁜 직장인이 온라인 구매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제품을 아마존에서 살 것 같았던 그 동료가 인터넷에서 사지 않았던 것이 있다. 바로 ‘니토리(NITORI)’ 소파였다. 


아마존의 대항마, SPA(제조 소매업) 가구, 의류 소매 기업의 전략 
 

니토리는 SPA 가구·인테리어·생활잡화 브랜드이다. 유니클로, 니토리와 같은 일본의 SPA 브랜드는 아마존에서는 팔지 않는 상품만 매장에 진열하기 때문에 ‘아마존 효과’에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자체(PB : Private Brand)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것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하는데, 노무라 증권의 애널리스트도 ‘인터넷 쇼핑몰에 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상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그러나 단순히 PB 제품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이 전략은 성공할 수 없다. 


SPA 전형적인 전략은 ‘철저한 비용 관리를 통해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자체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니토리의 경우, 물류의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했다. 로봇이 컨테이너의 입·출고를 자동으로 운영하는 창고형 픽킹(Picking) 시스템, ‘오토 스토어(Auto Store)’로 작업 효율은 3.75배가 향상했고 재고 면적은 40%가 줄어들어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SPA 체제를 학습한 대형 할인점


이처럼 SPA 브랜드 전략, ‘첨단 기술을 활용한 비용 절감’을 구사하여 상품을 부활시킨 지역 할인점을 소개한다. 후쿠오카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할인점 ‘트라이얼’은 최근 전국 22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한 기업이다. 인터넷 쇼핑몰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동사는 인터넷에서 사기 어려운 신선 제품, 도시락 분야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였다. 이를 위해 품질을 높이고 IT 기술을 활용하여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상했다. 도시락의 맛은 교토 3성 요정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 요리사를 영입해 레시피를 고안함으로써 향상했다. 하지만 ‘안심 가츠동’ 등 푸짐한 도시락의 가격은 여전히 299엔 수준의 저가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는 비결이 바로 매장에 ‘IT(정보기술)을 활용한 비용 절감’이다. 


트라이얼 매장에 가면 바코드와 태블릿이 부착된 쇼핑 카트가 눈에 띄는데 상품을 바코드로 찍게 되면 태블릿에 가격과 정보가 표시되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전용 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첨단 IT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은 계산대에서 줄을 서지 않고, 가게는 계산원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고 저렴하고 질 좋은 자체 상품 개발에 주력할 수 있다. 


아마존이 못 파는 ‘체험’을 판매 
 

단순히 책만 팔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서점 업계. 츠타야(TSUTAYA)는 서점과 카페가 하나가 된 북카페의 선두주자로 변화를 시도했었고, 지금은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더욱 진화된 점포를 개점했다. 후쿠오카시에 개점한 롯폰마츠점은 ‘여행’, ‘음식’, ‘육아·학습’, ‘음악’, ‘패션’, ‘예술’ 등 6개의 관으로 매장을 나누고 각 관에서는 테마와 관련 있는 상품을 진열하고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음식관에서는 요리 교실을 열고 식기나 조리 기구도 판매한다. 점포에서는 매일 1~2회 행사를 개최하여 개점부터 10개월간 500회가 넘는 행사를 열었다. 테마와 관련된 상품 판매와 행사 개최를 통한 공간 사용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웃 같은 ‘지역밀착형’ 점포 
 

한국에서는 MUJI로 잘 알려진 무인양품은 점포 내에 레스토랑을 마련하고 카페를 차리는 것을 넘어 올해 3월 리뉴얼 오픈한 오사카의 이온 몰 사카이 키타하나다점에서는 신선제품 매장을 열었다. 인근 지역에서 수확한 채소와 계절에 따라 항구에서 직접 가져오는 보기 드문 생선들을 판매하는데, 여기에 체험을 더했다. 


포장마차와 같은 매대를 설치하고 좋아하는 생선을 고르면 초밥용 밥에 올려 ‘가이센동(해산물 덮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면 매장 내부 중앙에 위치한 넓은 EAT-IN 공간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 매장 안 식당에서는 샐러드와 가지 구이, 시금치 그린 카레 등 약 20가지의 요리를 제공하는 채소 중심의 뷔페를 운영하여 직접 채소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지역에서 나는 채소는 직접 먹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무인양품은 지역밀착형 점포를 개점하며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체험들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리뉴얼 오픈한 동 점포는 현재 토요일이면 하루 3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 서비스 실현으로 ‘가게 씨’로 불리는 할인점 


타츠야(TATSUYA)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방식으로 ‘가게 씨’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 타츠야에서는 자전거, 손목시계,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데 제품별 전문 지식을 보유한 직원들이 판매하고 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으나, 고객 서비스야말로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손님이 찾는 상품과 정말 필요로 하는 상품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77명의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점원들이 고객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문성이 높은 직원은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도 끌어들인다. 외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점포, 셀렉트 우에노점은 외국인 스태프를 채용한 뒤, 기존 전문지식을 보유한 일본인 스태프와 짝을 이루어 상품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덕분에 매출액은 지난해에도 8% 오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지식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 또한 돈독히 할 수 있다. 타츠야 회원 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1년에 360일 이상 쇼핑을 하는 손님도 있고, “우리 집 물건은 모두 ‘타츠야씨’에게 구매했다”고 말하는 손님도 이러한 신뢰 관계의 산물이다. ‘가게 대 사람’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을 생각한 일본 소매업계의 전략은 ‘가게 씨’가 아마존으로부터 어떻게 살아남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체험을 팔고 오감을 만족시키며 고객 감동을 실천함으로써 아마존과 같은 거대기업에 맞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시사점
 

닛케이비즈니스에서 소비자 5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즐거움(47.5%)’이었고 그다음으로 ‘가까워서(39.8%)’였다. 그다음으로는 ‘점원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23.3%)’, ‘상품 진열이 매력적이거나 알기 쉬워서(20.4%)’라는 응답도 많았다. 


일본의 전자 상거래 시장 성장세를 보면, 인터넷으로도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특별한 장점이 없는 한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하여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소매 기업은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체험형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한데, 소비자의 연령대·목적·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어떤 체험을 팔 수 있는지 달라질 수 있다. 


젊은 여성 소비자층을 겨냥하여 화장품 매장에서는 직접 피부색을 측정하여 자신에게 딱 맞는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팔 수도 있고, 전기 면도기를 고르는 남성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매장 내에서 털의 굵기, 자라는 빈도수, 피부 민감도를 테스트하여 면도기를 추천한 뒤 쉐이빙 크림, 애프터 쉐이브 스킨 등을 함께 판매할 수도 있다. 


전국 단위로 체인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지역 기반 점포 개점을 고민한다면 가게 점원과 고객과의 유대와 함께 가게를 찾는 고객과 고객 간의 유대를 형성하는 커뮤니티형 가게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물건을 사러 오지 않았어도 사람을 보러 자주 가게에 들르다 보면 결국 하나라도 구매해 가게 된다. 


결론적으로 아마존이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마존이 팔 수 없는 상품을 개발하고, △상품보다 체험을 판매하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를 시행 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 


자료원 : 닛케이비즈니스, Statista, NHK 방송문화 연구원, LNEWS, TSUTAYA 롯폰마츠 홈페이지, MUJI BLOG, KOTRA 나고야무역관 종합 

* 자료 : KOTRA 해외시장뉴스 http://news.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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