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테크의 심장, 그 현장을 찾아가다 창업자의 선구적인 비전과 독특한 기업문화가 ‘바이오테크의 리딩 그룹’으로 이끌어 문정희 기자입력2018-06-07 17:47:09

□ 인터뷰 개요

 

 

  ㅇ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4차 산업혁명시대 미국의 바이오테크 발전 현황을 파악하고 한·미 간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제넨텍 본사를 방문해 H연구원과 인터뷰를 진행함.


  ㅇ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테크 기업 제넨텍(로슈 자회사)은 안목 있는 투자자(로버트 스완슨)와 혁신적 연구가(허버트 보이어)의 맥주집 회동으로 탄생한 기업으로서 미국 바이오테크의 리딩 그룹으로 통함.


  ㅇ 세계 최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표적 항암제 ‘리툭산’등의 블록버스터 신약들이 제넨텍에서 탄생하였고, 제넨텍의 성공은 거대 바이오 기업들과 연구개발 센터들이 사우스 샌프란시스코로 모이는 계기가 됨. 


  ㅇ 바이오테크 분야는 질병, 노화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한 분야인데다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바이오테크 산업 발전 현황에 대한 견해를 청취할 수 있었음. 

 


 

□ 인터뷰 내용


  Q1. 제넨텍이 하는 일이나 역할, 실리콘밸리에서 체감하는 제넨텍의 영향력 그리고 기술 발전 양상이 궁금하다.
  A1. 첫 바이오테크 회사로 알려진 제넨텍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상품화하고 있다. 현재는 로슈의 자회사로서, 시장에 나온 여러 가지 제품과 함께 탄탄한 개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바이오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 또한 항체 신약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약을 출시하고 있다. 많은 바이오테크 및 제약회사들이 모여 있는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있으며 제약 클러스터를 대표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Q2. ‘모범적인, 혁신적인, 일하고 싶은 바이오테크의 리딩 그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미국에서는 항암제 판매 순위 1위이다. 어떻게 이러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나?
  A2. 우선 창업자의 선구적인 비전과 기업문화를 들 수 있다. 당시에는 생소한 유전자재조합 기법을 도입해 신약을 제조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한 창업자 Robert Swanson(로버트 스완슨)과 Herbert Boyer(허버트 보이어)는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창업의 아이디어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제약회사가 그러하듯이 제넨텍 역시 R&D에 많은 투자를 통해서 학계에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회사 내에서도 창의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다. 또한 회사 내에서 행한 연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외부에 나누는 것 역시 장려된다. 이는 자신의 연구가 회사 안에서 갇혀있기보다 더 많은 과학적 나눔을 실천하기를 원하는 과학자들에게 매력적 요소가 되기 때문에 유능하고 좋은 인재들을 제넨텍으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혁신적인 의약품을 통해 환자들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강한 동기 부여를 직원들에게 심어주는 것 역시 직원들이 각자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일례로 제넨텍의 신약으로 인해 가지고 있던 병이 낫거나 완화되어 변화된 삶을 누리는 환자를 초청해 직접 대담을 나누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다. 사실 연구개발팀은 연구실에서 임상 실험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결과물이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실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간을 통해 연구개발팀에게 자긍심과 책임감을 심어주게 되며 또 일에 대한 개인적 사명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Q3. 미국 바이오테크 분야의 발전동향은 어떠한가?
  A3. 미국의 경기가 호황인 만큼 바이오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개개인의 유전체 분석이 접근 가능해짐에 따라 이를 이용한 맞춤형 신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의 제약회사 및 벤처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들이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쉽고 정보의 교환이 유리한 곳, 즉 많은 대학교들이 있는 도시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활발한 산학협력이 기대되며, 기업에서도 최신 연구 결과를 즉각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Q4. 제넨텍 관련해서 ‘개방성’, ‘인재중심’, ‘재미있는 일터’라는 키워드가 있던데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주간 일어났던 일을 깊이 있는 과학적 토론을 통해 풀어보자는 취지의 사내 모임도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도 있나. 또 다른 독특하거나 소개할 만한 기업 문화가 있나?
  A4. 제넨텍은 직원들의 의지가 있는 한 항상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스탠포드 대학교와 UC 버클리 대학교 등 대표적인 연구 중심적 분위기의 학교들이 매우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바이오테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을 초청하는 세미나가 자주 열린다. 그래서 이런 기회들을 통해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수 있다. 또한 ‘Work hard, play hard, give back(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기여하라)’이라는 모토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제넨텍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근처에 위치한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공립학교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직원들이 그 학교의 학생들에게 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회사로 초대해서 바이오테크 산업을 소개하는 일도 하는데 이런 이벤트들을 통해 이공계 인력을 배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학교와 관련된 행사뿐만이 아니라 지역 기업들과 연계된 모임도 일년에 한 번씩 가짐으로써 지역 기업들과의 공생에도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Q5. 제넨텍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한국의 바이오 관련 전공자들이 유념하면 좋을 점이 무엇인가?
  A5. 우선 영어로 진행되는 많은 회의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신약 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각 단계에서 극도의 신중함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는 꼼꼼함이 필요하고,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을 들어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성이 반드시 요구된다. 또한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이공계 전공자들이 자신의 연구, 개발 영역에서는 뛰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능력을 잘 발휘하지만, 팀원들이 함께 협업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래서 협동심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더불어 원하는 특정 업무를 맡기 위해서 업무적으로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현재 연구하고 있는 주제를 접목시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Q6. FDA승인에도 많은 시간과 막대한 연구 비용이 투자되고, 그에 따른 위험이 많을 텐데 순이익이 대단하다. 어떻게 실현되는 것인가?
  A6. 신약은 다른 발명품보다 다소 긴 독점적 특허가 적용된다. 하나의 신약이 출시되기 위해서 투자되는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지만, 그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파이프라인에 여러 가지 신약이 있지만 내부에서 긴밀히 검토해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항상 하고 있고 제일 비용이 많이 드는 임상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최대한 구체적으로 예측하려고 한다. 또한 바이오 신약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신약 공정에 있어서도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업계의 표준을 제시하고 다듬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약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기존 허가 기준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거나 혹은 아예 없던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넨텍은 미국 내 신약의 판매를 승인하는 FDA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이런 요소들이 더해질 때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7. 리툭산(맙테라, 표적 항암제), 허셉틴(위암, 유방암 치료제)이라는 블록버스터 항체신약개발 스토리가 궁금하다. 이외에도 화제가 되었던 신약 개발스토리나 연구분야가 있나?
  A7. 허셉틴은 첫 단일항원항체인 단백질 신약으로서 개발 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있었다. 암을 유발하는 과발현된 HER2(인간의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암세포 표면에 과다하게 존재하는 단백질)와 이런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방법, 그리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단일 항원 항체에 대해서 제넨텍 내부에서는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일 항원 항체가 의약품으로 사용된 전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항암제로서의 단일 항원 항체 기능도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의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인해 연구를 끝까지 이끌어올 수 있었고 긴 임상 끝에 혁신적인 신약이 되었다. 


  Q8. 최근 FDA 승인을 받은 기술이 굉장히 많다. 이 중에 소개하고 싶은 것 혹은 승인을 받기까지 사연 많은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
  A8. 제넨텍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기존에 약으로 사용되기에는 너무 독성이 강한 물질을 단일 항원 항체에 결합시킨 후, 목표가 되는 특정 단백질까지 결합시켜 결과적으로 해당 단백질을 과발현시키는 암 세포를 죽이는 기술이다. 이는 2013년에 Kadcyla(캐싸일라, 항악성종양제)라는 신약의 허가로 이어졌고, 현재는 개량된 기술을 응용시킨 많은 신약들이 임상단계에 있다. 소위 ‘마법의 탄환’이라고 불리는 이런 종류의 신약은 전통적으로 연구되어왔던 작은 크기의 약에 큰 단백질 항체를 결합시켜서 만들기 때문에 두 분야의 전문성이 모두 요구된다.   


  Q9. ‘23andMe’ 등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이 활발한 것 같다. 이외에 어떤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하는지, 어떤 기준들을 갖춘 스타트업이어야 제넨텍과 협업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A9. 제넨텍은 연구 개발의 전 과정에서 스타트업들과 같이 활발하게 일해왔고 이러한 활동은 성공적인 임상과 FDA승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우선 회사의 방침에 합당한 기업이어야 하며 여러 질병 분야에 적절하게 배분된 신약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가 1차 타겟이 된다. 그리고 해당 분야에서 확실하게 선도적인 기업이어야 하며, 검증할 만한 탄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런 자료들과 기업의 능력치를 바탕으로 제넨텍 내부에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신약 및 기술을 제휴하는 조건은 상황과 필요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회사 내부에 파트너십을 전담하는 팀이 있어서 전문적인 리뷰 과정을 거치게 된다.

 


□ 전망 및 시사점


  ㅇ 바이오테크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
    - 바이오테크 산업은 분명 4차 산업혁명의 주력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에서는 5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으로 주목 받고 있음. 
     - 인간 게놈 지도는 3만여개의 유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들의 기능에 대해 95%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여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의학적, 상업적 보상은 명확함.
    - 2009년 로슈가 미국의 대표적 바이오테크 기업인 ‘제넨텍’을 인수한 사례는 합성 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형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


ㅇ 한국 바이오관련 기업들은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갖춰야
    - 소규모의 환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약품이라도 이를 FDA가 승인하는 사례들도 있으며 이러한 방향으로 간다면 한국의 바이오 관련 기업들은 보다 많은 성공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
    - 바이오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며 매우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됨. 
     - 또한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기술 결합 제품을 개발해 가격경쟁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의 제품 개발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임.
    - 한국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통하여 투자를 받아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음.

 

자료원: 제넨텍 홈페이지, 중앙일보, Youtube, INCHAM Business News, 대한뉴스, 세계 부의 지도를 바꾸는 바이오산업 이야기 및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 자료 : KOTRA 해외시장뉴스 http://news.kotra.or.kr